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23년은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당시 연합군에는 16개 나라에서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당시 미군에는 중미 카리브해 작은 섬나라인 푸에르토리코 출신도 6만 명 이상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 가운데 지금도 생존해 있는 참전 용사의 손녀 한 명이 한국을 배우기 위해 대구에 왔습니다.
한태연 기자가 푸에르토리코 참전 용사의 손녀를 만나봤습니다.
◀기자▶
대구의 한 어학당에서 우리말을 배우는 외국 학생들.
이 가운데 중미 카리브해 작은 섬나라에 사는 모니카 씨가 우리말 배우는 이유는 특별합니다.
한류 문화를 더 알고 싶기도 하지만, 자신의 할아버지가 한국전쟁에 참전한 게 직접 방문한 계기였습니다.
◀모니카 구스만 푸에르토리코▶
"저희 할아버지께서 저에게 항상 많은 얘기를 해주셨는데, 한국 사람들은 친절해서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고, 그들의 마음 안에 사랑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하셨어요. 할아버지께서는 저도 이 사랑을 경험해 본다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할아버지가 참전한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당시 참혹한 전쟁 상황은 어땠는지 모니카 씨에게는 궁금한 게 많습니다.
◀모니카 구스만 푸에르토리코▶
"저희 할아버지께서 오셨던 나라에 대해 더 알고 싶어요. 푸에르토리코에서 한국 역사에 대해 잘 배우지 못했는데, 이곳에 와서 한국전쟁 역사에 대해 배웠어요. 한국 음식, 사람들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한국 사람들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한국 역사에 대해 배우고 싶어요."
고령에 몸을 가누지 못한 모니카의 할아버지.
한국전쟁 참전 용사 앙헬 구스만 씨는 여전히 한국을 잊지 못합니다.
◀앙헬 구스만 한국전쟁 참전용사▶
"우리 인류는 모두 한 가족이기에 (한국) 전쟁의 부름에 응했어요. 몇 주라도 다시 한국에 꼭 가고 싶어요."
한국전에 참전한 푸에르토리코 군인은 6만 천여 명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800여 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됐고, 2천 300여 명이 다쳤습니다.
인천상륙작전과 장진호 전투 등에서 큰 공을 세웠지만, 미군에 속해 있어 이들의 공이 제대로 알려지지는 않았습니다.
한국을 알기 위해 지구 반대편에서 건너온 모니카 씨와 같은 참전용사의 가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MBC 뉴스 한태연입니다. (영상취재 한보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