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설 연휴가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첫날이었습니다.
연휴가 끝나자마자 역대급 한파가 찾아오면서 외부로 개방된 전통시장 노점들은 문을 닫은 곳이 더 많았습니다.
영하 10도가 넘는 맹추위에 연휴 동안 주차해 놓은 차들이 방전되는 사고도 속출했습니다.
대구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변압기가 고장 나 아이들이 추위에 떨며 하루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기자▶
수성못 선착장에 오리배가 물과 함께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줄줄이 고드름이 걸렸습니다.
사람들은 털모자와 패딩으로 중무장했습니다.
얼굴에선 마스크 사이로 하얀 입김이 계속 새어 나옵니다.
설 연휴가 끝났지만,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시장 노점은 문을 연 곳보다 닫은 곳이 더 많습니다.
◀이애숙 서문시장 상인▶
"추워서! 명절 끝이고 추우니까 하루 더 쉬는 거겠죠. 너무 추워서 나도 안 나오려다가 한 시간 늦게 나왔어요. 나와도 걱정이다, 빵 언제 다 팔겠노. 걱정이다…"
잠깐 내놓은 깍두기는 얼어 슬러시가 됐고, 생수통은 벽돌처럼 굳었습니다.
◀황정순 서문시장 상인▶
"다 얼었어요, 지금. 물이 없잖아요, 지금… 그러니까 손님들 먹는 물이 걱정이지."
대형 이삿짐 차가 갓길에서 꼼짝을 못 합니다.
옆에 선 차주는 발을 동동 구릅니다.
24일 딱 하루 시동을 안 걸었는데, 이렇게 돼 버린 겁니다.
◀장제국 경산시 옥산동▶
"일하러 나가려다가 왔는데 지금 시동도 안 걸리고 연료관도 다 얼어있는 상태거든요."
정비 기사 휴대전화는 정비 내내 쉴 새 없이 울립니다.
역대급 한파에 설 연휴 기간 주차해둔 차량에 배터리가 방전되거나 엔진이 어는 사고가 속출했습니다.
◀차량 정비기사▶
"아유, 지금 계속 전화가 빗발쳐요. (아침부터 몇 대나 수리하셨어요?) 셀 수가 없어요."
대구의 한 초등학교에선 변압기가 고장 나 전기가 끊겼습니다.
한 번에 많은 양의 전기를 많이 써서 노후한 변압기가 탈이 난 걸로 추정되는데 천 명이 넘는 아이들이 난방도 안 되는 교실에서 수업받고 빵으로 식사를 대신해야 했습니다.
25일 아침 대구는 영하 14.2도까지 떨어졌습니다.
올겨울 들어 가장 낮은 기온입니다.
영하 19도까지 떨어진 경북 청송을 비롯해 상주, 경주, 영덕은 역대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습니다.
칼바람에 체감 온도는 한낮에도 영하 10도 안팎에 머물렀습니다.
이번 한파는 26일 낮 기온이 평년 수준으로 회복하면서 조금 해소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26일 오후부터는 눈이 걱정입니다.
27일까지 경북 북부에는 2~7cm, 대구와 그 외 경북 내륙에는 1cm 안팎의 눈이 내려 쌓일 것으로 보여 눈 피해가 없도록 대비가 필요합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C.G.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