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프랑스는 유럽 대마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대마 산업이 발달한 곳인데요.
그동안 주로 친환경 건축재료나 섬유 생산에 대마를 활용해 왔지만, 최근에는 대마에서 추출되는 CBD라는 약용성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CBD는 난치병 치료제부터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까지 쓰임새가 많아 관련 산업도 급성장하고 있는데요.
김경철 기자가 프랑스 현지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파리 시내의 한 대형 약국.
각종 약품과 화장품들 사이로 CBD라고 적힌 진열대가 눈에 띕니다.
바로 대마에서 추출되는 약용성분 '칸나비디올', 즉 CBD가 함유된 제품만 따로 판매하고 있는 겁니다.
◀올리비아 약국 직원▶
"CBD는 대마라는 자연 식물에서 얻을 수 있는 물질입니다. 소염진통제로서 통증을 완화하고, 신경계를 안정시키는 작용을 하고…."
파리 시내 곳곳에선 CBD 제품만 전문으로 판매하는 가게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일 형태로 섭취하는 제품부터 차로 우려내 마실 수 있는 제품까지 종류도 다양합니다.
◀줄리 CBD 판매점 직원▶
"화장품에 CBD가 가장 많이 함유돼 있는데요. 피부습진이나 대상포진 등 스트레스성 피부질환에 아주 효과적입니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CBD가 불면증과 통증, 피부염 등에 특히 효과가 있다고 말합니다.
◀줄리앙 CBD 판매점 손님▶
"(CBD는) 기분전환과 몸을 이완시켜줘서 정말 좋습니다. 마리화나처럼 정신 환각이나 악영향을 일으키는 작용은 없죠."
CBD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관심은 불과 2년 사이에 급격히 커졌습니다.
2021년 프랑스 정부가 환각성이 거의 없는 대마, 즉 '헴프'를 마약류에서 제외하기로 한 결정이 계기가 됐습니다.
당초 프랑스는 우리나라 법과 비슷하게 대마에서 추출되는 모든 성분을 마약으로 규정하고 있었지만, 유럽사법재판소가 "CBD는 인체에 해로운 효과를 보이지 않아 마약으로 분류할 수 없다"고 판결하면서, 관련 법을 수정한 겁니다.
◀장 바티스트 베뤼에 CBD 판매점 대표▶
"(법률 개정은) CBD가 무해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고, WHO 역시 CBD가 건강에 해롭거나 위험하지 않은 요소라고 분류했습니다."
현재 프랑스 내 CBD 판매점 수는 500곳에 달하고, CBD 관련 시장규모도 10억 유로, 우리 돈 1조 4,000억 원으로 급격히 커졌습니다.
"CBD를 합법화한 프랑스에서는 이제 정치권을 중심으로 헴프 산업을 육성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갔습니다."
프랑스 국회 상원의원들은 CBD의 품질관리 기준 등을 담은 헴프 산업 표준화 방안을 마련해 정부에 결의안 형식으로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기욤 공타르 프랑스 녹색당 상원의원▶
"대마의 활용으로 얻을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 등을 고려했을 때, 앞으로 이 분야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합니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도 산업용 대마, 즉 헴프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선 관련 법 개정이 언제쯤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MBC 뉴스 김경철입니다. (영상취재 임유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