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포항의 산업 구조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이차전지 관련 앵커 기업들이 포항에 속속 둥지를 틀면서 철강과 이차전지 쌍두마차가 포항 산업을 이끄는 모양새가 갖춰지고 있는데요.
앞으로 더욱 고도화될 것으로 보이는 포항의 이차전지 생태계는 어떤 모습이 될지 이규설 기자가 전망해 봤습니다.
◀기자▶
당초 포항 영일만 산업단지는 울산 현대중공업의 포항 이전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곳입니다.
그래서 현대힘스와 강림중공업 등 조선 관련 협력업체가 먼저 자리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5년 전 '에코프로'가 이곳에 공장을 짓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자고 나면 공장이 생긴다는 말이 나올 만큼 이차전지 관련 공장이 속속 들어서더니, 지금은 원재료 생산부터 배터리 재활용까지 이차전지 순환 생태계가 포항에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김병훈 에코프로 대표이사▶
"니켈, 리튬, 전구체 또 재활용까지 포함한 일련의 이차전지 순환 생태계 이런 것들을 모두 포항에서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있고요"
전구체 분야 세계 1위 업체인 중국 CNGR도 포항 영일만 산단에 1조 원을 투자해 양극재 원료 생산 공장을 짓기로 했습니다.
◀덩웨이멍 중국 CNGR 대표▶
"(포항에) 12만 평 이상의 부지를 확보해 CNGR은 2030년까지 1조 원 이상 투자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투자가 몰리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이차전지의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 때문입니다.
2022년 전 세계 출고 차량 가운데 전기차 점유율은 약 10% 정도인데, 2030년이 되면 보수적인 컨설팅 업체는 42%, 적극적인 업체는 57%까지 점유율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전망대로라면 2030년엔 연간 3,800기가 W/h의 어마어마한 자동차 배터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혁성 LG 에너지솔류션 상무▶
"저희가 해외 (배터리) 공장 하나 지을 때 40기가 W/h 공장을 이야기하는데 보통 투자비가 약 5조, 인원이 2천 명이 들어가는데, 이런 공장이 앞으로 (2030년까지) 75개가 지어져야 합니다"
국내 업체의 배터리 제조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 있는 것도 포항 투자를 선호하는 이유입니다.
◀김병훈 에코프로 대표이사▶
"저희가 니켈 비중이 높은 80% 이상인 하이니켈계(양극재) 분야에서는 우리가 벌써 15-6년 정도 개발을 해왔기 때문에 세계 선두 주자에요"
포항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 및 이차전지 자원순환 클러스터로 지정되어 있어 인허가가 유리한데다, 항만을 끼고 있어 수출·입에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급속한 산업화는 부작용을 동반합니다.
바로 환경 문제입니다.
이차전지 산업이 급성장함에 따라 원료 제조 및 배터리 재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질 및 대기 오염 물질을 어떻게 줄여 나가야 할지는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mbc 뉴스 이규설입니다. (영상취재 노영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