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의료 대란 여파로 정부가 농어촌 지역에 있는 공중보건의를 이달 들어 3차례나 차출해 갔습니다.
노령층이 많은 데다 가뜩이나 의료 여건이 열악한 농어촌 지역은 심각한 의료 공백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형일 기자가 경북 동해안 지역 상황을 전해드립니다.
◀기자▶
경북 영덕군 강구면에 있는 보건지소입니다.
1명 있던 공중보건의가 수도권 병원으로 차출되면서 이번 주부터 진료가 중단됐습니다.
3월 들어 의료 대란 여파로 영덕지역 8개 보건지소에서 공중보건의 3명이 차출됐는데 고령의 주민들은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태철 영덕군 남정면▶
"병원에 의사가 없으면 안 되잖아요. 전부 시골에 나이 많은 사람 많은데 의사가 있어야 병원도 오고 이러는데 의사가 없으면 환자들 죽으라 이 말입니까, 그건 아니잖아요"
◀윤상욱 영덕군 남정면▶
"왜 의료 분야에서 저러는지 싶어 깜짝 놀라죠. 의료 분야에 대해서 생각지도 않았던 우리 서민들에게는···"
영덕군은 임시 대책으로 공중보건의가 빠진 보건지소의 경우 순회 진료를 통해 일주일에 이틀씩은 운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동규 영덕군 보건소 보건행정팀장▶
"대책으로 보건지소 내에 순환 근무를 실시하고 있으며, 평소 이용하시는 주민들은 인근 병의원을 이용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경북 울진군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전체 공중보건의 9명 가운데 3분의 1인 3명이 인천 등 수도권 병원 등지로 한 달 동안 차출됐습니다.
4개 읍면에서 진료가 중단됐고, 병의원이 하나도 없는 5개 지역에서는 순회진료가 이뤄지고 있는데, 더 이상의 공중 보건의 차출은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배대호 울진군 보건소 보건행정팀장▶
"울진군은 5개 면에 의원이 없는 곳이 있습니다. 저희는 (공보의 차출을) 추가를 하면 안 된다고 저희가 도 정책과에다가 협조를 구했거든요. 더 이상 이제 안 된다."
특히 노인인구가 많고, 의료 여건마저 열악한 농어촌에서, 보건소마저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경우 심각한 의료 공백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장상묵 경북도 공무원노조연맹 위원장▶
"80~90대 70~80대가 가장 진료를 많이 받는데, 의료 인프라가 약한 농어촌 저희들 지역 같은 경우는 보건지소나 진료소가 문을 닫으면 대단한 문제가 생깁니다."
경상북도는 도내에서 차출된 공중보건의 전체 현황에 대해서는 정부 지침에 따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열악한 농어촌의 의료 현실을 감안해 정부의 공중보건의 차출이 더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형일입니다. (영상취재 양재혁, 그래픽 최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