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근로소득자와 달리 소상공인을 비롯한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육아휴직 대상에서 제외돼 출산 후 휴·폐업이 불가피한 상황인데요.
경상북도가 정책 사각지대에 놓인 소상공인 출산 가정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국 최초로 대체 인건비를 지원합니다.
엄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4월, 둘째를 출산한 류지인 씨.
"저는 27개월 된 남자아이와 4개월 된 여자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첫째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분유 냄새 폴폴 나는 아기와의 시간.
먹이고 재우는 틈틈이 집안일까지 하다 보면 첫째 하원 시간이 순식간에 돌아옵니다.
식당을 운영하는 남편이 퇴근하기 전, 밤 10시까진 오롯이 혼자서 두 아이와 씨름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지금은 '엄마'라는 이름으로 육아에 전념하고 있지만, 지인 씨는 7년 차 파티시에입니다.
문경 중앙시장 청년몰에 자리한 쌀 전문 디저트 공방을 운영하는데, 출산을 앞두고 휴업에 들어갔습니다.
2년 전 첫째 출산 이후 두 번째입니다.
◀류지인 쌀 디저트 공방 파티시에·사장▶
"우선순위로 봤을 때 지금 육아가 1등이긴 하지만 언젠가 돌아갈 제 자리이기도 하고 꿈이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휴업 중입니다)"
정부 육아휴직 급여는 남녀고용평등법상 육아휴직을 사용한 근로자에게 지급돼 사용자 격인 자영업자는 대상이 아닙니다.
특히 사업장 규모가 작은 소상공인들은 출산 후 아기를 보육 기관에 맡기기 전까진 휴업이나 폐업을 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유성 류지인 씨 남편▶
"아내도 가게를 하고 있는데 쉬니까 전기세부터 해가 지고, 월세, 보험비 이런 것들도 다 이제 제가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니까 (부담되죠)"
하지만 이제부턴 경북 지역 출산 소상공인들이 일터를 지킬 수 있게 됐습니다.
경상북도가 육아로 발생한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전국 최초로 소상공인 사업장에 다음 달부터 대체 인건비를 지원하기로 한 겁니다.
출산일 기준 1년 이상 영업한 도내 소상공인은 본인 혹은 배우자 출산 후 6개월간 한 달 최대 200만 원을 지원받습니다.
사업 시행 첫해, 경북도와 시군이 120억 원을 투입해 출산 소상공인 천 가구를 지원합니다.
◀장연자 경북도 민생경제과장▶
"소상공인의 출산·육아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이 그동안 좀 전무했는데 소상공인의 일 걱정과 육아 걱정이 동시에 해결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출생 정책 대상에서 소외돼 있던 상시 근로자 5인 이하 사업장인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 사업이 경북에서 첫발을 떼면서 전국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MBC 뉴스 엄지원입니다. (영상취재 박재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