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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뛰는 금리에···빚으로 버틴 취약층 '벼랑 끝'


◀앵커▶
한국은행이 10년 만에 기준금리를 3%로 올렸습니다.

대출 금리 8% 시대도 눈앞에 닥쳤습니다.

코로나 19와 경기 침체, 고물가 상황을 빚으로 버텨온 소상공인이나 청년 등 취약계층의 부담이 특히 커지고 있습니다.

손은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손 기자, 전세대출은 변동금리가 많다던데 얼마나 많은 건가요?

◀기자▶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자는 130만 명, 전세대출 잔액은 162조 원에 달하고요.

이런 전세대출의 93.5%는 변동금리입니다.

뛰는 이자 부담을 그대로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더구나 전세대출을 받은 10명 가운데 6명은 20~30대였습니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많지 않은데 이자 부담이 급증하면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속출할 위험이 큰 상황입니다.

청년 전세대출을 받았다 이자 부담에 다시 월세방을 찾고 있다는 27살 유혜정 씨 이야기 들어보시죠.


◀유혜정(27) 대구 수성구▶
"초반에는 10만 원 초반대 내던 게 지금은 20만 원 가까이 내고 있죠. 싸다고 해서 (전세대출) 신청했는데 이게 알고 보니까 6개월마다 변동금리에다 금리인하요구권도 안 된다고 하고… 차라리 청년 월세 지원을 해주니까 아무래도 지금보다 주거 조건을 좀 낮은 조건으로 갈 수밖에 없겠죠."

◀앵커▶
이렇게 빚으로 힘들어하는 청년이 늘다 보니 진로, 취업 상담을 주로 하던 대구시 청년센터에 부채상담소가 생겼다고요?

◀ 기자 ▶
전세대출만 문제가 아닙니다.

생활비나 비상금 등 생계형 빚을 졌다가 치솟는 금리에 어쩔 줄 몰라 하는 20·30대가 지역에서도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합니다.

청년 부채상담을 하고 있는 대구 청년연대은행 디딤의 최유리 대표 이야기 들어보시죠.


◀최유리 대구시 청년센터 부채상담소 상담사▶
"작년에 사실 코로나 19로 인해서 경제가 너무 안 좋았잖아요. 2·3금융권에서 생활비 대출을 많이 쓴 거예요. 그렇다 보니까 갚기 힘든 상황까지 오게 된 거고. 두 번째로는 경기가 안 좋았지만 금리가 작년에 낮았기 때문에 청년들이 전세나 집을 대출을 통해서 장만한 거예요. 그런데 금융 지식이 많이 없다 보니까 변동금리를 많이 선택한 거예요."

불어난 이자 부담으로 막막한 상황, 청년들만의 문제는 아닌데요.

사업자 대출에 담보대출, 신용대출까지 끌어다 코로나 19 여파를 버텨온 자영업자들은 더 막다른 길에 내몰렸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대구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 한 분을 만났는데요.

기준금리가 오를 때마다 눈덩이처럼 불어 난 이자에 평생 일해 마련한 가게를 날릴 처지에 놓였다고 호소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서 모 씨 자영업자▶
"30년 장사한 거 한순간에 물거품 만드는 거 아닌가, 이 생각을 정말 수시로 하고 있어요, 한순간에. 이자 못 내고 이자에서 연체, 연체 붙고 이러면 어떻게 하겠어요? 이 건물 날려야 되지… 앞으로 금리가 계속 오르면 대책도 없고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그냥 암담해요, 암담해."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가진 자산을 모두 팔아도 빚을 다 갚을 수 없는 고위험 가구 수는 2021년 말 기준으로 이미 38만 가구가 넘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저소득의 다중 채무자를 중심으로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속출할 거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자 부담을 덜어줄 대책이 절실해 보입니다.

손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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