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립안동대와 경북도립대가 통합을 앞두고 새 학교 이름을 짓기 위한 여론 수렴이 한창입니다.
포항공대를 '포스텍'으로 부르는 것처럼, 국립인문과학기술대, 줄여서 '휴스텍'으로 부르는 방안부터, 국립경국대학교 까지 3~4개 이름이 후보군으로 압축됐는데, 모두 '안동'이란 지역명이 빠진다는 게 특징입니다.
이도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947년 안동사범학교로 시작해 1991년 종합대학으로 승격한 안동대학교.
그리고 2023년 11월 국립안동대학교를 끝으로 77년 동안 6번 이름이 바뀌었지만, '안동'이란 지역명이 빠진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2025년 경북도립대와 통합하는 안동대의 새 이름에선 지역명 '안동'이 사라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두 학교는 최근 논의를 통해, 통합 학교명 후보군으로 국립인문과학기술대를 영문으로 축약한 '휴스텍'과 국립경국대학교 등 4개로 압축했는데, 지역명 안동이 모두 빠진 겁니다.
◀김규덕 경북도립대학교 기획홍보처장▶
"기본적으로 우리(경도대)는 글로컬 대학, 그러니까 글로컬 대학의 비전이나 목표에 걸맞은 K인문, 인문 특성화를 통한 세계적인 대학으로 변화에 맞는 그런 이름을 새롭게…"
앞서 두 대학에서 각각 교명 선호도 조사를 진행했는데, 경북도립대에선 '국립인문과학기술대학'이 1위를, '국립한빛대'가 2위를 차지하는 등 안동 지명이 후보군에서 모두 제외됐습니다.
반면, 안동대에선 현재 이름인 국립안동대가 1위를, 국립경북안동대가 2위를 차지해 '안동'을 유지하자는 선택이 압도적이었습니다.
◀강림 국립안동대 재학생▶
"글로컬이란 단어가 글로벌(세계)과 로컬(지역)의 합성어인데 분명히 로컬이 가진 잠재성, 가치성, 역사성이 함께 어우러져 글로벌한 세계화의 길로 나가야 하는데 지금 논의 중인 '경국대', '인문과학기술대'는 글로벌에서 로컬을 제외한 단어라고…"
안동대 본부 측은 대학의 배후도시를 '안동'으로 한정하지 말고 전국을 대표하는 인문대학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자며, 구성원들을 설득 중입니다.
원만한 통합을 위해선 경북도립대의 의견을 외면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혁재 국립안동대학교 기획처장▶
"70여 년 동안 이어져 온 안동대의 교명을 버리는 것 쉽지 않아요. 그러니까 다들 지역사회나 학교 구성원이 애착을 갖고 있기 때문에 현 교명을 사용하자는 면이 있고요. (하지만) 2025년에 통합하려면 4월 전에는 교명이 확정돼야 (교육부의) 통합 승인이 나거든요."
두 대학 본부 측은 각자 진행한 교명 선호도 조사 결과를 토대로 협의를 거쳐 오는 28일, 교육부에 교명 1, 2순위 두 개를 제출할 계획입니다.
교육부는 두 개 안 가운데, 상표권 등 법적 문제가 없으면 1순위로 뽑힌 이름을 통합 교명으로 선정한다는 방침입니다.
교명을 둘러싼 양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차는 각각 배후도시인 안동과 예천 두 지역 간의 신경전 성격도 담고 있어서, 최종 선정 결과에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도은입니다. (영상취재 임유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