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구중궁궐'인 청와대에 파묻힌다는 비판에 역대 대통령들은 청와대 집무실 이전을 추진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새로운 대통령실을 구축하겠다고 말하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여러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백지화됐죠. 이번에는 다를까요?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 역시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청와대 해체를 10대 공약에 포함시키고 문 대통령처럼 집무실은 광화문에 위치한 정부서울청사로 옮기겠다고 공약했습니다. 하지만 3월 20일 윤 당선인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 국방부 신청사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는데요. 광화문 못지않은 여러 문제점들이 드러나면서 비판의 목소리 역시 커지고 있습니다. 어떤 문제점들이 있는지 대구MBC 시사 라디오 방송 '여론현장' 김혜숙 앵커가 정진호 시사평론가에게 들어봤습니다.
Q. 지난주부터 수요일 이 시간에는 모두가 주목해야 할 정치·사회 문제에 대해 거침없이 꼬집어 보는 시간, 아침 평론으로 준비합니다. 시사평론가 정진호 씨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A. 네 안녕하세요.
Q. 요즘에는 어떤 이슈 주목하고 계세요?
A. 지금 청와대 용산 이전, 이 이슈 말고는 다른 이슈가 아예 없는 상황이죠.
Q. 정말 뭐 블랙홀이다. 이런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A. 지금 너무 심각하다고 느끼는 국민들이 많은데, 당선자와 인수위만 빼고 나머지 국민들은 다 좀 걱정을 많이 하고 있는 그런 상황으로 보입니다.
Q. 여론조사에서도 58%가 반대한다라고 나왔는데, 지금 5월 10일까지 시한이 이제 50일도 안 남았거든요? 이거 가능하겠습니까, 이전이?
A. 절대 불가능하다, 이렇게 밖에는 볼 수가 없고요. 지금까지 나온 것들을, 정보들을 정리를 해 보면 확실한 건 딱 한 가지밖에는 없습니다.
Q. 확실한 게 있어요?
A. 청와대로는 절대로 들어가지 않는다.
Q. 그런데 이전은 불가능하다, 이렇게 얘기하셨어요?
A. 그러니까 지금 여러 가지 부분들, 정보가 매일매일 계속 나오고 있는데, 정해진 건 청와대로는 절대로 들어가지 않겠다, 이런 부분이 있고. 국방부를 이전하는 부분에 대한 비용들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비용 문제는 따로 얘기를 하더라도 지금까지 인수위와 당선자가 했었던 행보들이, 보면 아무런 권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해왔던 월권행위였다는 거죠.
Q. 월권이라고까지 보세요?
A. 그러니까 국방부를 이전하라, 그래서 국방부에 가서 국방부에 있는 사람들에게 방을 빼라, 며칠까지 방 빼야 한다, 이런 얘기를 하고 다녔던 것들, 전혀 권한이 없고, 그다음에 비용을 이야기하면 예비비 얘기가 나왔잖아요? 처음에 나온 게 496억 원. 이것도 인수위에서 이런 거를 요구할 권한이 없어요. 그런 것들이 전부 다 월권행위였는데, 문제는 지금 국방부를 이전하는 것, 이건 현직 대통령, 국군 통수권자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일들이었거든요?
Q. 그런데 정작 대통령과는 지금 한 번도 만나지 못했잖아요, 당선인이?
A. 그렇죠. 이게 저는 너무 심각하다고 보는 거예요.
이걸 꼭 해야 한다고 한다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서 자신들이 이걸 옮기는 것에 대한 당위성을 얘기하고 협조를 요구를 해야 하는데, 그것조차도 결렬시킨 게 당선자 측이라는 거죠.
그러니까 이런 것들을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 그리고 안보 공백은 어떻게 할 것인가, 국방부를 단 한 달? 50일 안에 어떻게 다 옮길 수가 있을 것이냐, 이런 부분에 대해서 국민들은 납득을 하지 못하는 거죠.
Q. 그런데 일단 당선인 측에서는 청와대, 국민들에게 개방하고 이전하는 건 공약이었다. 제왕적인 청와대에는 절대 들어가지 않겠다. 이 공약 고수를 지금 유지하고 있거든요?
A. 청와대를 이전하겠다, 청와대에서 나오겠다, 그리고 국민과의 소통을 가장 큰 명분으로 삼고 있잖아요?
국민과의 소통을 하기 위해서, 청와대에 들어가면 국민과 소통할 수 없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동의할 수 있어요, 많은 국민들이. 문제는 이렇게 급하게 국방부를 옮기는 것, 그러니까 지금 얘기를 정리를 하면 국방부는 합참 건물로 가고요 합참은 다른 건물로 가고 이렇게 연쇄적으로 다 옮겨야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게 어떻게 한 달, 50일 만에 가능하겠느냐, 그리고 국방부 내에는 11개의 부대가 지금 있는데, 그 부대들도 하나씩 하나씩 연쇄적으로 다 이동을 해야 되는데 그 비용은 지금 조 단위 얘기가 나오고 있고, 비용 자체도 어마어마하지만 이게 안보 공백 없이 그 짧은 시간 내에 가능할 거냐, 이렇게까지 급하게 하는 이유가 뭐냐라고 국민들은 지금 질문을 하고 있는데, 지금 그래서 무속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거죠.
Q. 실제로 그 천공법사가 거론이 됩니다.
A. 그렇죠.
Q. 유튜브 내용 중에서 실제로 "청와대, 용산으로 이전해야 된다." 이렇게 발언한 클립이 있는데.
A. 그렇죠.
Q. 이게 지금 계속 삭제되고 있다고 하는데.
A. 3년 전에 천공이라는 사람이 "청와대를 용산으로 옮겨야 한다"라고 주장했던 영상이 3년 전에 있었어요.
Q. 실제 그 발언이 확인이 됐군요.
A. 그렇죠. 그게 기사화됐는데 그 기사가 계속 삭제가 되고 있고요. 그러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이걸 협조할 수 없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죠.
Q. 국무회의에서도 군 통수권자로서 마지막 국가 안보, 국민 안전을 책임지겠다, 사명을 다하겠다고 했죠.
A. 그렇죠. 그렇게 했더니 당선자 측, 인수위 측의 반응이 너무너무 황당한 게, 그러면 지금 통의동, 지금 인수위 사무실에다가 임시 집무실을 차리겠다. 이렇게까지 얘기를 한 거예요.
Q. 절대 청와대 집무실에는 안 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또 내비친 건데요?
A. 그러면 지금 있는 아크로비스타 삼성동에서부터 출퇴근을 해야 되는데 당선자의 발언이 이래요. "나의 불편함은 감수하겠다."
국민들이 불편하죠. 본인이 불편한 게 아니라 대통령이 매일 출퇴근 시간에, 그 차가 막히는 강남에서 종로까지 본인이 불편한 게 아니라 국민들이 어마어마하게 불편할 건데
Q. 대통령이 출근할 때 대통령 차 한 대 달랑 가는 거 아니지 않겠습니까? 뭐 경호도 있을 것이고···
A. 그럼요. 그게 한 12km 이렇게 된다고 하는데
Q. 30분
A. 그걸 매일매일 통제되는 그 러시아워의 도로를 서울 시민들이 그걸 경험을 겪어야 되는데 본인의 불편함을 감수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에 너무 놀랍고
Q. 어제는 또 그 얘기를 하더라고요? 일단 통의동 집무실, 청와대 대신해서 거기서 업무를 보다가 긴급한 상황이 되면 이번에는 청와대 벙커, 지하벙커는 이용하겠다. 이런 얘기가 나왔는데요.
A. 그 얘기가 나왔던 게 이번에 국방위에서 설훈 의원이 얘기를 했거든요?
국방부에도 지하 벙커가 있기 때문에 비상 상황이 되면 NSC를 거기서 하면 된다, 이렇게 인수위나 윤석열 당선자가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데 달라요. 그러니까 국방부에 있는 벙커는 훨씬 더 규모가 작고 군대의 문제, 이 문제만 해결할 수 있고 NSC는 여러 가지 재난 상황이라든지 이런 것까지 다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거기에 갖춰져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때는 청와대에 있는 지하 벙커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는 거죠.
이걸 이제야 알게 된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 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국방부 내에 벙커에서 하면 된다"라고 했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거죠.
Q. 그러면 지하 벙커는 들어가지만 집무실과 관저는 도저히 못 들어가는 이유는 그러면 뭘까요, 정말?
A. 이거를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이유를 대지 못하고 있고 그냥 공약이니까 지키겠다.
국민들과 소통하겠다. 정작 소통하려고 청와대를 나오는데 이 과정에서는 어떤 소통도 일어나지 않고 있고요. 지금 당장 5월에 미국 대통령 바이든이 내한한다고 하는데 청와대 영빈관 써야 되잖아요?
그렇죠 어디서 만날 거고 그 종로 삼청동 근처에 무슨 전통 찻집 이런 데서 만날 건가요?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 일을 밀어붙이고 있는 거죠.
청와대에 일단 들어가서 차근차근 안보의 공백 없도록 하나씩 하나씩 계획을 수립하고 그러고 나서 문제가 해결되면 나와도 되는데 단 하루도 청와대에는 들어갈 수 없다.
이것만 지금 계속 반복하고 있으니 국민들은 이건 무속의 힘 아니냐라고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Q. 그래서 취임도 하기 전에 취임덕 얘기도 나오고 있죠.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시사평론가 정진호 씨 다음 주에 뵙죠
A.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