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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무시험에 등록금 면제까지 내걸었지만···비상 걸린 전문대


◀앵커▶
지방대의 심각한 상황, 여러 지표로 확인되고 있죠?

최근 끝난 정시 원서 접수를 보면, 대학에 따라 지원자가 한 명도 없는 학과가 속출하기도 했습니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문을 닫는 게 아니라 벚꽃 피기도 전, 당장 문을 닫아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합니다.

4년제보다 열흘 늦게 정시 접수를 마친 전문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취재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은혜 기자, 전문대도 지금 입시가 한창이죠?

◀기자▶
4년제 대학이 1월 2일까지 정시 모집 원서 접수를 했고, 전문대는 12일까지 했습니다.

지역의 4년제 대학 상당수가, 학과에 따라 지원자가 한 명도 없다는 소식도 있었는데요.

전문대는 어느 특정 대학이라고 할 것 없이 전체가 비상이 걸린 상태입니다.

전반적인 경쟁률도 많이 떨어졌고요.

3월 개강까지 아직 한 달여 남아 있습니다만, 추가모집을 하더라도 신입생 충원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앵커▶
학령인구 감소 여파를 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봐야 하나요?

◀기자▶
가장 큰 건 역시 학령인구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겁니다.

그러면서 한때 외국 학생 유치 붐이 있었는데, 외국 학생 유치도 사정이 여의찮으면서 최근에는 만학도 입학이 굉장히 많이 늘었습니다.

만학도는, 25세 이상 성인 학습자를 만학도라 부르는데, 고3 졸업생 위주로 충원이 불가능하다 보니까 너도나도 만학도 모집에 나서고 있는 건데요.

혜택도 파격적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무시험 전형도 있고요.

입학만 한다면, 한 학기 또는 한 학년 등록금을 면제하고, 나머지 학기는 50% 이상 면제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입학만 해달라는 수준입니다만 그마저도 정원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앵커▶
이 정도면 학생을 선발한다기보다 모집에 가까운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죠. 

무엇보다 전문대로서 뼈아픈 건, 그동안 각 전문대를 대표해온 주력 분야에서도 지원율이 굉장히 저조하다는 겁니다.

요즘은 인기 있는 반려동물이나 미용, 제과제빵 같은 곳은 그나마 지원자들이 몰립니다만, 공업이라든지 취업에는 유리하지만 다소 무겁고, 어렵게 느껴지는 분야에는 지원율이 뚝 떨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문대가 본래 전문기술인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만, 그런 본연의 기능마저 점점 밀려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입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만, 다음 입시, 그러니까 2024학년도는 대학 입장에서 더 어려울 것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2024학년도는 2005년생이 고3이 돼 입시를 치르게 되는데, 2005년생이 전년도보다 많이 적습니다.

대구는 올해 고3인 만 9천여 명으로 한 해 사이 7% 정도 줄어들고, 경북은 2만 천여 명으로 5%가량 줄어듭니다.

그런데 지금 입시를 기준으로 대학 입학정원을 보면, 대구·경북 4년제 대학만 3만 6천, 전문대까지 합치면 6만 천여 명이 됩니다.


◀앵커▶
학생보다 정원이 더 많은 건가요?

◀기자▶
대구·경북 고3, 약 4만, 대학 정원은 6만이니까 단순 비교로 보면 정원이 2만 명 더 많습니다.

물론 다른 지역으로 진학하거나 반대로 다른 지역에서 오는 학생도 있고, 고3뿐 아니라 재수생이 있다는 점 등 다른 변수도 있다는 점은 제외하고요.

학령 인구 감소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데요.

지역 대학은 신입생 채우기조차 버거운 게 현실이고, 그러면서 대학 본연의 기능은 잃어가고 있습니다.

조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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