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남아 지역에 거점을 두고 투자 사기 조직을 운영하며 수백억 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조직원으로 20-30대 청년들을 여럿 두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이 청년들 역시 월급 한 푼 못 받고 취업 사기를 당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기자▶
좁다란 나무배 안에 20-30대 남성들이 쭈그리고 앉아 있습니다.
해외근무와 고수익, 숙식 제공을 한다는 말에 출국한 한국인 남성들입니다.
하지만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이들은 태국에서 미얀마로 밀입국하는 배를 타야만 했습니다.
◀장성철 대구경찰청 형사기동1팀장▶
"(피해자들은) 여권하고 핸드폰 다 빼앗기고 무장한 사람들이 지키고 있는 건물 감금이 돼 있었다 그렇게 진술했고… "
이들은 건물안에 갇혀 SNS에 투자를 유도하는 글과 동영상을 올리는 데 투입됐습니다.
세계 유명 언론사와 IT기업이 후원하는 글로벌 투자대회에서 회사가 큰 성과를 낸 것처럼 홍보했지만 모두 거짓이었습니다.
◀가짜 투자 전문가(음성변)▶
"하버드 경영대학원 MBA 학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수년간 최고 트레이딩 분석가로 명성을 얻었고…"
이들을 동원한 조직은 처음 두세달동안, 실제 주식에 투자를 하며 수익을 현금으로 인출할 수 있게 해줘 투자자들을 안심시켰습니다.
그러고는 더 큰 수익을 볼 수 있게 한다며 앱을 깔게 하고 많게는 한사람당 10억원 넘게 투자를 받은 뒤 시간을 끌다 잠적했습니다.
피해를 본 사람만 300여명, 피해액만 256억 원이 넘습니다.
이들의 범행은 지난해 11월 미얀마 한국대사관과 현지 경찰이 감금돼 있던 한국인 19명을 구하는 과정에서 포착됐습니다.
경찰은 투자사기 리딩방 총책 30대 여성을 포함해 37명을 사기 등 혐의로 붙잡아 이 가운데19명을 구속했습니다.
또 해외에 머물고 있는 다른 총책과 조직원 5명도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하고 뒤를 쫒고 있습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