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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다가오는 폭염에 급식 노동자들 "벌써부터 걱정···대책 마련해야"

대구가 벌써부터 무더위로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어려움을 겪는 곳이 한두 곳이 아니겠지만 학교 급식실은 '더위 폭탄'을 정면으로 맞는 곳 중의 한 곳입니다. 뜨거운 열을 다루는 곳이지만 냉방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이 적지 않다고 하는데요, 일이 힘들다 보니 학교급식 종사자 신규 채용 미달 사태가 벌어지고 있고, 일하던 급식 노동자들이 직장을 떠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대구의 퇴직자 중 중도 퇴사 비율은 2020년 39%, 2022년 40.6%로 퇴직자 열 명 중 네 명은 중간에 일을 그만두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어떤 주장을 하고 있는지 직접 들어봤습니다.

김윤순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지부장
이제 6월입니다. 여름 날씨 못지않게 많이 덥습니다. 대구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더더욱 더운 곳이라 너무나 더 걱정이 됩니다. 급식실에서 근무하는 급식 노동자들의 고된 일상이 눈앞에 선합니다. 바람도 통하지 않는 장화, 그리고 제가 입고 있는 이런 레자 앞치마, 토시에 모자까지 착용하고 불 앞에서 일하다 보면, 일을 하다 보면 온몸에서 땀이, 그리고 등 쪽에서 땀이 줄줄 흘러내립니다.

아침부터 퇴근 시간까지 아이들과 아이들을 위해서, 그리고 교직원들을 위해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뜨거운 가마솥에서, 튀김 솥에서, 철판 앞에서 3시간, 4시간 서 있다 보면 사람이 지치고, 튀기고 볶고 하는 그런 모습들이 어떤 때에는 머리도 아프고 메스껍고 어지럽고 핑 돌면서 두통까지 일어날 때도 있습니다. 어떻게든 제시간에 점심을 준비하느라 미끄러운 급식실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보면 부딪혀서 멍이 드는데도 어디서 부딪혔는지도 모르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 계신 동지 여러분도 다 알고 계시겠지만 급식실은 고강도 노동 환경 때문에 신규 퇴사율이 증가하고 있고, 근골격계 질환으로 골병이 들고 폐암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급식실에서 13년, 14년을 일하면서 어깨, 손, 팔목, 목, 그리고 어느 곳 한군데도 안 아픈 데가 없습니다. 어떤 때에는 왼손에, 왼손 팔이 저려서 잠도 제대로 못 잘 때가 있습니다.

모 학교의, 제가 아는 모 학교의 선생님 사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모 학교에 계시는 선생님은 지금 17년 차 급식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 선생님은 손가락 10개가 전부 다 휘어져서, 진짜 솔직히 말해서 80세, 90세 할머니처럼 손이 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픔에도 불구하고 그런 일을 하고 있습니다. 병가도 제대로 못 쓰고, 그리고 대체인력을 제대로 못 구하니 병가도 제대로 못 쓰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열악한 배치 기준 때문에 아파도 대체인력을 구하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동료들의 눈치를 보고도 있기도 합니다.

어쩌다 대체인력을 구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국적으로 학교 급식 종사자 채용이 미달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구시, 대구 지역은 입사는 했지만 일의 노동강도와 폐암의 공포에 중도 퇴사율이 속출하는 현실입니다. 지난 2022년 중도 퇴사율이 40.6%,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올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에게 전화 오시는 신규 입사자들은 거의 다 중도에, 저희 조합원들은 중도 퇴사한다고 전화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배치 기준도 문제입니다. 주요 공공기관이 조리 인력 1명당 급식 인력이 65명인 데 비해 학교 급식 식수 인원은 150명에, 160명에 1명으로, 1인 이상 수준의 높은 노동 강도를, 노동강도와 노동임에도 교육청에서는 배치 기준 대책 마련을 위한 어떤 모습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대구시 교육청은 코로나 시기를 맞아 그나마 장시간 근로 급식 방역 도우미를 채용하여 운영하였으나, 코로나 위기 단계가 하락하면서 급식 방역 도우미 사업을 2023년 2학기부터 중단한다고 합니다. 진행되는 사업 중단이 급식 노동자를 위한 대책인지 교육청에 진짜 묻고 싶습니다. 급식 방역 도우미 사업이 중단되고 그 인력이 사라지면 급식 노동자들에게 그 업무가 가중됩니다. 급식실 현장은 지금도 너무나 힘듭니다. 이제 역대급 기록적인 폭염이 올해에 온다고 하는데 급식 도우미 인력까지 중단된다고 합니다.

대구시교육청은 급식 도우미 인력이 중단되는 것에 대한 대책 마련을 반드시 해야 할 것입니다. 덥고 숨쉬기 힘든 폭염 속에서 일하는 급식 노동자들의 아픔에 대구시 교육청은 답을 해야 할 것입니다. 대구시 교육청은 급식실의 환기, 급식 시설 및 조리 기구 등을 모든 것에 대한 대대적인 교체 개선으로 급식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고, 더 이상 골병들지 않고 폐암으로 병들어 가는 급식실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아프지 않고, 다 치지 않고, 안전하게 일하는 급식실이 되도록 함께 투쟁하겠습니다.

서춘화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부지부장
안녕하십니까? 저는 안녕하지 못합니다. 또 대프리카의 계절이 돌아오니 급식실에서 일하는 제 동료들이 안타까워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항상 이맘때쯤이면 학교 급식실은 폭염에 너무 힘든 현장이 됩니다. 많은 동지께서도 잘 아시겠지만, 학교 급식실은 주어진 시간 안에 모든 학생과 교직원의 점심 준비를 합니다. 행여라도 식사 준비가 늦어져 아이들이 배고플까 봐 미끄러운 급식실을 이리저리 뛰어다닙니다. 고강도 급식실 노동환경과 볶고 지지고, 200℃ 넘는 튀김 솥 앞에서 서너 시간 튀김을 하고 나면 급식실의 내부 온도가 급격하게 상승하여 숨조차 제대로 쉴 수가 없고 땀에 절어 온몸은 물에 빠진 솜뭉치가 됩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하면 체감온도 33℃ 이상일 때 매시간 10분 휴식, 35℃ 이상일 때는 매시간 15분 휴식, 그리고 위험 단계인 체감 온도 38℃ 이상인 경우는 매시간 15분 이상 휴식 시간이 부여돼 있습니다. 하지만 급식실은 전혀 해당 사항이 없는 먼 나라 별나라의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휴식을 다 취하고 나면 소는 누가 키웁니까? 우리 아이들의 밥은 누가 제공하겠습니까? 열악한 배치 기준과 급식실 노동자의 고강도 노동으로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면 골병든단다, 급식실에서 일하면 폐암 걸린단다, 학교 급식실은 사람이 일할 곳이 아니다라고들 합니다. 정말 걱정이고, 급식실에서 일하는 일원으로서 정말 쪽팔리고 수치스러운 일입니다.

이제는 근골격계 질환을 떠나서 폐암 하면 급식실이 떠오르니 누가 신규 입사를 하겠습니까? 매년 신규 퇴사율은 늘어만 가고 대체직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급식실 업무는 여럿이 손발이 맞아야 겨우 시간을 맞출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도 퇴사자는 늘어가고, 기간제 단시간 근로자가 1, 2명씩 배치되는 경우가 있지만 그마저 일이 너무 힘들다며 하루, 일주일, 한두 달 만에 그만둡니다. 그렇다 보니 기존 근무자는 두 명의 몫을 홀로 감당하면서 종종거리고 뛰어다닙니다.

이렇게 일을 하니 산재 사고는 더욱 늘어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에서 폭염 대비 근로자 건강 보호 대책을 안내하고 있지만 급식실 노동자에게는 1도 현실감으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폭염 기간 내에서는 메뉴의 간소화와 튀김, 전 요리 가급적 자제, 급식기구의 삶기 작업 금지, 결원 시 대체 인력 필수 확보, 후드 배기 시설 점검 및 수리, 노후 시설 교체, 평수에 맞지 않는 냉난방기 교체, 이온 음료 상시 배치, 얼음이 나오는 정수기 급식실에 설치, 쉴 수 있는 휴게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끝으로 학교 급식실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질환이 조선업 노동자보다 더 심각합니다. 우리의 아이들, 우리들의 학생들이라는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지만 밥을 먹을 시간도 없이 일하면서 최소한의 안전과 건강조차 보호받고 있지 못합니다. 모든 급식 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 권리를 당연히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윤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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