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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예천 수해 1년···"집 들어가기 겁나요"

◀앵커▶
유례없는 폭우로 경북 북부 곳곳이 수해를 입은 지 1년이 다 돼갑니다.

복구는 더딘데,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3년 인명 피해가 가장 컸던 예천 백석리 마을을 이도은 기자가 다시 찾았습니다.

◀기자▶
전체 16가구 가운데 3가구, 주민 5명이 숨지고 여섯 집이 통째로 쓸려 내려가 버린 예천군 상리면 백석리.

집채만 한 돌들이 마을을 덮친 지 1년이 다 돼가지만, 주민들은 그날을 잊을 수 없습니다.

무너진 집에서 4시간 동안 갇혀있었던 박기정 씨, 죽음의 문턱에서 이웃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습니다.

◀박기정 예천군 백석리▶
"세배하는 자세로···이것(무릎)도 고꾸라져 있고 세배하는 자세로 딱 묻혔는데…처음엔 호흡도 멎어졌고···"

당시 기억은 트라우마로 남은 탓에 박 씨는 집을 고쳐 놓고도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아 임시 주택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복구가 완료되지 않아 산사태가 언제 다시 자신을 덮칠지 두렵기 때문입니다.

◀박기정 예천군 백석리▶
"(집 뒤편의) 비탈진 면이 완전히 쓸려서 경사도가 완전히 돼가(무너져) 있어요. 거기를 어떻게 축대를 쌓든, 보수를 해줘야 많이 들어가는데···"

집으로 돌아온 주민에게도 산사태 트라우마는 짙게 남았습니다.

산사태로 벽돌집이 두 동강 나 오른편 집채가 눈앞에서 쓸려간 걸 본 할머니는 이제 안방 왼편으로만 몸을 누입니다.

매일 밤 불안이 바람처럼 들이칩니다.

◀박금자 예천군 백석리▶
"마음이 불안스러워 매일. 비가 많이 오면 마음이 불안스러워. 저쪽으로 잤으니까 사람이 안 다쳤지. 이쪽으로 잤으면 사람 다치거나 죽었을지도 모르지."

산사태 발생 지점부터 복구가 시작돼 산 아랫마을 쪽 복구는 아직 멀었습니다.

현재 예천군의 재해 복구율은 64%에 그치고 있습니다.

제가 서 있는 이곳의 300m 위 지점에서부터 산사태가 시작됐습니다.

현재는 사방댐과 배수로 공사가 완료돼 마무리 작업 중입니다.

민가 사이 사이의 소형 배수로를 기존보다 2배로 확장하거나 부서진 도로를 보수하는 작업은 오는 10월에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황재극 예천군 안전재난과장
"(재난 대비를) 시설로 대체하기에는 물리적으로 어려움이 있고요. 다만 2023년과 같은 인명 피해가 없어야 하기 때문에 주민 대피 계획, 마을 순찰대라든지, 1마을 1전담 공무원, 1 대피소 이 형식을 통해서 (주민 안전을 확보하겠습니다)"

비 소식은 이번 주말에도 이어집니다.

7월 6일 새벽부터 비가 시작돼 오전에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 6일 밤늦게 다시 비가 내리겠고, 이 비는 7일까지 이어지겠습니다.

이틀간 예상 강수량은 30~80mm입니다.

경상북도는 시간당 30mm 이상 폭우가 내릴 경우 즉시 대피 명령을, 시간당 20mm 이상은 12시간 사전 대피 명령을 내려 주민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입니다.

◀황보성 예천군 백석리 마을이장▶
"(올해부터는) 기상대에서 '오늘 몇 시쯤, 몇 밀리미터가 온다' 그러면 밤에 대피하는 게 아니라 낮에 우리 회관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MBC 뉴스 이도은입니다. (영상취재 임유주)

이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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