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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여성 성평등·일자리 '최저' 수준

◀앵커▶
전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곳으로 알려져 있는 경북은 지역 여성들의 삶이 더 팍팍하다는 인식도 많습니다.

경북지역 여성들의 근로 환경에 대해 김서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앵커▶
예천군의 이 소규모 가공식품회사는 직원 대부분이 경력 단절을 경험한 여성들입니다.

회사를 설립한 황영숙 대표도 10여 년 전 육아를 시작하며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가, 5년 전 고향으로 돌아와 이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황 대표는 설립 때부터 육아휴직과 유연근무제 등 기혼 여성들에게 필요한 근무 환경에 공을 들였고, 그 결과 여직원들의 만족도는 크게 높아졌습니다.

◀황영숙 예천 가공식품업체 대표▶
"얼마 전에 셋째 출산하신 분도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싶었는데 정말 다시 회사로 자유롭게 복귀하시면서, 서로 간의 신뢰가 이런 혜택들로 쌓이고, 서로의 배려로 쌓이다 보니까…"

5년 전 입사한 세 아이의 엄마 이은주 씨도, 경력 단절로 쉽지 않은 재취업 과정을 겪었지만, 이 회사에 정착하면서 삶의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이은주 예천군▶
"애들이랑 마음 놓고 눈치 안 보고 여름휴가를 다녀올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요. 다른 회사였다면 눈치도 보고 신경이 쓰였을 것 같은데…"

지난 2021년 상반기 기준, 경북에서 경력 단절을 경험한 여성의 비율은 전국 평균보다 8%포인트 이상 높은 65.7%에 달합니다.

여성의 육아와 가사 부담이 타지역보다 높고, 육아휴직 등 지원 제도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노동시장의 성별 간 격차가 심각하고, 여성의 일자리 질이 낮다는 겁니다."

2020년 경북 여성의 평균 임금은 184만 원, 남성 310만 원의 59.4%에 불과했는데, 이런 성별 임금 격차는 전국에서도 가장 큰 편에 속했습니다.

특히, 직종 내 남성 비중이 높을수록 고임금인 반면, 여성 종사자가 많은 직종은 상대적으로 더 저임금에 시달렸습니다.

실제로 운송, 기계 기능직 등 남성 비중이 높은 상위 5개 직종의 평균 임금은 428만 원.

반면, 돌봄, 음식, 상담 서비스 등에 종사하는 여성 평균 임금은 그에 절반도 안 되는 182만 원이었습니다.

성별 직종 분리 현상은 다른 시·도의 경우 조금씩 완화되고 있는데 반면, 경북은 2013년 이후 8년간 계속 악화하기만 한 점도 두드러졌습니다.

◀김민아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연구위원▶
"경력 단절을 했을 경우에 바로 이어질 수가 없어서 임금이 좀 낮거나 아니면 고용이 굉장히 불안정하거나 그런 쪽으로 계속 유입이 되는 거죠."

경북은 여성가족부의 지역 성평등 평가에서도 2015년 이후 내리 하위권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사회 참여, 경제활동, 의사결정, 직업훈련 부문에서 모두 최저 수준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역의 중소기업들이 육아휴직 제도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을 늘리고, 지방자치단체는 일·생활 균형의 관점에서 근로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MBC 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최재훈, CG 황현지)

김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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