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16년 경주에서 발생했던 규모 5.8의 지진은 1978년 기상청 관측 이래 가장 강력했습니다.
이듬해인 2017년에도 포항에서는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는데요.
지진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는 경상북도입니다만 전체 건축물 내진설계는 11%,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고 대구도 광역시 가운데 꼴찌 수준입니다.
박재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023년 9월까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은 75건으로, 사람이 체감할 수 있는 규모 3.0 이상의 지진도 11건이나 됩니다.
최근 충남 공주시에서도 규모 3.4의 지진이 발생해 119 등에 신고 전화가 빗발쳤습니다.
지진 발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전국 건축물의 83.6%는 내진설계가 안 돼 있어 지진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국 17개 시도의 내진 성능 확보율을 보면 전남이 10.6%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경상북도는 11.7%로 그 뒤를 이었고, 대구는 15.8%로 전국 7개 광역시 중 부산 다음으로 지진에 취약했습니다.
2016년 경주 강진 등으로 대구·경북이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게 입증됐지만, 지진 대비는 여전히 미흡한 겁니다.
이렇게 내진 성능 확보가 저조한 이유는 뭘까?
1988년 처음 정해진 내진설계 의무 대상 기준은 2015년 3층 이상, 2017년 2층 이상으로 강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축 건축물에만 적용되다 보니 기존 건축물은 방치돼 있습니다.
건축주의 비용 부담도 걸림돌입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2022년부터 이미 지은 민간 건축물 내진 보강 공사비로 20%를 지원하고 있지만, 2023년 9월까지 공사비 지원 신청은 단 한 건도 없습니다.
건축주가 의무 대상이 아닌 건축물에 당장 수억 원의 공사비를 부담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내진설계 의무 대상 자체를 점진적으로라도 확대해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소급 범위를 좀 넓혀가야 할 것이고요. 그리고 내진성능 평가 대상을 확대하고 그 결과를 공시하면 건축주들도 경계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대구·경북은 2016년과 2017년 경주·포항 강진 피해를 잇따라 겪고도 지진 대비가 다른 지역보다 소홀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박재형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