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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허가 못 받아···불탄 주차타워 넉 달 넘게 그대로

◀앵커▶
화재 소식 하나 더 전해드리겠습니다.

2023년 7월 큰불이 났던 대구의 한 병원 주차타워가 철거 허가를 받지 못해 4개월 넘게 방치돼 있습니다.

당시 병원 직원들이 필사적으로 환자를 대피시켜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는데, 지금까지 원인 조사가 되지 않아 불에 탄 차량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차타워를 철거하며 조사를 해야 하는데 철거 허가가 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손은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검게 탄 주차타워가 화염에 녹아내린 흔적 그대로 도심 가운데 서 있습니다.

구조물이 떨어지지 않을까 외벽은 밧줄로 감아놨습니다.

불이 난 건 2023년 7월 13일 새벽입니다.

병원과 연결된 주차타워 지하에서 불이 나 10층 높이 타워 전체가 불길과 연기에 휩싸였습니다.

재활전문병원에는 혼자 움직이기 힘든 환자 등 200명 가까이 입원해 있었는데, 직원들이 필사적으로 대피시켰습니다.

◀김학준 당시 병원 직원(차량 피해)▶
"일일이 다 깨워서 제가 휠체어 태우고, 휠체어 못 타시는 분들은 침상 그대로… (저희도)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인데도 책임감을 가지고 환자분들 다 대피시켰죠."

덕분에 아무도 다치지 않았지만 직원과 보호자의 차량 27대가 불에 타고 말았습니다.

벌써 4개월이 넘었지만 보상은커녕 자차보험 처리조차 못 하고 있습니다.

화재 원인과 피해 정도를 확인해야 보상도 가능한데, 불탄 주차타워 안으로 들어가는 건 위험해서 철거하지 않고는 현장 감식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병원은 구청으로부터 건물 해체 허가를 아직 받지 못했습니다.

◀김학준 당시 병원 직원(차량 피해)▶
"(병원에서는) 8월 이번 달 안에 해주겠다, 9월 추석 전후로 해주겠다, 계속 연락도 없어요. 변명만, 구청이 허가를 안 해준다… 우리 보험회사 측에서는 차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병원 측은 철거 업체를 구하고 허가 절차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며 철거와 피해 보상이 빨리 이뤄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구청에서는 언제 허가가 날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광주 학동 붕괴 참사 이후 법이 개정돼 철거 허가 절차가 까다롭고 길어졌고, 밀린 신청 건수도 많다는 겁니다.

◀대구 달서구청 관계자▶
"이거 아직 심의가 시작을 안 했고요. 저희가 해체 심의하고 있는 건이 있어서…."

병원도, 보험회사도, 지자체도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뒷짐 지는 사이 환자를 구한 직원과 보호자 피해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이승준, 그래픽 김현주)

손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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