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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70여 년 만에야 572고지를 떠나는 호국 영웅···"가족의 품으로 마지막 한 분까지"


70여 년 전 572고지에서 벌어진 전투
가파른 산을 따라 오르면 유해 발굴 현장이 나옵니다.

1950년 8월 30일부터 한 달가량 가산-팔공산 방어선 전투가 벌어진 장소입니다.

천 명 넘는 적이 사살됐지만, 우리 군도 700명 넘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대구로 남하하려던 북한군의 공세를 저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고, 낙동강 방어선을 지켜냈습니다.

70년이 훌쩍 지나 같은 자리에서 장병 90여 명이 삽을 들었습니다.

8월 19일부터 572고지 일대에서 유해 발굴 작전이 시작된 겁니다.

단 하나의 단서라도 찾기 위해 흙을 퍼냅니다.


유해 발굴 작전 일주일 동안 장병들은 M1, 칼빈 소총, 모시나강 등 탄피와 탄을 발견했습니다.

전투화 밑창과 수류탄, 박격포의 흔적도 땅 아래 묻혀있었습니다.

신민규 육군 제50보병사단 낙동강여단 병장 "뜻깊은 작업인 만큼 힘들어하기보다는 경건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발굴에 임하고 있습니다."

이날도 오전 9시부터 작전이 시작됐습니다.

2시간도 안 돼 탄피가 줄줄이 나왔습니다.

2023년 이 일대에서 유해 11구가 수습됐고, 전투 유품 천백여 점이 발굴됐습니다.


발굴되는 유해···이제서야 떠나는 전선
유해발굴단이 주변의 나무뿌리를 잘라내고, 붓으로 조심스럽게 흙을 털어냅니다.

발굴 첫날과 둘째 날, 유해 2구의 허벅지와 팔뼈 등이 잇따라 발굴됐습니다.

전투가 끝난 지 74년이 지나서야 전선을 떠날 수 있게 됐습니다.

송기원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 발굴팀장 "주변을 확장하고 정밀적으로 유해가 어떻게 매장이 돼 있고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정밀적으로 수습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현장에 있는 전문 발굴 요원들이 유품과 기록, 증언, 정황 등을 분석하는 피아식별에 나섭니다.

전통 방식에 따라 입관해 약식 제례를 지내고 인근 부대에 있는 임시 봉안소와 감식소로 옮겨집니다.

정밀 감식은 중앙감식소에서 진행합니다.

3차원 스캐너, 비교분광기, 치아 x-ray 등을 활용합니다.

유전자 비교검사를 마치고 신원이 확인되면 현충원에 안장됩니다.


호국영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유전자 시료 채취
지난 2022년 9월, 572고지 일대에서 고 김희정 중위의 유해를 찾았습니다.

스물일곱의 나이, 장교 임관 보름 만에 전쟁터에서 삶을 마친 김 중위는 유전자 감식을 거쳐 유가족의 품으로 돌아갔고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가족을 찾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6·25전쟁으로 우리 군 13만여 명이 전사했고, 지금까지 1만 1천여 구가 발굴됐습니다.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2%, 236구뿐입니다.

유가족들의 유전자 시료 채취만이 이들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하고 확실한 방법입니다.

유전자 시료 채취는 전사자의 친가, 외가 8촌까지 신청할 수 있습니다.

국유단 대표 번호인 1577-5625로 전화하거나 전국 보건소와 군 병원 등으로 신청하면 됩니다.

국방부는 2025년에도 이들을 찾기 위한 발굴을 이어갑니다.

장문수 육군 제50보병사단 낙동강 여단 대위 "조국을 수호하고 평화와 자유를 선물해 주신 선배 전우님들을 조국의 품으로, 가족의 품으로 마지막 한 분까지 돌려보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변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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