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시가 IMF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예산을 줄인 마이너스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재정 상태가 비상이라는 얘기인데, 대구 광역·기초 의회는 이런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대구시의회에서 의원 자신들이 받는 의정활동비를 만장일치로 올리는 결정을 한 건데요,
대구시의회뿐 아니라 구군 의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변예주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시의원은 자료조사와 연구에 쓰는 비용으로 한 달에 의정활동비를 150만 원 받았습니다.
3월 15일 대구시의회 본회의에서 법이 정한 최대치인 200만 원까지 올리는 조례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
"원안대로 의결하고자 하는데 위원님 여러분 이의가 없으십니까? (네) 이의가 없으므로 의사일정 제3항부터 제5항까지는 원안대로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기본급 개념의 월정수당을 합치면 대구시의원은 2024년 의정비로만 6,500여 만 원을 받게 됐습니다.
2023년보다 12%, 700만 원 더 받습니다.
세금으로 주는 의정비를 올리려면 주민 의견을 반드시 들어야 하고 그 내용을 반영하라고 법은 정하고 있습니다.
최근 대구시가 연 주민 공청회에선 "활동비를 인상하면 더 좋은 의정으로 연결되는지, 사용 내역을 공개해달라"거나 "지방 재정 적자 상황에서 겸직으로 다른 소득도 있는 의원들의 활동비 인상이 시급하냐"라는 날선 지적이 쏟아졌습니다.
그마저도 대구 시민 참여 거의 없이 의정비를 올리기 위한 보여주기식 절차라는 비판을 받습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
"여론을 많이 수렴하고 숙고하는 과정,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공청회는 그냥 요식 절차에 불과했고 동의 과정이 없었거든요. 시민들은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구시 의회 뿐 아니라 기초의회도 상황은 별 차이가 없습니다.
대구 동구의회는 3월 14일 의정 활동비를 한 달에 110만 원에서 150만 원으로 올리는 조례 개정안을 역시 이견 없이 의결했습니다.
앞선 전화 설문조사에서 응답한 주민 500명 중 절반이 '40만 원 인상은 적정하지 않다'라고 답했지만 그대로 통과시켰습니다.
대구의 나머지 8개 구군 의회도 3월 안에 조례를 개정해 의정 활동비를 올릴 예정입니다.
MBC 뉴스 변예주입니다. (영상취재 김경완, 그래픽 이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