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울진군 죽변면에 있는 군사용 비상활주로가 44년 만에 폐쇄될 전망입니다.
그런데 이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 갈등이 불거졌습니다.
죽변면 일대는 개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비상활주로가 옮겨지는 기성면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겁니다.
김형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방부가 지난 1978년 만들어 운영해 온 울진 죽변 비상활주로를 44년만에 폐쇄하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그동안 비상활주로는 인접한 한울원전의 안전을 위협하고 지역 발전의 걸림돌이라며,2015년부터 집단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손병복 울진군수▶
"(1978년부터 비상활주로 때문에) 이 주변에 땅을 소유하고 있는 군민들이 일단 개발이 제한이 돼 있습니다. 또 울진군의 입장에서도 이렇게 위치가 좋은 곳에 있는데 다른 관광지라든지 이런 개발을 해야 되는데 개발이 중지가 돼 있어 가지고 발전에 지장을 주고 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국민권익위원회가 나섰고 국방부, 국토교통부 등 5개 관련기관들을 중재해 7년만에 합의안을 도출했습니다.
비상활주로가 없어지면, 죽변면에는 13만 제곱미터의 면적에 국가산업단지나 관광시설이 새롭게 조성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국방부는 죽변면의 활주로를 폐쇄하는 대신 울진군 기성면에 있는 울진 비행장을 새로운 비상 활주로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울진비행장을 예비 항공 작전 기지로 지정하고, 울진군은 대체시설 조성 ,한수원은 관련 비용 부담을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비상활주로가 옮겨 갈 울진군 기성면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도 울진비행장이 비행훈련원으로 사용돼 심각한 소음 피해를 발생시켜 왔는데, 사전 협의도 없이 비상활주로 이전을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며, 손병복 울진군수의 퇴진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박상규 기성면 비상활주로 반대 투쟁위원장▶
"울진 군수는 우리 기성면민들이 봤을 때는 사퇴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주민들과 합의를 하나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비상활주로 이전) 합의를 이룬 군수를 개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지역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면서 비상 활주로 폐쇄와 이전 문제가 자칫 지역간 갈등 양상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형일입니다. (영상취재 최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