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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보니] 폐교를 꿈꾸는 학교? "학부모가 교사를 압박한다면···"

2001년부터 운영 중인 경북 포항 청소년자유학교는 공교육에서 이탈한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해 학비 없는 자원봉사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난 22년간 500여 명의 청소년이 자유학교를 통해 새로운 배움의 길에 들어섰으며, 그 가운데 300여 명이 검정고시에 합격해 사회로 복귀했습니다.

청소년 자유학교 김윤규 명예 교장을 만나 그 기적의 스토리와 최근 문제가 되는 교권 침해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 모든 걸 다 해주는 이상한 학교

# 학부모가 교사를 압박하면 감옥에 보내버려야 해요

# 학생이 학교 밖으로 나올 필요가 없게 되면 '폐교'

"학부모가 자기의 사회적인 권력을 가지고 교사를 압박하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합니다. 그건 경고할 일이 아닙니다. 바로 감옥에 보내버려야 해요"

"선생님보고 막으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교육부든지 요새 힘센 검찰에서 막아줘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 누구도 학교 밖으로 나올 필요가 없는 나라"

"그게 되면 그때 우리가 다 같이 만세 부르고 폐교하자"

한동대학교의 교수로 있는 김윤규입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밤에는 청소년자유학교의 교장을 하고 있습니다.

Q. '청소년자유학교' 설립 목적은?
1970년대였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많아서 가난해서 중고등학교에 못 가는 사람들이 많았죠. 그때 우리 대학생들이 봉사활동으로 그 사람들을 위한 야학을 운영했었습니다. 그때 제가 야학 교사였습니다.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나도 이런 거 한번 운영해 보고 싶다, 나중에 제가 교수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돌아보니까 가난해서 중고등학교 못 가는 사람이 없는 나라가 돼버렸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까 중고등학교에 안 다니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아요. 다니다가 그만둔 사람이 너무 많은 거예요. 그래서 이 사람들에게 필요한 학교가 있겠구나, 야학을 만들 수밖에 없다, 그때 당시에도 이미 대안학교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안학교는 정규 학교보다 훨씬 많은 학비를 달라고 그러고, 또 많은 조건이 있었습니다. 또 위치가 또 먼 데 있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작은 학교, 이게 저희가 생각했던 이 학업 중단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이었습니다. 그래서 생긴 것이 청소년자유학교입니다.

Q. 첫 시작은?
처음에 시작할 때는 위치는 포항문화원을 빌려서 썼고요. 그리고 돈은 비용은 처음에는 제가 댔습니다. 그때 제일 어려웠던 거는 학생 수급이었습니다.

퇴학한 학생들은 학교에 다니기를 싫어했거든요. 그런데 이 학생들을 다시 정규 학교도 아닌 학교에 오게 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그때 우리가 세운 원칙이 있습니다. 학생이 몇 명이면 개교할 것인가? 그 원칙이 한 명만 있으면 개교한다, 언제 폐교할 것인가? 한 명도 없으면 폐교한다.

이건 어떤 경우냐 그러면, 정규 교육에서 우리 아이들 다 안고 가면, 그래서 우리 아이들 누구도 학교 밖으로 나올 필요가 없는 나라, 그게 되면 그때 우리가 다 같이 만세 부르고 폐교하자 이렇게 결정했죠. 그리고 그 해에 우리가 450명가량의 학생을 접촉했습니다. 그리고 4명이 학교에 왔습니다. 그래서 개교를 했습니다.

Q. 입학 조건과 학비는?
우리 학교에 오기 위해서 입학 조건은 현재 중고등학교의 학적이 없는 것, 그것밖에 없습니다. 처음에는 중고등학교 학적이 없을 것 했더니 중학생도 오는 학생이 있었는데요. 지금 중학생은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중학교까지 다 의무교육이 됐거든요. 고등학생들은 학적이 없는 경우 퇴학을 했거나, 자퇴했거나, 아니면 강제로 퇴학이 되었거나, 또는 고등학교를 진학하지 않았거나, 이럴 경우에 누구나 올 수 있고요. 학비는 개교 이래 지금까지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학비가 전혀 들지 않습니다. 우리는 모든 걸 다 해줍니다. 책도 사주고 연필도 주고 문제집도 주고 밥도 해줍니다. 그런 이상한 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Q. 교사 수급은 어떻게?
모든 교사는 한동대학교에서 공급됩니다. 한동대학교 학생들이 동아리 자유 학교를 가지고 있습니다. 동아리에서 신입생을 모집합니다. 그래서 자기들이 트레이닝합니다. 그렇게 해서 연수가 된 사람들을 청소년자유학교의 교사로 넣습니다. 한동대 학생들만으로 운영하는데도 항상 교사가 남습니다. 지원자가 넘쳐서 종종 면접을 해서 떨어뜨리기도 해야 할 만큼 많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대학생 동아리로서 이 정도의 보람과 이 정도의 자기 삶의 기쁨이 될 수 있는 게 잘 없습니다. 제가 기억이 정확하다면 오늘 현재 교사가 42명입니다. (교사) 42명, 학생이 6명입니다. 그게 왜 그러냐 그러면 대학생인 교사는 매주 단 하루 나와서 수업을 한 시간만 할 수 있습니다. 그 이상의 시간을 넣을 수가 없어요. 한 학급을 운영하기 위해서 교사가 10명이 필요합니다. 네 학급을 운영하면 40명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한 학급의 학생은 1명 또는 2명입니다. 그러니까 그만큼 많이 필요하죠.

Q.학생들 통제하는 교칙은?
절대로 못 범하는 2개의 규율이 있습니다. 우리 학교는 다른 교칙은 없습니다. 교복도 없고 교과도 없고 아무것도 없습니다. 딱 두 가지, 첫째, 선생님께 대들면 무조건 퇴학이다. 둘째, 친구하고 싸우면 무조건 퇴학이다. 이게 두 개가 정해져 있는데 그건 개교 이래 변한 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학교에 온 학생이 선생님에게 대들거나 선생님에게 싸운다는 것은, 심지어 그것은 그 사람이 이미 학생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 사람을 학생 대우하려고 너무 노력할 필요가 없어요. 그 학생을 학생이 아니라고 딱 잘라내면 보통 우리 대학생 선생님들이 저한테 와서 계속 부탁합니다. 교장 선생님, 누구누구가 반성한 것 같은데, 한 일주일쯤 되면 부탁합니다. 한 2주쯤 되면 또 와서 부탁합니다. 누구누구가 반성한 것 같은데 또 받아주면 안 되나요? 그러면 또 받아줍니다.

한 세 번쯤 반복하면 됩니다. 그러니까 학생이 학생답지 않은 행동을 할 때는 확실하게 징계해야 합니다. 그러고 난 뒤에 그가 그걸 하지 않을 때는 확실하게 포용합니다. 그러니까 문제가 안 생기는 거죠. 이런 원칙으로 갔는데 성과가 있었어요. 그게 우리 학생 중에서 좀 험한 애들 있죠. 공격적인 애들, 공격적인 애들이 처음에 그런 식으로 좀 대들어요. 그런데 나중에 얘들이 기가 꺾이고 나면 굉장히 잘 협조합니다. 아주 능동적인 학생이 돼요.

그래서 공격적인 애들을 우리가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어요. 그 애들을 우리가 질서를 지키고 규율을 따르는 아이로 바꾸면 아주 능동적인 청년으로 만들 수가 있다는 거죠.

Q. 교권 침해에 대한 견해는?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쭉 보면 학생하고 교사가 충돌하고 있는 게 아니고 학부모하고 교사가 충돌하고 있어요. 사실은 학생을 가르치는 건 쉽습니다. 학생을 가르치는 것은 교사에게만 맡겨놓고 학생에게만 맡겨놓으면 이 장면은 잘 해결됩니다. 여기에 학부모가 개입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일이 어려워지는 거예요. 학부모가 자기의 사회적인 권력을 가지고 교사를 압박하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합니다. 그건 경고할 일이 아닙니다. 바로 감옥에 보내버려야 해요. 그가 가지고 있는 자기 자식만이 소중하다는 이기심을 가지고 교사를 압박하면 바로 처벌해야 해요.

그 대신에 그 학생이 학교에서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지혜를 얻고 그 사람들 사이에 양보를 배우고 하는 데 대해서 학부모가 개입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양보를 안 하는 아이로 만들겠다는 것은 반사회적인 행동이에요. 그래서 저는 이번 일어난 일을 학생과 교사 사이의, 그러니까 학생 인권을 더 줄이고 교사 교권을 높여야 한다, 또는 이걸 줄이고 이걸 높여야 한다는 이런 방식으로 볼 것이 아니라 교육에 개입하고 있는 학부모들의 잘못된 개입을 줄여야 하는 거예요. 사실은 개입만 줄여도 현재 우리나라의 학생들은 예의 바릅니다. 그리고 우리 선생님들은 헌신적이에요. 저는 이번에 선생님들이 단체 행동하는 거 보고 정말 존경했어요. 아무 문제가 없이 수십만 명이 모여도 자기주장을 할 수 있는 분들이 이분들이 결코 아이들 잘못 가르칠 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학부모들이 우리 학급 전체에서 내 아이만 특수해야 한다는 욕심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나는 거죠. 이것을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거는 선생님보고 막으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교육부든지 더 나아가서 요새 힘센 검찰에서 막아줘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교실은 선생님이 인도하는, 선생님이 가르치는 착한 학생들로 구성된 좋은 공간이 될 수가 있는 거죠.

Q.기억나는 학생은?
전화가 왔어요. 여학생이었어요. 전화 통화, "충성 OOO입니다" 이렇게 대답했어요. 하사였어요. 여학생인데 이 학생이 고등학교 다닐 때 싸움을 제일 잘했어요. 그래서 무슨 일에 얽혀서 학교를 못 다니게 됐어요. 우리 선생님들은 네가 가지고 있는 그 능력을 제일 좋은 데로 쓰는 방법으로 키웠어요. 그 아이는 현재 대한민국의 육군 하사입니다.

또 어떤 학생은 나쁜 일을 많이 해서 검찰, 경찰 계속 갔던 학생이 있습니다. 그 아이가 우리하고 같이 공부했습니다. 공부해서 중고등학교를 여기서 다 했어요. 다하고는 지금 호텔에 셰프로 있습니다. 그 아이는 정말 인생을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가버린 애예요. 옛날에 칼 쓴 게 잘못이었어요. 지금 칼 쓰는 게 잘 쓰는 거예요. 지금 죽도시장에 있는 아이인데 죽도시장에 어물을 제일 많이 배달하는 아이가 우리 출신입니다. 그 아이는 신이 났습니다. 제가 죽도시장에 가면 등 뒤에서 부릅니다. 선생님~~ 이러면 그 애입니다.

얼마 전에 어떤 아이는, 역시 그 아이도 죽도시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나한테 와서 보고했습니다. 올가을에 아버지가 된다고 그랬습니다. 사회적으로 훌륭한 직업을 갖느냐 마느냐와 관계없이 이 아이들은 생동감을 회복했습니다. 생명력을 찾은 거죠. 생명력을, 우리 선생님들은 그 아이 속에서 있는 가장 아름다운 생명력을 개발해 내는 사람들입니다.

Q. 앞으로 계획은?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겁니다. 저는 이제 더 외로워서 울고 있는 청소년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좀 아이가 부적응하더라도 너무 빨리 미워하지 마십시오. 조금 더 기다려 봅시다. 아마 어른이 잘못 가르쳤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제 그 아이가 자기 원래 가지고 있던 밝고 아름다운 성품으로 나오는 거를 보자는 거죠. 저는 그런 아이들을 많이 본 사람으로서 저처럼 아이들을 좀 참고 기다려 주신다면, 그리고 그 아이들을 위해서 조금만 손을 내밀어 주신다면 이 아이들의 생명력이 우리 사회를 살릴 것입니다. 저는 이제 늙어가면서 그 생명력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윤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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