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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ON] ② 정부 "투기만 처분" 발표에도··· 농지 가격 하락과 태양광 논란

김은혜 기자 입력 2026-10-19 11:30:03 조회수 71

정부가 농지 전수조사 후속대책을 발표했지만 농지 가격 하락세와 거래 절벽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농지를 활용한 태양광 사업을 언급한 것을 두고 농지 잠식과 투기 재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토크ON'은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농업 현장의 불안과 앞으로 필요한 대책을 모색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정부 발표 이후 농지 거래가 끊기고 가격이 하락하면서 농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에서는 농지 전수조사를 비판하는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는데요. 농지 가격 하락의 진짜 원인이 전수조사 때문인지, 구조적인 요인 때문인지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금시면 위원장, 어떻게 보십니까?

[금시면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조직교육위원장]
농지 전수조사가 거래를 위축시키고 가격을 떨어뜨리는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현장이 점차 진정되고 있어 이 영향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실제로 농지 가격은 2021년 이후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이미 전국적인 하락세를 보여왔습니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농촌 현장에서 농사를 지으려는 사람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농사를 지어도 희망이 보이지 않으니 굳이 농지를 매입하거나 보유해야 하는가에 대한 회의감이 번진 것입니다. 즉 농지가 지닌 생산 가치의 하락이 가격을 떨어뜨리는 근본 원인입니다.

농민들이 농지 가격을 올리는 것이 아닙니다. 땅값 상승은 공공 투자나 개발 호재가 이끄는 것인데, 마치 농민들이 농지 투기로 큰 혜택을 누리는 것처럼 매도되는 현실은 사실과 다릅니다.

[김상호 사회자]
또 하나 현장의 큰 불만은 ‘임차농 문제’입니다. 지주들이 처분을 피하려고 땅을 회수해 직접 농사짓겠다고 나서면서, 평생 남의 땅을 빌려 농사지어 온 임차농들이 하루아침에 생업에서 쫓겨나는 역풍이 불고 있습니다. 금 위원장님, 이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금시면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조직교육위원장]
현재 임차 농가 비율이 전체 농가의 50%에 육박합니다. 저 역시 임차농입니다. 농촌에서 남의 땅을 빌려 농사짓는 농민이 절반에 달하는데, 이번 조사로 관행적 구두 임대차의 위법성이 부각되자 지주들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고 농지를 회수하고 있습니다. 임차농의 가장 중요한 권리인 경작권이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습니다.

이번 농지 전수조사와 맞물려 임차농의 권리를 보장하는 법률 제정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영농의 지속성을 위해 경작권을 최소 10년 이상 장기 보장해야 합니다.

또한 공익직불금 수령자가 실경작자여야 함에도, 지주들이 임대차 계약서를 써주지 않거나 계약서 작성을 빌미로 직불금을 가로채는 부당 행위가 만연합니다. 임차농 권리 보장법을 통해 공익직불금 수령 권리가 실경작자에게 있음을 명시하고, 실경작자의 계약갱신청구권을 보장해 땅으로부터 강제로 분리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묵히고 있는 농지를 태양광 발전에 활용하는 방안을 언급해 큰 파장이 일었습니다. 경제학적 관점에서 보면 유휴 농지를 활용해 농외소득을 다각화하자는 취지로 볼 수 있을 텐데요. 김 교수님,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김승규 경북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조건부로 찬성합니다. 지가가 하락한 한계농지에 새로운 용도를 부여해 농가 소득을 올리겠다는 발상은 농외소득 다각화 차원에서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세 가지를 반드시 짚어야 합니다. 첫째, 정부가 농지를 싸게 사들여 태양광 사업을 하려 한다는 오해를 사지 않아야 합니다. 태양광이 임차농 축출의 통로가 되어서도 안 됩니다.

둘째, 가격 왜곡입니다. 한계농지의 가격 하락을 방어할 수도 있겠지만, 태양광 투기 수요가 몰리면 우량농지보다 한계농지가 비싸지는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투기 근절이라는 본래 목적과 정면으로 충돌합니다.

셋째, 국가 에너지 계획과 송배전망 인프라가 함께 갖춰져야 합니다. 농지 규모화처럼 발전 시설도 집적화와 계통 연계가 필수적입니다. 서두르지 말고 면밀한 인프라 조사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금 위원장님, 현장에서는 농촌 태양광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십니까?

[금시면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조직교육위원장]
신재생에너지만 나오면 왜 꼭 농촌이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농지법 제3조는 농지가 농업 생산성을 향상하는 방향으로 이용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태양광 발전이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길입니까?

농민들은 이미 간척지 태양광 등으로 일터와 삶터를 빼앗겨 왔습니다. 2026년 5월 농지법 개정으로 영농형 태양광의 일시 사용 허가가 도입되었는데, 대통령의 발언은 현장 정서와 배치됩니다. 농민은 땅에서 식량 농사를 짓고 싶지 에너지 농사를 짓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에너지 농사는 농민을 농토에서 몰아내고 임차농의 경작권을 빼앗으며 식량안보를 흔듭니다. 혹시 태양광 사업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농지 전수조사를 벌이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듭니다.

[김상호 사회자]
헌법에는 농사짓는 사람만 농지를 소유할 수 있다는 '경자유전' 원칙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초고령화와 상속이 일상화된 현실에서 소유 중심을 넘어 실제 농업용으로 쓰이게 하자는 '농지농용(農地農用)'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김 교수님, 어떻게 보십니까?

[김승규 경북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경자유전을 버리자는 것이 아니라 헌법 정신을 현실에 부합하게 구현하자는 취지입니다. 경자유전은 과거 소작제의 폐해를 없애기 위해 마련된 원칙입니다. 헌법도 불가피한 사정에 따른 임대차와 위탁경영은 법률로 인정하도록 열어두고 있습니다.

실제 임차 농지 비율이 절반에 육박하는 현실에서, 임대차를 양성화해 농지가 실제로 농업에 쓰이고 식량안보라는 공공재 역할을 다하도록 '이용 중심'으로 관리 방향을 전환해야 합니다.

농지가 사적 재산임에도 공익직불금을 지급하는 이유와 같습니다. 다만 소유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투기 수요가 유입되지 않도록 취득 심사, 실경작 확인, 영농 계획 이행 점검은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금 위원장님, 경자유전과 농지농용의 패러다임 전환 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금시면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조직교육위원장]
경자유전과 농지농용은 농지 보전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두 바퀴여야 합니다. 경자유전 원칙이 훼손되는 순간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가 급증해 사적 투기판으로 전락하고 농촌 임차료 부담은 가중될 것입니다.

따라서 경자유전의 원칙은 확고히 지키되, 70대 이상 고령농이 전체 농지의 53%가량을 소유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이분들이 영농에서 은퇴할 때 농지가 휴경 되거나 비농업인에게 넘어가지 않고 실제 영농에 쓰이도록 구체적인 제도적 틀로서 농지농용 패러다임이 결합해야 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은퇴 농가의 출구 마련과 농지 활용을 위해 정부는 '농지은행' 확대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매입 처리가 더디다는 불만이 많은데요. 김 교수님, 농지은행이 제 역할을 다하려면 어떻게 개편되어야 합니까?

[김승규 경북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농지은행은 은퇴 고령농 등의 농지를 매입하거나 임대 수탁받아 청년농 등 실경작자에게 공급하는 핵심 창구입니다. 농지를 위탁하면 처분 의무가 면제되므로 이번 전수조사에서 소유자의 중요한 출구 역할을 합니다.

제 역할을 다하려면 규모 확대, 투명성, 편의성이 개선되어야 합니다. 첫째, 매입 규모 확대입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공공임대용 매입 면적은 접수 면적의 38%에 불과했고, 대기 기간만 1년 이상 걸립니다. 정부는 예산 증액과 함께 농업진흥지역뿐만 아니라 영농이 가능한 비진흥지역까지 매입 대상을 넓혀야 합니다.

둘째, 매입 단가 산정 방식과 공급 우선순위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셋째, 행정 절차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원스톱 창구를 열어야 합니다. 고령농에게는 농지 연금과 연계한 안정적 노후 출구를, 청년농에게는 장기 임대를 제공하는 세대교체의 교량이 되어야 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금 위원장님, 현장에서 바라보는 농지은행 개선 과제는 무엇입니까?

[금시면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조직교육위원장]
농지은행이 공식적인 임대수탁 사업 주체이지만 매입 속도가 너무 느리고 예산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올해 정부의 공공 농지 매입 예산이 1조 6천억 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고령농의 매각 부담을 덜고 신규 영농 희망자에게 원활히 공급하려면 매입 예산을 대폭 증액해야 합니다. 나아가 농지은행을 단순 중개 창구를 넘어 농지 전반을 체계적으로 총괄 관리하는 독립된 농지 전담 기구로 확대 개편해야 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30년 만의 농지 전수조사가 일회성 혼란으로 끝나지 않고 근본적인 농업 구조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풀어야 할 최우선 과제는 무엇입니까? 금 위원장님 먼저 말씀해 주시죠.

[금시면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조직교육위원장]
임차농 권리보장법 제정이 가장 시급합니다. 다음으로 국가 차원의 '농지총량제' 도입이 절실합니다. 농식품부가 2027년까지 식량자급률 55.5%를 달성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를 위해 필요한 최소 면적 150만 헥타르 선이 무너져 지난해 농지 면적은 149만 헥타르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식량안보를 위해 국가가 책임지고 관리하는 농지총량제가 시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난립한 농지 관리 체계를 일원화할 전담 기구가 필요하며, 가짜 농민을 양산하고 임대차 시장을 음성화하는 '8년 자경 양도소득세 감면 제도'를 현실에 맞게 정비해야 합니다.

[김승규 경북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특별조치법이 농지법 개정과 궤를 같이하여 조속히 통과되어야 시장의 불확실성을 덜 수 있습니다. 농지법 개정안에는 실경작자와 임차농의 권리 보호를 명시하고, 현실에 부합하도록 임대차와 휴경 인정 범위를 합리적으로 넓혀야 합니다.

농지은행 예산을 늘려 대기 기간을 줄이고 구두 계약을 서면 계약으로 양성화해야 합니다. 끝으로 이번 조사를 통해 구축된 데이터는 일회성 단속용이 아니라 농업 경영 규모화와 집적화, 은퇴 농가와 청년농을 잇는 지속 가능한 농업 구조개선의 나침반으로 삼아야 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토크ON'은 30년 만의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쟁점과 과제를 짚어봤습니다. 김승규 경북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금시면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조직교육위원장 두 분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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