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포근한 날씨에 봄꽃이 만개하면서 봄나들이 가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넓은 참꽃 군락지가 정상에 있는 비슬산에서는 4월 13일과 14일 이틀 동안 참꽃 축제가 열리는데요.
비슬산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휠체어를 타고도 정상까지 오를 수 있도록 장애인용 차량이 제공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비슬산 최고의 장관을 볼 수 있는 참꽃 개화기 때는 운영이 중단됩니다.
왜 그런지, 변예주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구 비슬산 정상.
해발 천 미터의 고지대에 참꽃 군락지가 30만 평, 1km²에 펼쳐져 있습니다.
예상보다 개화가 늦어졌지만 상춘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평소에는 휠체어 리프트를 갖춘 장애인 전용 차량이 정상까지 운행해, 휠체어를 타고도 정상까지 쉽게 오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참꽃이 활짝 피는 4월에는 지체 장애인이 정상의 참꽃 군락지를 보기가 어렵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경사가 완만해서, 노약자와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무장애 길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관리하는 지자체에서 참꽃 축제 기간에 장애인 전용 차량 운행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달성군청 관계자▶
"(장애인용) 차량 한 대 있긴 한데 참꽃 축제 기간에는 인파가 워낙 많아서 차량을 운영하기가 힘들어서···"
참꽃이 활짝 피는 4월에는 오는 16일과 17일, 23일부터 25일 총 5일만 운행합니다.
평소에도 사전 예약으로 이용 인원을 제한하는데, 그마저 축제 기간이 아닌 5일로 대폭 줄여버린 겁니다.
◀김병관 다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항시 올 수 있는 상황인데도 어떤 제한을 두고 운행하는 그 자체에 문제점이 있는 것 같고··· 저도 초청장을 받았는데 그 날짜가 13, 14일로 토·일로 되어 있었는데, 공단에서 운행하는 날짜는 그 이후···"
많은 인파에 대비해 장애인 차량 운행은 줄였지만 비장애인을 위한 비슬산 투어버스는 성수기 주말에 20분이던 배차 간격을 5분으로 줄이면서 운행을 대폭 늘렸습니다.
달성군 시설관리공단은 장애인 전용 차량은 시범 운행 중이고 장애인을 위한 전기 버스 개조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달성군 시설관리공단 관계자▶
"이거(장애인 차량 운행 규정)는 아직 정확하게 조례 제정이 된 것도 없고 해서요"
문화체육관광부는 2021년 비슬산을 '열린 관광지'로 선정했습니다.
장애인과 노약자 등 누구든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홍보했습니다.
그런데, 비슬산 최고의 장관이 펼쳐지는 때 장애인을 위한 편의 시설은 무용지물이 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변예주입니다. (영상취재 장우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