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와 경상북도가 행정 통합 특별법의 조속한 국회통과를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섰습니다. 한편 정부 국책 사업 선정과 공공기관 2차 이전과 관련해 'TK 홀대' 논란까지 겹치면서 지역 정치권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늘 '월간정치'는 대구·경북 행정 통합의 실현 가능성과 깊어지는 'TK 홀대론'의 심각성을 짚어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지역 얘기부터 해 보겠습니다. 대구시와 경상북도가 행정 통합 특별법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서 본격적으로 공동 대응에 나섰다는 소식입니다. 이런 결과를 위해서는 시‧도민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고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하는 현실적인 과제가 있는데요. 두 분 보시기에 대구경북 통합이 반드시 가야 할 길인가, 실현 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추경호 체제로 들어서면서 2028년 총선 때 법을 개정하고 대구경북 통합특별시를 출범시킨다는 목표는 대략 합의된 것 같아서 쉽지는 않지만, 과거보다는 실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구경북 통합이 가야 할 길인가라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좀 회의적으로 봅니다. 꼭 ‘통합이 능사’만은 아니라는 건데요. 그러나 국가 전체에 정책 드라이빙, 이전에도 그렇고 이재명 정부 들어와서 특히 통합을 중시하고 있고 인센티브를 주고 있기 때문에 이를 놓칠 수는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 정권에서 광주전남에 20조 원을 주겠다고 한 이상 거기에 거의 상응하는 대구경북 통합에 대한 인센티브가 올지는 저는 좀 회의적입니다.
[천용길 시사평론가]
두 단체장이 2028년이 가능하다고 이런 제안을 했을까 하는 부분에 대해서 저는 회의적입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광역 단위 행정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흐름이라서 시간은 걸리더라도 행정 통합이 이루어질 것 같은데 28년은 좀 쉽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28년 총선 전에 특별법 통과하고 출범하는 걸 목표로 하면 단체장도 새로 선출해야 하거든요. 이걸 추경호 시장과 이철우 지사 모두 진심으로 바라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기에는 좀 어려운 것 같아요. 오히려 2030년 지방선거가 대통령 선거와 같은 해에 치러지지 않습니까? 이 시점에서 행정 통합이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국민의힘 대구시당 위원장 김승수 의원이 선출됐습니다. 권영진 의원이 유력했는데 ‘멱살잡이 논란’으로 물러났고 한 달 넘게 표류하다가 김승수 의원이 시당위원장이 됐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천용길 시사평론가]
사실 국민의힘이 모든 지역구 국회의원을 가지고 있는 대구는 시당 위원장의 권한이 그리 크지 않습니다. 다만 당 중앙당 지도부와 관계를 맺거나 다른 역할을 꿈꿀 때 본인 지역구 이외에 다른 지역구의 당원들, 당의 주요 간부들과의 관계를 맺기 용이하다고 하는 차원 정도가 있는데요. 뭔가 역할을 하기에는 국민의힘 중앙당 지도부 체제에서는 그리 크지 않아 보이고, 집권 여당일 때는 시당 위원장이 주도적으로 뭔가를 해내고 생색내기도 좋지만 지금은 야당이기 때문에 시당 위원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서 뭔가 달라지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오히려 집권 여당과 소통을 하거나 통로가 있는 시당 위원장이라면 뭔가 좀 성과를 낼 수도 있는데 김승수 위원장이 그 역할을 그동안 해왔다고 보기에는 좀 어렵지 않은가, 오히려 권영진 의원이었다면 그 역할을 좀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좀 남습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크게 보면 국민의힘이 보수라면 보수의 심장이라는 대구를 총괄하는 대구시당 위원장이 상징성이 있겠죠. 그러나 대한민국의 행정부 구조와 정당구조는 거의 비슷합니다. 굉장히 중앙 집권적이죠. 그래서 대구시당의 존재감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크지 않습니다.
다만 천 평론가께서 권영진 시장이 차라리 나을 뻔하지 않았냐 하셨는데 뭐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최근에 여러 외부적인 역풍에서 몰려오는 대구 경북의 위기에 대해서 대구 지역 국회의원들이 똘똘 뭉쳐서 여러 일을 해주길 바라는데 그런 역할을 김승수 시당위원장이 좀 헤쳐 나갈 수 있을지 그게 앞으로 관심거리일 것 같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지역 국책 사업 선정 등에서 '대구·경북 패싱' 논란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실제 지역 홀대가 심각하다고 보시는지, 그리고 지역 정치권은 어떤 해법을 내놓아야 할까요?
[천용길 시사평론가]
대구·경북 홀대론이 가시화된 대표적 사례가 바로 경북대학교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 탈락입니다. 선정된 3개 거점 국립대가 충남대, 전남대, 부산대입니다. 권역별 배분을 고려하더라도 호남 전체 인구와 맞먹는 대구·경북에서 경북대가 탈락한 것은 인구 규모상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공교롭게도 선정된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장이 모두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고려가 작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남아 있는 ‘2차 공공기관 이전’도 많은 분이 우려할 수밖에 없는데요. 한국가스공사와 석유공사를 통합해서 ‘에너지 자원 공사’로 하겠다고 했을 때, 석유공사는 울산에 있는데요. 울산 시장은 민주당 소속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역 정치권이 여당 비판에만 머물지 말고, 정부와 여당을 실질적으로 설득하는 대여 협상력을 발휘해야 하는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얼마나 역량을 발휘할지가 사실 미지수이긴 합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가스공사와 석유공사의 통합 사안은 지레 위축될 필요는 없습니다. 대구 시민들이 전략적으로는 당연히 한국가스공사가 석유공사를 흡수해서 통합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죠. 홍의락 가스공사 사장과 통화를 해봤을 때도 그런 인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규모 면에서 한국가스공사가 석유공사보다 10대 1 정도로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죠. 다만 이번 통합을 정치적 논리로 재단해 울산 쪽으로 힘을 싣는다면 걷잡을 수 없는 갈등이 일어날 것입니다.
현 정권에서 'TK 패싱'은 매우 심각한 수준입니다. 이재명 정부 입장에서 대구·경북은 국정 동력을 기대하기 힘든 '버린 카드'에 가깝다는 인상을 줍니다. 더 큰 문제는 이를 대하는 지역 정치인들의 태도입니다. "어쩌겠느냐"며 무기력한 허무주의에 빠져 있습니다. 위기 앞에서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못하는 지역 정치권의 허무주의야말로 가장 심각한 문제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가 김부겸 전 국무총리에게 국민통합위원장직을 유력하게 제안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제안 받은 김 전 총리는 청와대에 "쓴소리를 각오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하는데요. 청와대가 김부겸 카드를 꺼내든 배경과 김 전 총리가 언급한 ‘쓴소리’는 어떤 의미일까요?
[천용길 시사평론가]
김부겸 전 총리는 국민통합위원장직을 제안 받은 이후에 최근 언론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여기에서 ‘쓴소리’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그런데 김부겸 전 총리가 가지고 있는 품격과 정치적인 특성을 살펴본다면 소위 말하는 ‘막말’을 하지 않는 것이죠. 쓴소리를 하더라도 상황과 때를 보고 적절한 수위에서 이야기를 하죠. 이런 언행이 정권에 부담이 안 된다고 판단하는 것 같고요.

두 번째는 김부겸 전 총리가 ‘국민통합위원장’으로 제안을 받았지만, 사실은 더불어민주당 ‘당내 통합’을 이끌 적임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전당대회 이후에도 당내 갈등이 계속되면서 친명계와 비명계 간의 내홍이 이어지는 가운데, 어느 한쪽으로도 비토나 미움을 받지 않는 김 전 총리가 아닌가 하는데요. 그런 면에서 청와대가 국민통합위원장 제안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민주당의 당내 통합이 곧 국민 통합과 연결될 수도 있겠죠. 그런 부분은 제가 동의하는 부분이고요. 민주당 내부에는 당권 경쟁 이후 노선을 둘러싼 심각한 갈등이 존재합니다. 김 전 총리는 특유의 '심모원려' 태도를 바탕으로 당내 갈등을 진정시키는 중재자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이며, 향후 대권 가도에서도 완전히 사라진 카드가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김부겸 전 총리는 최근에 “당이 좀 분란인데 내가 진정시키고 싶다”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또, 김민석 당대표가 '민주당의 황금시대'라는 현수막을 전국에 내건 것을 두고 "민생이 어려운 시기에 신중치 못하다"라는 이야기도 남겼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의 구도를 본다면 정치를 좋아하시는 분에게는 좀 재미있는 상황도 벌어질 것으로 예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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