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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대형산불 1년···2023년도 '현재진행형'

◀앵커▶
잔뜩 웅크리게 했던 추위가 물러가면서 야외를 찾는 발길도 늘어나는데요.

이맘때쯤 가장 우려스러운 게 산불입니다.

2022년 대형 산불 피해가 컸는데요.

2023년도 건조와 가뭄이 '현재진행형'입니다.

취재기자 나와 있습니다.

손은민 기자, 2022년 대구·경북에서도 피해 면적이 100헥타르가 넘는 대형 산불이 연달아 발생했었죠?


◀기자▶
역대 가장 오래 지속된 산불로 기록된 울진 산불이 2022년입니다.

도로변 야산에서 시작된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졌고 산 전체는 물론 민가까지 덮쳤습니다.

진화에만 꼬박 213시간, 열흘이 걸렸고 피해 면적만 만 4천여ha, 축구장 2만여 개 면적이 잿더미가 됐고요.

3월 경남 합천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인근 고령으로 번지며 축구장 950개 면적의 산림이 탔습니다.

유난히 건조했던 날씨가 2022년 봄 잇따른 대형산불의 '화근'이었습니다.

◀앵커▶
2022년이 기상 가뭄이 역대 가장 많았던 해라고요?

◀기자▶
특정 기간 누적 강수량이 과거 동일한 기간의 평균 강수량보다 적어 건조한 기간이 일정 기간 지속되는 현상을 '기상 가뭄'이라고 하는데요.

2022년 대구·경북지역 기상 가뭄 발생 일수는 216일로 1974년 이후 가장 많았습니다.

연 강수량이 856.8mm로 평년의 73% 수준에 머무른 데다, 맑은 날이 많았고 여름철 강수도 중부지방에 집중됐기 때문입니다.

곳곳이 바싹 말랐던 만큼 2022년 한해 대구 27건, 경북 110건의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10년 평균보다 대구는 2배, 경북은 1.3배 늘었습니다.

건수도 건수지만 피해 규모가 큰 게 더 문제인데요, 경북지역의 경우 피해 면적이 8배나 급증했습니다.

올겨울 눈비 소식이 잦았지만 건조함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앞으로 2개월 동안은 대구와 안동, 의성에 관심에서 주의 단계의 기상 가뭄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앵커▶
2022년 큰불이 났던 현장 가봤죠? 

어떤 모습이던가요?


◀기자▶
1년 전 대형 산불이 났던 고령과 군위에 가봤는데요.

울창했던 숲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고령군은 올봄에 나무를 심고 숲을 복원할 계획으로 산불 피해지에서 벌채를 시작했는데요.

화마가 지나간 자리에는 시커멓게 타죽은 나무만 잘려 나간 채 버려져 있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비가 조금만 와도 산길과 도랑을 따라 검은 물이 마을 논밭으로 흐른다고도 했는데요.

주민들은 민둥산에서 혹여나 산사태가 날까, 산불이 또 나진 않을까, 걱정을 안고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마을에서는 산불감시원이 아침부터 산불 예방 방송을 틀며 골목골목을 다니고 있었는데요.

마주치는 사람마다 '제발 작은 불씨도 조심해달라' 당부하고 외지인이나 낯선 차량은 특히 인적 사항이나 차량번호를 적어놓는다고 했습니다.

산불 대부분이 실화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앵커▶
경상북도와 산림청도 대형 산불 막기에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고요?

◀기자▶
경상북도는 울진에 초대형 헬기를 도입하고, 봉화에는 119 산불특수대응단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산불이 잦은 동해안 지역에는 인공지능(AI)이 산림 주변 CCTV로 24시간 연기나 불꽃을 탐지하는 산불 감시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인데요.

하지만 이런 대비와 노력이 무색해지지 않으려면 이번 봄, 우리 모두가 작은 불씨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손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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