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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전국 처음 발달 장애인 시간제 돌봄 시작했지만···


◀앵커▶
코로나 19까지 겹치며 시설은 문을 닫고··· 온종일 돌봄을 떠안은 발달장애인 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한 뉴스가 최근 2년여간 20건에 달했는데요.

아파도 병원에 못 간다, 내가 늙으면 누가 돌볼지 걱정이다… 중증 발달 장애인 보호자들이 많이 하는 말입니다.

대구 동구청이 돌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간제 돌봄 사업을 시행했지만, 2022년 말 종료될 예정입니다.

보호자들은 좋은 제도는 유지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은혜 기자, 시간제 돌봄 공간이 '마실'이란 곳이라고요?

◀기자▶
취재진이 발달장애인과 보호자 한 분을 시간제 활동센터 마실에서 직접 만났습니다.

장혜진 씨는 아침마다 중증 발달장애가 있는 22살 딸 연주 씨와 '마실'을 찾습니다.

중증 발달 장애가 있다 보니 학교 졸업 후 성인이 된 연주 씨를 받아주는 주간보호센터를 찾기 어려웠는데 마실 문턱은 낮았습니다.

연주 씨는 산책 같은 여러 활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고요.

어머니는 잠시나마 쉴 틈을 가질 수 있는데요.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장혜진▶
"애도 사회성을 길러야 하거든요. 아무리 장애가 있어도··· 제일 중요한 건 연주가 여기 오면 너무 좋아한다는 거예요. 너무 힘들고 우울증도 생기고 그런 게 좀 있었죠. 처음부터 끝까지 다 케어해야 하니까 힘든데 이렇게 시간제가 있으니 잠시라도 맡기면 저도 볼일도 보고 물리치료도 받고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는데…"

온종일 돌봄 부담을 호소하는 건 장혜진 씨만이 아닙니다.

주간보호시설을 보내 보려고 해도 중증 발달장애인을 받아주는 곳을 찾기가 어렵다 보니 보호자들의 돌봄 부담은 그만큼 무거운 게 현실인데요.

그래서 종일 자녀를 돌보면서 아프거나 급한 일이 생겼을 때 잠시라도 맡길 곳이 있으면 좋겠다는 게 보호자들의 바람입니다.


◀앵커▶
대구 동구청이 마실을 통해 시간제 돌봄을 시행해 본 건 언제부터죠?

◀기자▶
대구 동구청은 수요 조사를 통해 2019년 7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간제 돌봄 기관을 공모해 6억 5천만 원을 지원했습니다.

사업 기간 한국장애인개발원도 모범 사례로 평가했고, 이를 구청이 적극 홍보했습니다.

예산이 한정되다 보니, 이용할 수 있는 정원은 적었습니다만, 호응은 높았는데요.

2022년 말 이 사업이 종료됩니다.



◀앵커▶
사업 종료를 앞두고 대구 동구청 앞에서는 1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좋은 제도는 없앨 것이 아니라 확대돼야 한다는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의 요구가 거셉니다.

하지만 동구청은 "애초에 기간이 정해진 사업이었고, 예산 확보가 어려워 연장은 힘들다"고 밝혔습니다.

시간제와 비슷한 주간 활동 서비스를 안내하고, 시설 연계 등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화를 이어나겠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중증 발달장애인 특성상 적응이 쉽지 않은 점 때문에 시설 이동을 보호자들이 원하지 않습니다.

또, 주간 활동 서비스 같은 경우 보호자들이 외면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장애인은 장애 등급에 따라 주중, 휴일 시간 구분 없이 쓸 수 있는 활동 보조 시간 바우처 형식으로 지급되는데요.

주간 활동 서비스를 받으면 활동 보조 시간이 차감되기 때문입니다.

평일 저녁이나 주말, 휴일처럼 주간활동서비스를 받지 못할 때 쓰는 활동보조시간이 줄어 돌봄 부담은 또 가중되니 보호자들에게는 최선도 차선으로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발달 장애인 보호자 다수가 신체적·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절반 이상이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봤다고 응답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19가 덮친 지난 2년여간 잇단 극단적 선택으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발달 장애인의 돌봄 부담을 피부에 와닿게 줄일 수 있는 대책 마련에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김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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