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23년 경찰과 대구시 공무원 사이 벌어진 사상 초유의 공권력 충돌, 기억하시죠.
이번에는 축제에 앞서 경찰이 2개 차로의 집회 장소를 1개 차로로 제한하기로 하면서 조직위가 반발해 법적 판단을 받게 됐습니다.
법원은 1개 차로만 사용하라는 조치가 정당하다며 경찰 측 손을 들어줬습니다.
축제조직위는 유감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조재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023년 대구 퀴어문화축제는 대구 도심 한가운데 대중교통전용지구 2개 차로를 모두 이용해 열었습니다.
당시 대구시는 도로 점용이 불법이라며 행정대집행에 나섰고 경찰은 적법하게 신고됐다며 공권력이 충돌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퀴어축제 조직위는 올해도 같은 장소에서 축제를 열겠다며 집회 신고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경찰이 2개 차로 가운데 1개 차로만 허용한다며 집회 제한을 통고했습니다.
조직위가 경찰 조치에 반발하며 집행정지 신청을 냈고, 법원은 기각했습니다.
재판부는 집회 장소를 일부 제한하는 것일 뿐 전면 제한하지 않고 2개 차로 가운데 1개 차로를 임의로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도 부여했고, 신고된 집회 참가인원 3천 명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각 판결을 했습니다.
또한 집회 장소는 왕복 2차로의 대중교통전용지구로 대구의 3천 700여 개 버스정류장 가운데 이용객 수 상위 1위와 5위 정류장이 있을 정도로 시민들 왕래가 빈번하다며 차로 제한이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직위는 퀴어축제는 단순한 집회가 아닌 축제로 참가자들의 이동이 많다는 점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오히려 안전을 위협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부스를 오가고 서로가 서로에게 인사도 하고 무대도 즐기고 그리고 서로 퍼포먼스도 할 수 있는 그런 축제인데 그런 집회와 축제를 구분하지 않고 내린 판단이기 때문에 (유감스럽습니다.)"
대구 퀴어축제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동안 대중교통전용지구 2개 차로에서 열렸습니다.
2023년 도로 점용 불법 논란으로 최초로 공권력 충돌을 빚은 퀴어축제가 2024년에는 경찰의 집회 장소 제한으로 갈등을 빚다 장소가 절반으로 줄어든 채 열리게 됐습니다.
MBC 뉴스 조재한입니다. (영상취재 이동삼, 그래픽 한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