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노인요양시설인 정애원이 2022년 노조 설립 등을 이유로 폐업 절차를 밟으면서 요양보호사들이 일자리를 잃게 됐는데요.
그런데 이 시설의 원장이 장기요양급여비 수억 원을 부당하게 받아 갔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박성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포항시청 앞에 대형 천막이 설치됐습니다.
노조 활동으로 시설의 가치가 훼손됐다며, 2022년 돌연 폐업을 선언한 노인요양시설 정애원에서 일하던 요양보호사들입니다.
노조는 '위장폐업'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시설 측은 폐업 절차를 이어갔고, 결국 50명 가까운 요양보호사들이 한순간에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이경희 전 정애원 요양보호사▶
"너무 마음이 아팠죠. 그리고 저희도 처우 개선을 위해서 요양보호사들이 한번 뭉쳐봤는데…"
이 시설의 원장은 불교 기반 사회복지법인의 이사장도 맡고 있습니다.
법인 산하에는 정애원을 비롯해 노인, 장애인 복지 시설 등이 여러 개 있습니다.
포항에서 가장 큰 규모입니다.
그런데 이 원장이 제대로 일하지 않고 장기요양급여비를 부당하게 받아 갔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전 정애원 요양보호사▶
"잔디 깎는 걸 한 번 봤고 그 외에는 안 보이시더라고요. 원장실에서 근무하는 걸 못 봤어요."
조사에 나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원장이 노인복지법상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장기요양급여비를 부당하게 받아 간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
"(노인복지법에 따르면 시설장은) 어르신들에게 케어를 어떻게 해줄 것인가 계획을 짜고 내부에 있던 종사자들을 관리도 해야 하겠죠. 그런데 이 부분은 그 범위를 넘어섰다…"
이렇게 받아 간 금액은 약 2년 반 동안 3억 원가량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에 대해 정애원 측은 부당 청구한 사실이 없으며, 이의신청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김구태 정애원 사무국장▶
"어르신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한 인력들을 허위로 배치한 것도 아니었는데 시설장이 외근이 많았다고 해서 청구가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봐서 저희가 이의를 신청한 거고요."
이번 사안과 관련해 포항시는 정애원의 폐업 신청을 반려하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애원에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검찰은 노동조합이 진정을 제기한 임금체불 사건을 고용노동부로부터 넘겨받아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MBC 뉴스 박성아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원, CG 김상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