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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체불은 살인이다! 체불을 해결하라!"···봄에 일한 임금, 추석 지나도록 못 받은 건설기계 노동자들


"체불은 살인이다! 체불을 해결하라!"
추석을 앞두고 근로복지공단은 전국의 체불 피해 근로자 7,912명에게 못 받은 임금 479억 원을 지급했다고 밝혔습니다.

대지급금, 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해서 밀린 임금을 먼저 주고, 이후에 사업주에게 회수하는 제도입니다.

2024년 들어 임금 체불 규모가 역대 최대 규모로 치솟으면서 정부가 더 빨리 더 큰 규모로 체불 대지급금을 지급했습니다.

정부 구제 못 받는 노동자···봄에 일한 임금 추석 연휴 끝날 때까지 못 받은 건설기계 노동자들
그런데 이런 정부의 구제를 못 받는 노동자도 있습니다.

건설 현장에서 덤프트럭이나 굴삭기, 크레인 같은 중장비를 운행하는 건설기계 노동자들입니다.

2024년 봄에 일한 임금을 아직 받지 못해서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일터 대신 거리로 나와 시위까지 벌였는데, 결국 일한 돈을 받지 못한 채로 긴 연휴를 지냈습니다.


임금 체불 굴삭기 기사 "3월부터 6월까지 일한 돈인데 금액은 8천만 원 정도··· 그게 지급이 계속 안 돼버리니 생활이 너무 힘들고 추석 앞두고 있는데 부도 상황이에요, 저희들이. 도움을 청할 데가 없어요. 주변에 돈을 끌어올 수 있는 곳은 가족이라든가 주변 지인들한테 끌 수 있는 돈은 다 끌어다 써버렸고 너무 지금 막막합니다, 생계가."

기계 노동자들은 중장비 할부금에 보험료와 기름값, 관리비까지 달마다 고정적으로 드는 돈만 수백만 원입니다.

빚으로 버틴지 반년, 더는 힘들어지자 시공사 본사 앞으로 몰려온 겁니다.

임금 체불 굴삭기 기사 "카드랑 대출을 내서 이렇게 생활해 왔는데 사실상 생계를 위협받을 정도로 힘든 상태입니다. 원래 일을 하고 60일 뒤에 결제를 해주는 식이라··· 돈이 늦어도 어쩔 수 없이 참고 일해야 하는 상황이니까 지금까지 아무 말도, 이의도 제기 못하고 지금까지 왔는데··· 이 일을 30년 하는 동안 지금 이 정도로 힘들기는 처음입니다. 건설 쪽에 일이 그만큼 줄어들다 보니까 앞으로 어떻게 또 해야 할지도 막막하고···"

건설기계노조에서 파악한 체불 현장만 전국에 95곳···대부분 공공기관·지자체가 발주한 현장이지만 "중재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체불로 허덕이는 게 이들뿐만은 아닙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건설기계노조가 파악한 이런 체불 현장만 전국에 95곳, 못 받은 돈은 55억 원 규모입니다.

대구·경북에는 5곳, 대부분 공공기관이나 지자체가 발주한 현장들입니다.

발주처로부터 돈을 받은 중간 시공사가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임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상황인데, 사업을 발주한 기관들은 중재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노조 밖에서 일하는, 집계되지 않은 체불 피해는 더 많습니다.

하지만 구제받을 길은 마땅치 않습니다.

중장비 기사들은 시공사나 하청업체와 건설기계 임대차 계약을 맺고 일하는 개인사업자 신분입니다.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노동청 등에 체불 신고를 하지도 못하고, 정부가 대신 체불임금을 지급하고 체불 사업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등의 구제도 못 받습니다.

홀로 체불 회사를 상대해야 하는 수밖에 없는 겁니다.


조승호 전국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기계지부장 "회사에 소속돼 있는 노동자들은 정부나 공공기관을 통해서 체불 임금을 해결할 수 있지만 저희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법적 구제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임대차 계약서라든지 지급보증 제도가 있지만 현장에서 잘 지켜지지 않고요. 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부당한 일들을 특수고용 노동자라는 이유로 개인이 해결을 다 해야 합니다. 하루 일해서 하루 먹고사는 사람들인데… 참으로 참담한 심정입니다. 당장 추석인데 집에는 가야 되고 가정에도 마찬가지잖아요. 건설산업기본법이나 건설기계관리법이 개정되지 않고선 이런 악순환이 계속될 거다··· 저희는 그렇게 판단하고요."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법 개정을 통해 일한 돈을 제때 받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손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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