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이스피싱'은 아무리 주의한다지만 수법이 워낙 교묘하고 다양하게 진화하면서 순식간에 피해를 당하기 쉽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수천만 원을 대출하려던 남성이 사기를 당하기 직전 한 은행원의 재치로 피해를 모면했습니다.
쉽게 큰돈을 벌 수 있다거나 입금부터 하라고 하면 사기가 아닌지 꼼꼼히 살펴봐야 되겠습니다.
변예주 기자입니다.
◀기자▶
은행 문을 열기 15분 전, 한 남성이 은행 앞을 서성입니다.
경남에서 대구까지 대출을 받으러 왔다는 이 남성.
왜 대출을 하려는지 묻자, 이상한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주식 투자로 2천4백만 원의 수익을 냈는데, 증권사에 3천만 원의 돈을 보내줘야 수익금을 받을 수 있어 대출을 하려 한다는 겁니다.
◀강동호 대평새마을금고 본점 차장▶
"(주식 거래에서) 단기간에 수익이 그만큼 났기 때문에 그 돈을 빼기 위해서는 그 사람한테 송금을 해줘야 한다는 거예요."
20년 차 베테랑 은행원은 즉각 '투자 사기'를 의심했습니다.
투자를 했다던 대기업의 주식은 단기간 큰 수익이 나지 않은 데다 주가조작 수법인 통정 거래를 했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강동호 대평새마을금고 본점 차장▶
"보기에는 딱 증권 거래, 주식 거래하는 사이트처럼 딱 보였어요. 그냥 제가 보기에도 '주식 거래하는 거네'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직접 거래한 사이트를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정식 증권사로 등록되어 있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대출하려던 남성에게는 사기 수법이라며 안정시킨 뒤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 확인 결과, 사기범은 "수익금이 커 금융감독원에서 신고가 들어왔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출을 받으라"고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지점에서는 2021년 12월 60대 여성이 예금 천만 원을 무조건 현금으로 찾아가겠다고 하자 이를 수상히 여겨 보이스피싱을 막은 경험이 있습니다.
경찰은 피해를 막아낸 은행원에게 감사장을 전달하고 보이스피싱 사기 조직을 쫓고 있습니다.
MBC 뉴스 변예주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