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월성원전 인근 주민들의 건강 영향을 조사한 환경부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가 공개됐습니다.
조사 결과 원전 반경 5km 내 주민 77%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됐고, 원전으로부터의 거리와 거주 기간이 피폭량과 밀접한 상관성을 보인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장미쁨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환경부가 월성원전 인근 주민들의 방사선 건강 피해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주민 960명의 소변을 검사한 결과 77%인 739명에게서 삼중수소가 검출됐는데, 최대치는 342베크렐 퍼 리터로 100베크렐을 초과한 주민이 20명에 달했습니다.
삼중수소 농도는 주거지가 월성원전과 가까울수록, 거주기간이 더 길수록 높게 나타나, 거리와 거주기간이 피폭량과 밀접한 관련성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원전에 일시적으로라도 출입했을 경우 삼중수소 농도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혈액과 소변 검사만 실시했을 뿐, 인체 장기 등에 대해 심층적인 건강 진단 검사는 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박수경 서울대 의대 교수(연구책임자)▶
"이분들은 그래도 환경 방사선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분인데, 이 엑스레이 검사를 왜 하니, 이 (원전) 영역에 사시기 때문에 노출되는데 이 검사를 하면 안 되지 않니, 1년 수준을 넘지 않니, 이런 비판을 많이 받아서 할 수 없이 그걸 다 뺐습니다."
주민들은 연구 결과에서 불명확한 부분이 많다며, 원데이터를 가지고 제삼자 검증을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설명회 참석 주민▶
"주변 지역의 사람들이 피폭돼 있더라고요. 이것은 인체에 어떤 해가 없는지, 이것은 향후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인체에 어떤 변화가 없는지 이런 부분이 세밀하게 안 된 것 같아서."
특히 도시락 배달 등 원전 단순 출입 주민까지 원전 출입자로 분류해 조사 대상자에서 대거 제외한 것은 조사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재걸 경주시 양남면 새마을협의회장▶
"조사 끝날 때까지 42명밖에 없었던 (원전 출입자) 인원이 86명으로 늘면서 산술평균이 7.9로 줄었고, 물론 기하 평균도 나왔던데, 그 없던 기하 평균도 생겨 버리면서 저는 이 자료를 손댄 게 아니냐는 생각이 강력하게 들고요."
연구팀은 소변 삼중수소가 높은 주민 등을 대상으로 생물학적 선량 평가를 실시했는데, 이 가운데 절반이 염색체가 손상될 만큼 매우 높은 수준의 방사능에 피폭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염색체가 손상된 사람 중에서 소변 검사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되지 않은 사람도 있어서 원전과의 관련성을 유보한다고 밝혀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이분들의 유전자 변형이 생애 기간을 두고 월성원전 주변에서 삼중수소나 다른 방사능 피폭에 의한 결과라고 충분히 추정을 할 수 있는데 1회 체내 삼중수소 결과를 가지고 관련이 없다라고 결론을 낸 것은 너무 성급한 것 아닌가."
환경부는 월성원전 주민들의 염색체 손상과 관련해 대조군으로 삼을 만한 연구 결과를 국내에서 찾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서민아 환경부 환경피해구제과장▶
"누적 선량에 대해서 전국에 대해서 조사한 자료가 없어요. 그래서 비교를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계속적으로 필요하다면 연구를 해야 되는 상황입니다."
환경단체는 이번 발표 내용은 연구팀이 2022년 12월 민관협의회에 밝힌 최종보고보다 삼중수소 피폭량과 암 발생 빈도 등이 후퇴됐다며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장미쁨입니다. (영상취재 최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