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또 단행했습니다.
지난 7월 사상 첫 빅스텝을 결정한 한국은행이 석달 만에 두번째 조치에 나서면서 대출 금리 8%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코로나19와 경기 침체, 고물가 상황을 빚으로 버텨 온 2030 청년들과 소상공인 등은 벼랑 끝에 몰리게 됐는데요,
앞으로 금리가 얼마나 더 오를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취약계층의 부담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손은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7살 유혜정 씨는 최근 월세방을 다시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낮은 금리만 믿고 받은 청년 전세대출 이자를 감당하기가 버거워졌기 때문입니다.
직장을 옮기며 소득은 더 줄었는데 1.7%였던 대출 금리는 1년 만에 2.9%가 됐습니다.
금리가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지 모른다는 현실에 하루하루가 불안합니다.
◀유혜정(27) 대구 수성구▶
"싸다고 해서 (전세대출) 신청했는데 이게 알고 보니까 6개월마다 변동금리에다 금리인하 요구권도 안 된다고 하고… 차라리 청년 월세 지원을 해주니까 아무래도 지금보다 주거 조건을 좀 낮은 조건으로 갈 수밖에 없겠죠."
대구시 청년센터에는 부채상담소가 생겼습니다.
전세자금, 생활비 등 생계형 빚을 졌다가 치솟는 금리에 어쩔 줄 몰라 하는 20·30대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 영향입니다.
◀최유리 대구시 청년센터 부채상담소 상담사▶
"2·3금융권에서 생활비 대출을 많이 쓴 거예요. 그렇다 보니까 갚기 힘든 상황까지 오게 된 거고. 경기가 안 좋았지만, 금리가 2021년에 낮았기 때문에 청년들이 전세나 집을 대출을 통해서 장만한 거예요. 근데 금융 지식이 많이 없다 보니까 변동금리를 많이 선택한 거예요."
사업자 대출에 담보대출, 신용대출까지 끌어다 코로나 19 여파를 버텨온 자영업자들은 더 막다른 길에 내몰렸습니다.
기준금리가 오를 때마다 눈덩이처럼 불어 난 이자가 어느새 월 천만 원을 넘었다는 서 모 씨.
30년 장사해 마련한 가게를 날릴 처지에 놓였습니다.
◀서 모 씨 자영업자▶
"30년 장사한 거 한순간에 물거품 만드는 거 아닌가, 이 생각을 정말 수시로 하고 있어요. 한순간에. 이자 못 내고 이자에서 연체, 연체 붙고 이러면 어떻게 하겠어요? 대책도 없고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그냥 암담해요, 암담해."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가진 자산을 모두 팔아도 빚을 다 갚을 수 없는 고위험 가구 수는 2021년 말 기준으로 이미 38만 가구가 넘었습니다.
치솟기만 하는 금리가 얼마나 더 올라갈지 예측조차 힘든 상황이라 시간이 지날수록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속출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