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기차 공포증'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만큼 전기차 화재에 대한 두려움이 확산하고 있는데요,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기보단 기술 혁신을 통해 전기차 화재에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탄소중립이 시대적 과제로 떠오르면서 화재가 무서워 전기차 소비를 억제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규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기차 화재의 가장 큰 문제는 불을 끄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배터리 셀 내부의 온도가 급격히 상승해 통제 불가능한 상태가 되는 '열폭주’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천문학적인 피해를 낳은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의 경우 완전 진화까지 8시간 이상 걸렸습니다.
가장 시급한 대책은 불을 빨리 끌 수 있는 장비를 보급하는 겁니다.
◀조성문 한국폴리텍대학 이차전지융합학과 교수▶
"질식 소화포나 또는 전기차 전용 금속 소화기를 사용하시면 골든타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포항시청 주차장에도 최근에 질식 소화포가 등장했습니다.
질식 소화포 사용법도 그림으로 상세하게 설명해 놓았습니다.
하지만 질식 소화포 시연 영상을 보면 실제 전기차에 불이 났을 때 누가 위험을 무릅쓰고 차량에 소화포를 덮어씌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결국 전기차 화재 진화 장비를 추가 개발해 각 소방서에 빠르게 보급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책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배터리 연구와 생산 단계에서부터 안전성을 높이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리튬이엔 배터리에 들어가는 양극재의 안정성을 더 높이고, 배터리 관리시스템(BMS)을 고도화시켜 배터리 열폭주를 방지하는가 하면 안전성이 높고 에너지 밀도가 월등해 차세대 배터리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도 속도를 내야 합니다.
에코프로 등 배터리 소재 기업과 포스텍, 리스트 등 이차전지 연구 기관이 몰려 있는 포항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입니다.
◀권혁원 포항시 일자리경제국장▶
"포항이 전기차 관련해서 이차전지 소재산업에 앞서가는 도시이기 때문에 이러한 산업이 위축되지 않도록 최대한 빨리 대응책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차전지는 국가의 주력산업이고 포항은 배터리 도시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기술 혁신을 통해 전기차 화재에 대응할 수 있는 해법을 찾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 뉴스 이규설입니다. (영상취재 최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