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포항 지진으로 정신적 후유증을 치유할 재난 트라우마센터가 2025년 운영을 목표로 현재 건립이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누가 맡아서 어떻게 운영할지를 정하지 못하고 있어 자칫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데요.
이번 참에 재난 트라우마센터의 기능과 역할을 단순한 상담 지원만이 아니라 박물관과 봉사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다양하게 확대해야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장성훈 기자입니다.
◀기자▶
포항 지진 피해 주민들의 심리 상담을 지원하는 포항지진 트라우마센터.
이곳을 찾는 이용객은 지진 직후에는 하루 백 명에 이르다가, 지금은 10여 명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지진 발생 6년째를 맞으면서 주민들도 상처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포항시는 지금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재난 트라우마센터를 짓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로부터 건립비 158억 원을 전액 지원받고, 시설 운영비의 50%를 지원받는 조건인데, 지금처럼 상담 지원만 하기엔 시설 규모가 너무 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이영렬 포항지진 트라우마센터장▶
"앞으로 2년 후인 개원 시기가 되면 사실은 10명도 안 될 수 있거든요. 하루 이용객이. 그런 상황에서 포항 지진 피해자만을 대상으로 그 건물과 지금보다 확대된 형태로 운영한다는 건 좀 앞뒤가 맞지 않은 것 같고요."
또 포항시가 시설 운영비 부담을 이유로 운영 주체로 나서길 꺼리면서 개관까지 1년여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지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최호연 포항지진 트라우마센터 이용자▶
"국가에서 트라우마센터를 지어줬으면 그걸 잘 활용해서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선례로 남겨야 하는데 포항시가 지금에 와서 나 몰라라, 한다면 이건 말이 안 되는 거죠."
대규모 정부 지원사업이 자칫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도 있는 상황.
전문가들은 새로 짓는 재난 트라우마센터의 기능과 역할을 보다 다양하게 확대하는 방안을 해결책으로 내놓습니다.
◀이영렬 포항지진 트라우마센터장▶
"일본도 그렇고 지진 지역에 가보면 일단 박물관, 그분들의 커뮤니티센터 이런 것들을 다 엮어서 이게 우리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한테도 또 유사한 상황에도 갈 수 있는 그런 개념…"
전문성을 확대하는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합니다.
◀이영렬 포항지진 트라우마센터장▶
"튀르키예 같은데 지원을 할 수 있는, 그런 식으로 전문성을 강화하고 확대해서… 산불, 홍수 등 지진과 유사한 자연 재난들이 많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들에 대한 지원도 같이하는…"
포항시는 현재 재난 트라우마센터의 운영 방안을 결정하기 위해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며, 보건복지부는 원칙적으로 시설 운영은 포항시가 맡아 진행할 사항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mbc 뉴스 장성훈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