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의 한 전자 부품 제조 회사에서 유해 물질이 그대로 남아있는 기계들을 그냥 폐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폐기계를 실어 나르던 배송 기사들은 폐기계에서 흘러나온 액체에 화물차 바닥이 녹슬고 손까지 다쳤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손은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형 화물차에 폐기계가 가득 실렸습니다.
폐기계에는 '피부에 닿거나 흡입하면 위험하다'는 주의 문구가 붙어 있습니다.
차량 바닥은 전체가 붉게 녹슬었고 역한 냄새도 납니다.
폐기물 처리장으로 기계를 운반하던 업체에서는 기계에서 액체가 흘러나와 철제 바닥이 순식간에 녹슬었다고 말합니다.
◀물류 업체 대표▶
"파이프에 배관 보면, 여기서 다 용액이 다 흘렀거든요. 산화돼서 그 당시에는 막 부글부글 끓어오르더라고요, 이게"
이 물류 업체는 지난 20일 대구 달성군의 한 전자 부품 공장에서 버리는 기계를 실었습니다.
인쇄회로기판, PCB를 만드는 유해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입니다.
경기도의 폐기물처리업체로 운반하던 중 유해화학물질로 의심되는 액체가 흘러나와 운송을 중단했습니다.
폐기계를 실은 화물차 5대 모두 망가졌습니다.
◀배송 화물차 기사▶
"자기네들은 방진복, 방진 마스크 다 끼고… 우리한테는 장갑 하나 주는 것 없고 또 위험하니까 만지지 말라고 하는 것도 없고…"
회사 측은 폐기계는 표면을 부식시켜 모양을 조각하는 에칭 기계이고, 흘러나온 액체는 염산 8% 미만, 과산화수소 1% 미만인 에칭액으로 유해화학물질 관리 기준을 초과하지 않는 농도라고 해명했습니다.
대구지방환경청과 달성군청은 해당 폐기계를 그냥 버려도 문제가 없는지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한보욱,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