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물가 상승과 소비 위축 탓에 농·수·축산업계의 경영난이 심각한 가운데 수산 양식 업계는 전기료 폭탄까지 맞아 줄줄이 문을 닫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양식장이 국가 식량 생산의 필수 인프라인 만큼, 도축장이나 미곡종합처리장처럼 전기요금 특례 할인 시설에 포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장성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동해안 대표 횟감인 강도다리를 키우는 포항의 한 육상 양식장입니다.
적정 수온 유지를 위해선 바닷물을 끌어다 수조에 넣어주는 대용량의 펌프와 냉각기 사용이 필수입니다.
◀이원우 양식장 대표▶
"24시간 양식장에 바닷물을 채우고 24시간 들어온 만큼 나가게 돼 있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까 펌프를 가동하니까 전기 소모가 많게 되죠."
그런데 한전이 최근 잇따라 전기요금을 인상하면서, 평균 규모인 이곳 양식장은 요금 폭탄을 맞았습니다.
2년 전 월 498만 원이던 요금이 2024년은 861만 원으로, 2배 가까이 폭등한 겁니다.
생산 단가에서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30%가 넘다 보니, 전기요금 폭등은 곧바로 적자로 이어집니다.
육상 양식장의 소득은 전기요금이 급등한 2022년부터 급격히 감소해 2년 연속 심각한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적자는 폐업으로 이어져 최근 5년 새 경북에서만 11%인 6곳이 문을 닫았고, 전국적으로 19곳이 줄줄이 폐업했습니다.
허가 미반납으로 통계에 잡히지 않는 비공식 폐업이 더 많은 현실을 고려하면 양식업 전체가 도산 위기로 내몰리는 상황입니다.
◀이원우 양식장 대표▶
"우리 구룡포 이쪽 만해도 원래는 40여 곳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23군데밖에 안 됩니다. 숫자가 그렇게 많이 줄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업계에선 한전의 전기요금 특례 할인 적용 대상에 양식장을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도축장이나 미곡종합처리장 같은 현행 특례 할인 시설과 마찬가지로, 양식업도 국가 식량 생산의 한 축을 맡아 공익에 이바지하는 만큼, 전기요금 특례 할인을 적용해달라는 겁니다.
◀박진규 박사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
"(양식장은) 국내 어업 생산량의 62%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국가 식량 산업이거든요. 산업 보호 차원에서 특례 할인 적용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양식 업계는 조만간 해양수산부 등 관련 부처에 양식 시설에 대한 전기요금 특례 할인 적용을 공식적으로 건의할 예정입니다.
MBC 뉴스 장성훈입니다. (영상취재 노영석, 그래픽 김상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