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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중고 시장에 쌓이는 주방 집기들···대구 식당 5곳 중 1곳 '폐업'


곳곳에 텅 빈 상가···중고 시장에 쌓여 넘치는 주방 기구들
대구 동성로나 들안길, 주요 대학가들을 지나다 보면 줄줄이 비어있는 상가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신축 아파트 단지에 상가 동이나 5~6층짜리 상가 건물 전체가 공실로 '임대' 광고가 붙은 곳도 요즘 적지 않습니다.

중고 물품 시장에는 폐업한 가게에서 떼온 주방 집기와 가전, 가구들이 끝도 없이 쌓여 있습니다.

15년째 칠성시장에서 중고 주방 가구점을 운영해 온 정재옥 씨는 요즘 힘들어도 너무 힘들다고 말합니다.

정재옥 "(중고 시장이) 너무 다운됐어요, 지금. 그래서 걱정이라니까 전체적으로 걱정이야 지금. (중고 물품이) 나가지도 않고 물건을 놔둘 데가 없으니까 매입을 안 하려고 하죠, 잘."

칠성시장에서 중고 물품점을 운영하는 다른 업주들도 "마수도 못 하는 날이 많다"라거나 "개업한다고 가구와 집기를 사 갔다가 폐업한다고 물건을 다시 팔러 오는 일이 부지기수"라고 했습니다.

시장 침체와 자영업 위기를 보여주는 단면들입니다.

특히 외식업계에서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들다"라는 말이 터져 나오고 있는데요.

이걸 뒷받침하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가 나왔습니다.


대구 음식점 폐업률 21.71%로 전국 1위···문 닫은 음식점, 코로나 시기보다 두 배 많아 
핀테크 기업 핀다의 빅데이터 상권분석 플랫폼 '오픈업'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에서만 음식점 8,919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폐업률 21.71%.

식당 5곳 중 1곳 넘게 장사를 접은 건데 전국에서 인천(21.71%)과 함께 가장 높았습니다.

전국 평균 폐업률은 21.5%입니다.

서울은 18.99%로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고, 강원이 19.13%, 나머지 시도는 모두 20%대였습니다.

음식점 폐업 상황은 코로나 때보다 더 심각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엄격하게 했던 2020년, 대구의 음식점 폐업률은 13.07%로 4,508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3년 사이 폐업률이 1.5배 넘게 급증했고 문 닫은 음식점 수는 두 배로 뛴 겁니다.

김동근 한국외식업중앙회 대구지회장 "코로나 때 대출을 안 받은 집이 없어요. 모든 집이 다 대출받아서 버텼는데 그 대출이 지금 다 도래해서 상환하는 데 굉장히 힘듭니다. 코로나 이전처럼 영업이 활성화되고 하면 갚아나가는 데 문제가 없는데 단체 회식이나 모임이나 이런 거 자체도 없고 하다 보니까 영업은 힘들어지는데 대출금은 상환해야 하고··· 인건비라든가 고정비 뭐 이런 부분 부담이 어렵다 보니까 전체적으로 다 문 닫고 있습니다."


전국서 한 해 17만여 곳 폐업···"소비 심리 살리고 자금줄 풀어줄 대책 있어야"
전국적으로도 상황이 비슷합니다.

2023년 한 해 동안 전국의 외식업체 818,867개 중 176,258곳이 폐업했습니다.

5곳 중 1곳꼴로 문을 닫은 겁니다.

전국 기준으로도 코로나 19가 가장 극심했던 2020년(96,530개)보다 폐업률은 82%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 이후 단체 회식이나 술자리를 줄이는 분위기가 자리를 잡고 고물가로 사람들이 지갑까지 닫으면서 매출이 나날이 곤두박질인 데다 여기에 식자재와 인건비, 이자 부담까지 늘면서 코로나 때 빚으로 버틴 업주들이 더는 감당하기 힘들어졌다는 분석입니다.

국내 물가 상승률은 3% 안팎을 계속 유지하고 있고, 고금리에 경기침체 상황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위축된 소비 심리를 살리고 영세 영업자들의 자금줄을 풀어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한편, 오픈업의 외식업체 폐업률 조사는 앞서 공정위가 발표한 것보다 높았는데, 당국에 폐업 신고를 하지 않았더라도 전년에 매출이 있던 외식업체가 1년간 매출이 없는 경우 폐업한 곳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라고 오픈업 측은 설명했습니다.

손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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