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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이상기후로 수확량 줄어든 화훼농가···난방비 걱정까지

◀앵커▶
이상기후의 직격탄을 피해 갈 수 있는 농작물은 과연 없는 걸까요?

화훼 분야도 이상기후 여파로 수확량이 줄었다고 합니다.

그나마 품질을 높이려면 적정 온도라도 맞춰줘야 하는데, 기름값과 전기료가 올라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서성원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서 기자, 경북 지역의 화훼 농가를 다녀왔다고요?


◀기자▶
며칠 전에 경북 구미에 있는 화훼 농가를 찾았는데요.

미니 델피니움이나 스프레이 국화, 스타티스 이런 꽃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지난여름에 정식, 그러니까 아주심기를 해서 11월 중순부터 조금씩 수확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수확을 계속해봐야 하겠지만 당장 보기에도 한 해 전보다 10% 정도는 생산량이 줄어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상기후의 영향도 한몫을 한 것으로 봤습니다.

경북농업기술원 구미 화훼연구소 농업연구사인 김성태 박사의 말 들어보시죠.

◀김성태 경북농업기술원 구미 화훼연구소 농업연구사▶
"가을부터 최근 추워지기 전까지의 온도가 평년 기온보다 높았기 때문에 품질이라든가 수량성이 굉장히 떨어지고, 더불어서 일조량도 좋지 않았기 때문에…"

◀앵커▶
여름에 아주심기를 한 꽃은 수확은 언제까지 하나요?

◀기자▶
길게는 2023년 6월까지 한다고 합니다

◀앵커▶
그러면 그때까지 품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기자▶
품질을 높이려면 이제부터라도 전기보일러도 돌리고 보광등도 켜서 온도를 높여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농가 입장에서는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농사용 전기료가 2022년 초보다 30% 이상 올랐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적정 온도까지 끌어올리려면 기름보일러도 돌려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면세 등유 가격도 만만치 않게 올라가 있습니다.

오피넷의 자료를 보면 2021년 12월 25일에 면세 등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939.55원, 1,000원을 밑돌았습니다.

그런데 2022년 7월 18일에는 1,495.98원까지 올라갔습니다.

이후에 조금씩 떨어지고는 있습니다만, 12월 25일 평균 가격을 보니 1,344.98원입니다.

1,000원을 밑돌던 면세 등유 가격이 여전히 40% 이상 올라가 있는 겁니다.

온도를 제대로 높여주지 않으면 출하 시기가 늦어지는데 이걸 알면서도 온도를 올리지 못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경북 화훼생산자연합회 회장직을 역임하기도 했고, 지금도 구미에서 화훼 농사를 짓고 있는 강금석 씨의 말 들어보시죠.


◀강금석 경북 화훼생산자연합회 고문▶
"작물의 생육이 좀 지장이 있죠. 정상적인 온도가 못 되다 보니까 꽃이라든지 이런 게 개화라든지 이런 부분이 지연될 수밖에 없죠."

◀앵커▶
다른 지역도 상황은 비슷한가요?

◀기자▶
해마다 백합을 일본에 수출하고 있는 경북 칠곡군에 있는 화훼 농가를 찾았는데요.

2022년 백합 수출을 얼마 전에 했는데 이 농가가 소속된 작목반 역시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20% 정도는 줄어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연작에 따른 문제와 이상기후의 여파 때문인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난방비 부담이 큰 만큼 보일러를 기름에서 전기로 바꾼 데 이어, 낮은 기온에서도 잘 크는 저온성 식물의 비중을 늘려 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경영 비용을 줄이기 위해 씨앗을 뿌려 모종을 직접 생산하는 시도까지 하고 있습니다.

낙금화훼수출작목반 곽길수 회장의 말 들어보시죠.

◀곽길수 낙금화훼수출작목반 회장▶
"(면세유) 가격이 1,000원대 이하로 갔을 때는 한 달에 300~400만 원인데 이제는 500~600만 원 드니 무시를 못 하지 않습니까, 농사짓는 입장에서는. 그래서 다변화를 할 수밖에 없는 거죠, 저온성 식물로…"

게다가 국제 정세, 환율, 고물가의 여파로 오른 수입 모종 가격까지 부담이지만 코로나 19 사태 이후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은 오히려 줄었다는 게 농민들의 하소연입니다.

이상기후로 생산은 줄었는데 인건비와 농자잿값은 오르고 추운 겨울이 찾아오며 난방에 대한 부담까지 겹치면서 농민들의 어깨는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습니다.


서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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