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6일로 예정되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의 회동이 무산되자 현재 대통령과 미래 대통령 권력이 정면충돌한 것이 아닌가, 자칫 대통령 취임식까지 회동이 이뤄지지 않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까지 나왔습니다. 결국 3월 28일 청와대에서 두 명은 만났고 2시간 51분 동안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장 늦게 만났지만 가장 길게 대화를 나누게 됐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는지,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대구MBC 시사 라디오 방송 ‘여론현장’ 이동훈 앵커가 정진호 시사평론가에게 들어봤습니다.
Q.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드디어 만났습니다.
이틀 전이죠? 20대 대선이 치러진 지 19일 만이었는데요.
그동안 양측의 갈등이 신구 권력 대결로 비치면서 국민의 불안과 걱정이 큰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이번 회동이 꼬인 정국의 실타래가 풀리는 계기가 될지, 지금부터 한번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시사평론가 정진호 씨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A. 네, 안녕하세요.
Q. 이번 회동을 가지고 여러모로 의미 부여가 참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정진호 평론가께서는 일단은 어떤 식으로 짧게 평론을 하실 수 있겠습니까?
A. 일단은 이렇게 회동이 어려운 적은 없었으니까 참 이상하다. 이렇게···
Q. 가장 늦었지만 가장 긴 회동이라고들 얘기는 하고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이번 회동에서 좀 허심탄회한 이야기가 오갔다고 보시나요? 어떻습니까?
A. 일단은 국민들이 관심이 있는 건 두 분이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가, 이 내용이잖아요?
그래서 이제 나오는 이야기들을 좀 정리를 해 보면, 장제원 의원의 발언이 언론에 계속 나오고 있어요.
문재인 대통령께서 집무실 이전 지역에 대한 판단은 차기 정부 몫이라고 생각하고, 지금 정부는 정확한 이전 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 이렇게 이야기했다는 게 언론에 많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 해석이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의 취지와 윤석열 당선자 측의 해석이 좀 갈리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일단은 장제원 의원은 협조하겠다고 했다, 그러니까 청와대를 용산으로 이전하는 것에 지금 문재인 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협조하겠다고 이야기한 거다, 이렇게 해석을 하는 것 같아요.
Q. 반면에?
A. 그런데 내용을, 문맥을 잘 보면 일단 집무실 이전 지역에 대한 판단은 차기 정부 몫이다.
이렇게 얘기를 했단 말이에요? 그리고 이전 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그러니까 사실은 방점은 ‘면밀히 살핀다’에 사실 좀 찍어놔야 되지 않나 싶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차기 정부가 취임하고 나서 윤석열 대통령의 권한으로 진행하시라, 그리고 우리 정부 임기 내에 예산을 써야 된다면 면밀히 살피겠다. 쉽지 않다는 뜻이죠?
Q. 예산은 우리가 결정할 일이다?
A. 그러니까 당선자 측은 임기 시작하기 전에 미리 좀 도와달라, 이렇게 협조하겠다니까 도와줄 것 같다고 해석을 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면밀히 살피겠다고 하니까 작은 돈이 아니라서 사실 쉽지가 않고 어제(3월 29일) 국무회의에서 예산 관련된 이야기는 안 나왔다고 또 얘기가 나오고 있죠.
Q. 그러니까 앞서 말씀하신 대로 이전 입장에서 본다면 좀 진전된 상황으로 해석이 가능하지만 한편으로 본다면 원론적인 대답에 불과하다는 해석이신 것 같고요.
A.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게 워낙 큰돈이기 때문에···
Q. 그런데 어제 국무회의에서 예비비 안건이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이걸 가지고 일단 여러 가지 해석이 있는데 용산 시대 개막,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정진호 평론가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일단은 취임하고 나서 진행하면 되죠. 그러니까 사실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도 이걸 큰돈이 들어가는 걸 이 정부에서 스타트를 해버리면 나중에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 책임까지 함께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사실은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서는 그냥 임기 동안 할 일을 마무리를 하고, 윤석열 정부가 시작하면 그때부터 진행하면 되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당선자 측이 너무 급하게 지금 몰고 가고 있으니까 시기가 조금은 뒤로 미뤄질 수는 있겠죠.
그런데 이게 청와대를 옮기는 거니까 조금 미뤄진다고 사실 크게 문제 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Q. 사실 이렇듯 이야기가 진행된다면 지난 170분간의 회동의 온기, 따뜻함이 쉽게 식어버리는 게 아닌가, 다시금 또 신구 권력 대결로 남은 기간 이어지는 게 아닌가라는 평가도 있는데 그건 어떻게 보시나요?
A. 그런데 사실 회동이라는 게 당선을 축하하고 덕담을 나누고 그리고 1대 1로 대화를 하면서 말할 수 없는 국가 기밀 같은 것, 이런 것들이 전달되는 그런 과정들이거든요?
그래서 그게 온기나 무엇이 대단한 것이 이렇게 되는 자리는 아니라서 그냥 그 정도로 만났다, 이야기 나눴다, 그 정도로 해석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Q. 기본적인 회동 자체에 큰 의미는 두지 않고 명분 차원에서 이렇게 해석해 주시는 것 같기도 한데, 일단 그 얘기는 여기서 접고,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논의에 대해서도 이번 회동에 많은 관심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해석하고 계시나요?
이걸 문 정부가 꺼내기는, 문재인 대통령이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거예요.
이것도 마찬가지로 윤석열 대통령 시대가 시작이 되면 취임한 이후에 윤석열 대통령의 권한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이야기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는 이런 부담스러운 걸 미리 할 이유는 사실 없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그 얘기는 문재인 대통령 쪽에서는 아마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이렇게 예측이 됩니다.
Q. 하지만 당선인 측에서는 조금은 좀 욕심을 냈을 법도 하지만 당선인 측 또한 이 부분에 대해서 얘기를 꺼내지 않았어요, 이번 회동에서?
A. 그러니까 윤석열 당선자 측은 이걸 문재인 대통령이 해주고 나가면 아주 고마운데, 안 해 줄 것 같고, 굳이 이거를 얘기로 꺼내서 분위기가 좀 이상하게 흐르는 거가 좀 우려됐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 측 입장에서도 퇴임할 때 굳이 논란이 될 만한 일을 할 이유가 있는가, 이런 생각을 할 거라고 예상합니다.
Q. 어찌 됐든 이번 회동을 끝으로 해서 뭔가 양측의 합의문이 나오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있었습니다만 합의문 발표가 없었습니다.
결국 성과가 없었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측면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그런데 이 회동이 영수회담하고 다른 거거든요?
그러니까 뭔가 결과물을 도출해야 되는 만남이 아니에요.
그래서 퇴임하는 대통령과 이제 새로 시작하는 대통령이 그냥 만나는 것, 그런데 많은 언론들이나 당선자 측에서도 마치 영수회담하는 것처럼 의제를 가지고 가서 뭔가 결론을 도출해내는 이런 쪽으로 몰고 가는데, 원래 대통령들 회동은···
Q. 만남 이전에 벌써 당선인 측에서 그런 만남 같으면 시간 없어서 만날 필요 없다고 얘기하지 않았나요?
A. 그러니까 그게 좀 이해가 안 된다는 거예요.
그냥 역대 대통령들은 의제를 가지고 별로 만난 적이 없어요. 그냥 만나는 거예요. 퇴임하는 대통령은 새로 들어오는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갖추는 거고, 새 대통령은 퇴임하는 대통령에게 예우를 갖추는 거고, 그 정도 선에서 모든 회담은 진행이 됐었어요.
그런데 이번은 이상하게 뭔가 영수회담이나 이런 것처럼 뭔가 의제를 설정하고 거기에서 결과를 도출해내야 되는 것처럼 이렇게 좀 만들어졌는데, 그냥 의례적이고 예의적인 거라고 생각하는 게 맞습니다.
Q. 정진호 평론가의 말처럼 이번 만남보다는 그다음이, 이제 앞으로가 어떻게 되느냐가 더 중요한 게 아닌가라는 데 이제 의미를 두시는 것 같은데, 앞으로 또 어떻게 만날 것이라고 또 예상되는 바가 있습니까?
A. 이제는 뭐 만날 일이 없지 않을까요?
Q. 역대 당선인들 보면 취임 전에 몇 차례들 또 만나지 않았나요?
A. 이번에도 이렇게 어려운데 한 번 만났으니까 아마 더 이상은 안 만날 것 같고, 이제 윤석열 당선자 측은 인수위가 지금 계속 가동이 되고 있잖아요?
그래서 차근차근 인수위를 통해서 차기 정부 구상을 하고 준비를 철저하게 하는 시간을 보내면 된다고 생각하고요. 문재인 정부는 이제 남은 임기 마무리 깔끔하게 하는 쪽으로 또 집중을 해야 된다, 그렇게 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Q. 알겠습니다. 영덕의 천지원전 재추진된다는 내용도 있는데, 시간이 한 40초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A. 이게 2018년에 백지화됐었는데 영덕 지역에 원전이 재추진된다, 이런 보도가 나왔어요.
지역 주민들은 엄청 반발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제 윤석열 당선자는 대선 기간 동안에 원전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또 영덕 지역이 윤석열 당선자 득표율이 80.43%예요.
표를 엄청나게 몰아줬지만 너무 가혹한 원전 재추진이 진행이 되고 있는 거죠.
Q. 오늘 아침 말씀 고맙습니다.
A. 네 감사합니다.
Q. 네, 시사평론가 정진호 씨와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