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에서 한국가스공사와 석유공사의 통합 추진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재무 부실 문제와 본사 이전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편, 국회 과방위는 이진숙 의원을 둘러싼 제척 공방으로 파행을 빚었고, 경기도 국감에서는 추미애 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이 거센 후폭풍을 몰고 왔습니다. '월간정치'는 국정감사 파행과 공공기관 통합 논란을 진단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국정감사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큰 관심을 끈 대표적인 이슈 중 하나가 한국가스공사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의 통합 추진 문제입니다. 재무 건전성 악화와 주주 권익 침해 등 여러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통합의 당위성과 실효성을 내세우고 있는데, 주장에 얼마나 설득력이 있다고 보십니까? 천용길 평론가 먼저 말씀해 주시죠.

[천용길 시사평론가]
통합 기관의 본사를 어디로 둘 것이냐는 지역적 갈등을 제외하고 본다면 기능적 통합의 실효성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가스와 석유 관리는 사실상 채굴 단계부터 긴밀히 연계되어 있고 공급 유통망도 중복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비판들이 사업 자체를 흔들 정도는 아니었다고 봅니다. 야당 의원들이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수준의 문제 제기였습니다. 정부가 통합 이후의 비전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박 실장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한국가스공사는 대구 신서혁신도시에 있고 한국석유공사 본사는 울산에 있습니다. 정부가 이 구상을 발표할 때 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와 충북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통합까지 함께 거론했습니다. 이재명 정부 들어 'TK 패싱'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역민들로서는 '본사를 울산이나 오송으로 넘기려는 것 아니냐'라는 박탈감과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매우 민감한 사안입니다.
실제로 홍의락 가스공사 사장과도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하더군요. 정부는 자원 관리의 공통분모를 염두에 둔 탁상공론식 구상에 가깝다고 봅니다.

통합 구상 자체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두 기관의 결합은 경제학적으로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한국가스공사는 연 매출 37조 원에 영업이익 2조 원 안팎을 내는 코스피 상장사이며 10만 소액주주를 두고 있습니다. 반면 석유공사는 매출 2조~3조 원 규모에 심각한 자본 잠식 상태에 빠진 비상장 공기업입니다. 이런 두 회사를 합치는 것은 10만 가스공사 주주의 권익을 침해하고 부실을 떠넘기는 결과를 낳습니다. 굳이 통합을 추진한다면 가스공사가 석유공사를 흡수 합병하는 방식이 현실적이지만, 해결해야 할 난제가 너무 많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이야기를 짚어보겠습니다. 국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에 대한 제척 논란이 일었고, 여야 간에 낯 뜨거운 인신공격성 공방이 오가며 파행을 빚었습니다. 논란의 원인은 무엇이며, '이진숙 정쟁'으로 변질된 과방위 국감을 어떻게 보셨습니까? 박재일 실장님 먼저 말씀해 주시죠.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국정감사장에서 의원끼리 서로 비웃었다며 삿대질하고 웃음기까지 시비 거는 모습을 보며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송통신위원장 출신인 이진숙 의원을 둘러싼 갈등이 극단화되는 데는 두 가지 배경이 있습니다.
첫째는 집권 여당이든 야당이든 공영방송을 비롯한 언론을 자기편으로 장악하려는 강한 집착 때문입니다. 정권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미디어를 손에 쥐어야 한다는 강박에 매몰되어 있습니다.
둘째는 미디어 환경 자체가 정파적으로 극단화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진영 논리에 따라 언론이 갈라져 있다 보니 별것도 아닌 말싸움이 미디어를 타고 소모적으로 증폭됩니다. 국민 민생이나 국가 미래와 직결된 본질적인 현안은 뒷전으로 밀린 채, 자리싸움과 방송 장악을 둘러싼 무익한 정쟁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천용길 평론가는 어떻게 보십니까?

[천용길 시사평론가]
과방위 국감이 이진숙 의원의 정치적 체급만 키워주는 역효과를 낳았습니다. 여당 의원들이 이진숙 의원의 제척을 요구하는 공세는 정치적 수사에 가깝습니다. 허수아비 때리기식 공세를 펼칠수록 보수 지지층 내에서 이 의원의 정치적 선명성만 부각됩니다.
이러한 행태는 동료 의원들에게 '저렇게 극단적으로 싸워야 공천 받고 부각되는구나.'라는 잘못된 신호를 줍니다. 책임 있는 여당이라면 실익 없는 인물 타깃 공세를 멈춰야 합니다. 지금 방송통신위원회는 KBS 사장 선임과 방문진 체제 개편 등 제도적으로 다뤄야 할 중대한 현안이 산적해 있습니다. 제도와 정책 검증에 집중해야 할 국감이 인물 중심의 정쟁 쇼로 전락한 점은 대단히 유감스럽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논란도 살펴보겠습니다. 추미애 경기지사가 도내 소방 재정을 두고 "소방이 도 재정의 빨대"라는 표현을 써 거센 파장이 일었습니다. 이후 해명 과정에서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았는데요. 이 발언의 정치적 파장과 리더십 타격을 박 실장님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소방관들을 향해 '재정 빨대'라는 부정적 비하 단어를 쓴 것은 치명적인 실책입니다. 지방재정의 어려움을 설명하려는 취지였을지라도, 발언 직후 안타까운 소방관 순직 사고까지 겹치면서 도민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추 지사는 과거 당 대표나 법무부 장관 시절 상대 진영과 맞서며 탁자를 치던 거친 투사형 방식을 광역 행정 수장의 자리에서도 반복하고 있습니다. 대구만 해도 230만이 넘는 대도시이고 경기도는 더 거대한 광역지자체입니다. 지방 행정은 안전, 재난, 소방, 산업, 경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종합 행정입니다. 행정 책임자라면 언행을 극도로 삼가고 진중하게 도정에 임해야 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천용길 평론가께서는 추 지사의 리더십 논란을 어떻게 보십니까?

[천용길 시사평론가]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뼈저리게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국감 과정에서 전임 지사가 예산을 9개월 치만 편성해 놓았다고 주장했으나, 실제로는 12개월분 본예산을 추 지사 본인이 추경에서 9개월 치로 삭감했던 사실이 드러나 역공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추 지사는 여전히 행정을 하려 하지 않고 정쟁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이번 발언은 과거 소방서 통화 논란으로 물의를 빚었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그림자를 떠올리게 합니다. 아울러 판사 출신 특유의 과격하고 독단적인 태도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연상시키며 부정적인 인상을 줍니다. 행정에 전념하지 않는다면 주민소환 운동에 직면할 수도 있는 엄중한 위기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대통령의 국정 운영 스타일도 짚어보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1일 생중계, 기자회견, 현장 방문, SNS 소통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직접 소통으로 국정 동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인데요. 실질적인 협치와 민심 수렴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천용길 평론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천용길 시사평론가]
국정 동력을 살리려면 제발 SNS 소통부터 중단해야 합니다. 최근 중수청장의 국무회의 배석 문제를 인공지능인 제미나이에 물어봤다는 내용을 SNS에 올려 또다시 설화를 겪지 않았습니까? 여론조사에서도 5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대통령의 과도한 SNS 활용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소통을 더 확대하겠다는 것은 청와대 내부에 쓴소리를 할 수 있는 '레드팀'이 완전히 실종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최근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조차 내부의 직언과 쓴소리가 절실하다고 공개 지적했을 정도로, 비서실 참모진의 기능에 심각한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박 실장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이재명 대통령의 SNS 소통은 정제되지 않은 실수가 너무 잦아 과도한 수준입니다. 이스라엘 총리를 향해 '전쟁 범죄자'라 지칭하거나 우크라이나 정부를 두고 '한반도 전쟁을 획책한다'고 비난해 외교적 파장을 불렀습니다. 부동산 가격을 잡는 것을 두고 '계곡 정비보다 쉽다'고 하거나 '주가 5,000포인트 간다'는 식의 가벼운 발언을 서슴지 않고, 반대 의견이 올라오면 실시간으로 설전을 벌이기도 합니다.

대통령의 권위를 탈피하는 것은 좋으나 또 다른 독단적 권위를 세우는 수단이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본인은 과거 성남시장이나 경기지사 시절 SNS를 '목숨줄' 삼아 돌파해 왔다고 생각하겠지만, 이제는 대한민국 전체를 대표하는 국가원수입니다. 지지층 결집만을 노리는 소통에서 벗어나 철저한 내부 검증과 감수를 거치는 진중함을 갖춰야 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대통령이 소통의 본질을 되돌아봐야 할 시점입니다. 과거 SNS에 실렸던 말들이 오늘의 대통령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국가원수로서 그 말의 무게를 다시 한번 성찰해야 합니다. 오늘 <월간정치>는 추경호 대구시장의 사법 리스크부터 국정감사 파행, 국정 운영 스타일까지 다각도로 짚어봤습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천용길 시사평론가 두 분 말씀 감사합니다.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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