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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ON] ② 역대 최대 '겸재 정선 특별전', 관람 포인트는?

김은혜 기자 입력 2026-10-06 11:36:23 조회수 35

대구간송미술관에서 열리는 겸재 정선 특별전은 국보 '금강전도' 등 216점의 작품을 담은 역대 최대 규모 전시입니다. 특히 보물 '해악전신첩', '경교명승첩'의 회화는 사상 최초로 전면 공개됩니다. '토크ON'은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장과 함께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는 겸재 정선 특별전의 핵심 관람 포인트를 살펴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많은 사람이 겸재 정선의 금강산에 열광하는 이유가 있죠. 겸재 정선이 옛것을 익혀 새것을 창조하는 경지를 보였다고 하는데, 고유한 화풍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장]
화가로서의 겸재 정선은 특정한 화풍에만 치우치지 않았습니다. 아주 세밀하게 묘사하는 정밀화에도 능했고, 웅장하고 거대한 스케일의 대작을 시원하게 그려내는 데에도 능통했습니다. 양쪽 모두에 통달했다는 점이 대단히 중요한 대목입니다.

특히 금강산은 겸재가 화가로서 스스로 발전해 나가며 새로운 경지를 개척할 때마다 찾아가 새로운 영감을 발견한 예술적 원천이었습니다. 당시 금강산은 조선뿐만 아니라 중국의 문인과 시인들에게도 평생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버킷리스트' 같은 성지였습니다. 물론 실제로 오는 사람은 아주 극히 드물었겠죠. 우리나라 사람들도 사실 가기가 어려운 공간이었으니까요.

금강산에 가보면 흙과 나무가 울창한 '토산'과 거친 암벽으로 이루어진 '악산'이 공존합니다. 음과 양의 기운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신선의 세계와도 같습니다. 굉장히 넓은 공간에 너무나 다양한 모습들이 조화롭게 들어가 있는 공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진경을 화폭에 담아낸 것이죠. 이번 특별전에서는 겸재가 30대에 그린 초기 금강산 풍경부터 80대에 완성한 금강산까지, 화풍이 어떻게 연결되고 진화했는지를 한자리에서 비교하며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시기에 따른 변화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람객들에게 매우 뜻깊은 기회가 될 텐데요. 또, '해악전신첩'과 '경교명승첩' 두 작품이 이번에 사상 최초로 전면 공개되었다고 들었습니다. 간송 입장에서도 공개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요. 두 작품의 전면 공개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장]
두 화첩은 겸재가 70대 이후 화가로서 완전한 경지에 오른 노년기에 온 힘을 다해 완성한 대표 걸작입니다. '경교명승첩'은 18세기 한양과 주변 경기도의 모습들을 보실 수가 있고요. '해악전신첩'은 금강산의 내금강, 외금강, 해금강까지 전체를 다 보실 수 있는 화첩입니다. 사실 두 작품의 전면 공개는 저희가 처음 하는 것입니다. 전면 공개는 굉장히 넓은 공간이 필요하기도 하고요.

또, 그림들의 특징들이 달라서 한꺼번에 펼쳐놓으면 조금 어지럽기도 한데요. 이번에 겸재의 모든 것을 펼쳐놓은 전시이기에 특별한 경험을 보여드릴 수 있고요. 대구간송미술관의 대규모 공간이 갖춰졌기에 비로소 '겸재의 모든 것'을 펼쳐 보이는 특별한 기회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오직 간송미술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보적인 전시 콘텐츠를 보여드리기 위해서 계속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겸재 정선의 관직 생활을 살펴보면 하양(경산)과 청하(포항) 현감을 지내면서 영남의 경치를 화폭에 담아두셨다고 하는데요. 지역 시도민들이 볼 때는 의미가 각별하게 다가오지 않겠습니까?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장]
많은 분이 찾아가 보셨을 안동 도산서원의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한 그림 중 하나가 간송미술관이 가지고 있는 '도산서원'의 선면화, 부채에 그려진 그림도 있고요. 대구의 옛 모습, 달성군 지역의 풍경이 담겨 있는 '달성원조도'가 있습니다.

겸재가 청하현감 등으로 근무하며 포항 내연산의 웅장한 폭포와 울진 성류굴 등을 화폭에 빼곡하게 담아냈는데요. 이번 특별전에 '영남의 진경'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용 공간을 마련해 두었으니 지역민들께서도 흥미롭게 보실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이번 특별전은 그야말로 겸재 예술의 축제와도 같습니다. 휘리릭 지나가면서 보기만 해도 시간이 꽤나 많이 걸릴 정도로 작품이 많은데요. 관장님께서 "이 작품 앞에서는 발걸음을 멈추고 깊이 감상해 달라"고 추천하고 싶은 명작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장]
하나의 작품은 정말 어려울 것 같은데요. 대신 한 장소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간송미술관 마지막 전시실에 들어가시면 국보인 '금강전도'와 보물인 '풍악내산총람'이 같이 걸려 있습니다.

금강산을 그린 가장 큰 그림들인데요. '풍악내산총람'은 70대 때, '금강전도'는 겸재가 80대에 가까워져서 그리신 그림입니다. 두 개가 모두 금강산을 그리긴 했지만 '풍악내산총람'은 단풍이 물드는 가을, '금강전도'는 이른 봄으로 계절이 다릅니다. 70대 겸재의 '풍악내산총람'만 해도 완성된 그림으로서 아름답고 더 이상 새로운 경지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금강정도'로 새로운 경지를 개척해 내는 겸재의 꾸준한 노력을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금강전도' 같은 경우에는 약간의 추상적인 느낌까지도 들어 있습니다. 마치 금강산 전체가 하늘에 떠 있는 것 같은 아름다움이 있죠. 파랗게 배경을 만들어서 주변을 흐리게 해 추상화의 경지까지 올라간 그림이라서, 두 그림을 한 장소에서 같이 비교해서 보시는 묘미가 있어서 마지막 전시실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시는 것도 좋으실 것 같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관장님의 설명을 들으니 두 대작 앞에 서면 왜 겸재가 '그림의 성인'으로 불리는지 자연스레 와닿을 것 같습니다. 이제 대구간송미술관의 중장기적인 발전 방향을 여쭙겠습니다. 개관 2주년을 맞으며 지역에 완전히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굳이 서울에 가지 않아도 최고 수준의 문화유산을 대구에서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은 지역민들에게 큰 자부심입니다. 대구간송미술관이 지역사회와 상생하며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 어떤 역할을 구상하고 계십니까?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장]
대구간송미술관 관람객 통계를 보면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찾아오시는 분들이 15~20%에 달하며, 대구 외 다른 지역 관람객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넘습니다. 문화 체험과 전시를 보기 위해서 대구로 오시는 부분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서 문화를 사랑하는 분이라면 꼭 보고 싶은 전시나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요.

동시에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지역의 유소년, 청소년, 그리고 성인들을 위한 다채로운 맞춤형 교육 및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꾸준히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또 하나는 간송미술관이 가지고 있는 장점 중 하나가 오랫동안 쌓여온 보존, 수리에 대한 노하우입니다. 대구시를 비롯해 인근 기관이나 단체,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소중한 고미술 및 근대 문화유산 가운데 보존 처리가 시급한 유물 중에서 중요한 부분들을 골라서 수리하고 보존을 해서, 전시 같은 곳에 활용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해외여행을 갈 때도 미술관 하나를 보기 위해 도시를 찾는 것처럼, 대구간송미술관은 도시의 문화 경쟁력을 견인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디지스트(DGIST)와 협업해 신윤복의 '미인도'를 서양 거장들의 화풍으로 재해석한 AI 프로젝트를 선보였고, 네이버랩스와 함께 'VR 투어 서비스'를 구축하는 등 최신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고 계십니다. 전통 유산과 첨단 기술의 융합을 시도하시는 의도는 무엇입니까?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장]
두 가지 목표가 있습니다. 첫째는 영상과 뉴미디어에 친숙한 '미래 세대와의 소통'입니다. 이미지나 동영상이 없으면 문화 소비를 하지 않는 젊은 세대에게 우리 문화유산의 매력을 한층 흥미롭고 편안하게 전달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함입니다. 디지털화를 통해서 우리 문화유산들을 온라인이나 다른 미디어에서 발표한다는 것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는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가 OTT를 보면 내가 원하는 때,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만 볼 수 있지 않습니까.

이게 디지털화가 된다는 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흥미 있는 것을 보고, 재미있으면 '이런 것들이 있다면 대구간송미술관에 한번 방문을 해야지'라고 흥미를 끌게 만드는 유도 요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저희는 새로운 기술들을 끊임없이 계속 시도하고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개관전 당시 전시실 한쪽에 놓였던 간송 전형필 선생의 유품들을 보며 선생께서 평생 품으셨던 '문화보국'의 정신을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우리 문화유산을 정말 온몸으로 지켜내신 분인데요. 손자이신 전인건 관장께서는 '21세기 문화보국 정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장]
간송같이 큰 분의 뜻을 제가 어떻게 온전히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만, 제 나름대로 노력하는 부분을 말씀드리자면 간송이 하셨던 '문화보국'은 일제강점기나 한국전쟁 같은 어려운 시기에 우리 문화유산들을 모아서 지키고 연구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시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21세기의 문화보국은 지금 대구간송미술관이 지향하는 부분과 동일합니다.

많은 사람과 조금 더 가까이에서 쉽고 편안하게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알려드리고, 조금 더 배우고 싶은 분들에게는 배움의 기회도 꾸준히 계속해서 제공해 드리는 것이 중요하겠죠. 그것이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21세기 문화보국'이라고 믿고, 그런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마지막으로 대구간송미술관이 시민들에게 어떤 공간으로 기억되기를 바라시는지, 그리고 이번 특별전을 찾는 관람객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전인건 대구간송미술관장]
대구 시민뿐 아니라 우리 문화유산과 미술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분께 이번 겸재 정선 특별전은 한평생에 한 번 정도 찾아올 수 있는 굉장히 특별한 기회입니다.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는 아마 교과서에서 보셨을 경험이 있으실 텐데요. 진경산수화가 어떻게 발전되어 어떠한 경지까지 이르는가를 보실 수 있고, 겸재 정선의 인간적인 다양한 면모를 보실 수 있는 중요한 전시회이기 때문에 꼭 와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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