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 실종 사건의 허위 종결 여파로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해마다 수만 건의 성인 실종이 발생하지만, 법률상 ‘가출인’으로 분류되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제도 보완이 시급합니다. 오는 10월에는 7대 중대범죄 수사를 전담할 중대범죄수사청이 공식 출범할 예정인데요. 형사사법 체계의 대전환이 예고되지만, 민생 수사 지연과 인력 수급 등 여러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토크ON'은 성인 실종을 둘러싼 법적 공백을 논의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성중탁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지연 변호사 두 분 모셨습니다. 얼마 전 제주 실종 사건으로 한동안 나라가 온통 뉴스로 도배되다시피 했는데요. 사건을 계기로 실종자, 특히 성인 실종자 관리와 초동 대처에 여러 문제가 있다는 점이 부각됐습니다. 실종 상황과 심각성을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말씀해 주실까요?

[성중탁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현재 실종 관련 법률은 ‘실종아동법’이 있는데, 그 적용을 받는 아동 실종의 경우 보통 연간 2만 건 이하라고 합니다. 성인 실종 건수는 아동에 비하면 3배 이상 많습니다. 이번 제주 실종 사건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성인의 경우 범죄와의 연관성이 명백하게 인정되어야만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수사에 착수한다는 것은 위치추적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 아동은 그런 요건 없이 바로 위치추적이 가능해 신속히 찾을 수 있습니다.

경찰 입장에서도 실종 접수 건수는 많은데 근거 법률이 없다 보니 적극적인 수색에 한계를 겪다가, 결국 제주 경찰관처럼 허위 기재로 종결 처리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실종 건수는 급증하는데 위치추적을 위한 영장 청구 요건인 수사의 긴급성이나 범죄 혐의의 명백성을 입증하기 어렵다 보니 법적 사각지대가 발생했고, 십수 년 동안 방치되어 온 상황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최지연 변호사는 어떻게 보십니까?

[최지연 변호사]
보통 아동이나 치매 환자, 장애인의 경우 실종 시 사안의 심각성을 크게 인지하지만, 성인 실종은 상대적으로 경각심이 낮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로 통계를 보면 발생 건수가 예상보다 훨씬 많습니다. 신고된 7만 건이 모두 장기 미제로 남는 것은 아니고, 대부분 비교적 신속히 소재가 확인되거나 스스로 귀가해 2025년 기준 99%가 한 달 안에 종결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제주 실종 사건을 계기로 사건 종결이 적법하고 철저하게 이루어졌는지 검증하는 장치가 과연 충분하냐는 의문이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성인 실종은 단순히 가출인으로 분류되어 경찰의 수색 권한이 극히 제한되고 종결 통제 시스템조차 부재하다는 점이 가장 심각한 문제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성인은 어떤 법 조항의 차이 때문에 단순 '가출인'으로 분류되는 것입니까?

[최지연 변호사]
'실종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줄여서 '실종아동법'이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보호 대상을 세 부류로 한정합니다. 첫째는 실종 당시 18세 미만인 아동, 둘째는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 셋째는 치매관리법상 치매 환자입니다.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18세 이상의 성인은 실종아동법 보호 대상에서 제외되며, 경찰청 예규인 '실종아동등 및 가출인 업무처리 규칙'에 따라 단순 가출인으로 분류됩니다. 법률이 아닌 경찰 내부 행정규칙에 머무르는 것입니다.

입법 취지는 성인의 '자기 결정권'을 존중한다는 데 있습니다. 성인이 스스로 판단해 연락을 끊고 잠적한 경우에 국가가 강제로 찾아 나서는 것은 보호가 아닌 감시가 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위치정보 확인 권한입니다. 실종아동법에서는 경찰관서장이 통신사나 인터넷 사업자에게 위치정보와 통신사실 확인 자료를 요청할 수 있고 사업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지 못합니다.
반면 성인에게는 해당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위치정보법상 경찰이 성인의 위치정보를 요청할 수 있는 경우는 목격자가 구조를 요청하거나 실종된 본인이 직접 구조를 요청한 두 가지 상황뿐입니다. 가족이 실종 신고를 했다는 이유만으로는 경찰이 곧바로 위치정보를 추적할 수 없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제주 실종 허위 종결 사건을 두고 정치권 공방도 벌어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보완수사권이 남아 있던 체제에서도 막지 못하지 않았느냐며 제도 탓을 하지 말라고 반박했고, 국민의힘은 사법체계 개편에 따른 부실 수사의 전조라며 검찰의 통제 기능을 살려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교수님, 여야 공방의 본질을 어떻게 보십니까?

[성중탁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여야 입장이 충분히 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실종 사건이 일반 범죄 수사와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1차로 경찰이 임의로 종결할 수 있는 구조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과거 수사권 조정 전에는 모든 사건에 대해 경찰이 1차 수사를 하고 2차적으로 검찰이 걸러주는 시스템이 작동했습니다. 현재는 경찰이 1차 수사종결권을 갖고 전결 처리할 수 있습니다. 외부적인 감시 및 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유사한 은폐나 허위 종결이 재발할 위험성이 큽니다.

[최지연 변호사]
저는 보완수사권 문제와 관련해서는 교수님과 시각을 달리합니다. 이 사건은 형사 입건조차 되지 않고 실종 접수 단계에서 종결되어 검찰로 넘어간 수사 기록 자체가 없습니다. 보완수사권이 작동할 수 있는 단계 이전에 이미 닫혀버린 사안이므로, 보완수사권의 유무로 사건의 방지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경찰 권력의 비대화나 남용의 문제라기보다는 마땅히 해야 할 기초 사실 확인조차 외면한 채 사건을 종결해 버린 직무 유기적 문제입니다. 따라서 이 사건이 드러낸 핵심 공백은 입건 전 접수와 종결 단계를 통제할 내부 검증 시스템의 부재입니다. 수사 개시 전 단계에서 부실 종결을 어떻게 감시하고 차단할 것인가로 논의의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경찰의 부실 수사와 셀프 종결을 막으려면 어떤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겠습니까?
[최지연 변호사]
일선 현장의 격무와 인력난은 실재합니다. 이번에도 일이 많아서 그랬다는 진술이 나오기도 했고요. 하지만 인력 증원은 예산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지만, 내부 통제 장치 마련은 당장 실행할 수 있습니다. 셀프 종결 문제는 1인의 실무자가 모든 것을 자의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구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따라서 종결 권한의 분리가 시급합니다. 이번 사건의 경우 한 명의 담당자가 접수, 수색 종결, 시스템 전산 자료 삭제까지 전권을 행사하며 재직 중 관할 성인 실종 사건의 28%를 혼자 종결 처리했습니다. 최소한 사건 종결 시 팀장 이상의 결재를 의무화하거나, 삭제 권한은 현장 실무 담당자에게 주지 않는 조치가 필요할 것 같고요.

둘째로 '신고자에 대한 통지 의무'를 규정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종결 사유를 신고자에게 공식 통지하도록 하면 가족들이 방치되는 상황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자기 결정권 보호와 스토킹 등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무사 여부'만 통지하고, 구체적 소재지 공개는 본인 동의하에 제한해야 합니다. 아울러 당사자가 소재 통보를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종결할 때는 통화 녹음 등 객관적 입증 자료를 반드시 남기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성 교수님, 추가적인 대안이 있으십니까?

[성중탁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일본 경찰청의 '특이 행방 불명자' 제도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은 법규성을 지닌 경찰청 훈령을 통해, 성인이라도 범죄 피해, 유괴, 자살 등의 우려가 조금이라도 인정되면 '특이 가출인'으로 지정해 즉각 강제 수사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성인 실종을 단순 가출로 치부해 영장 청구를 원천 차단하는 우리 제도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좋은 참고 사례가 될 것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성인 실종법' 제정 논의가 꾸준히 이어졌지만, 입법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최근에 성인 실종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여러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요. 법안을 제정한다면 반드시 보완해야 할 쟁점은 무엇입니까, 최 변호사님?

[최지연 변호사]
저도 법 제정은 좀 필요할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반드시 생각할 첫 번째 쟁점은 '법안 악용 가능성' 우려를 철저히 차단해야 합니다. 가정폭력이나 스토킹 피해자, 채무 회피자 등이 거처를 옮겼을 때 가해자나 채권자가 실종 신고를 악용해 소재를 파악하는 통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발견 시 신고자에게는 '생존 및 무사 여부'만 알리고 구체적 소재는 본인 동의가 있을 때만 공개하는 원칙이 법률에 명시되어야 합니다.
또한, 이번 제주 사건처럼 '본인이 원치 않는다'라는 사유를 허위로 악용하지 못하도록 객관적 증빙 자료 보관을 법적 의무로 규정해야 합니다. 확인 절차 없이 사유만 인정한다고 하면 이건 또 보호 장치가 아니라 면죄부를 줄 수 있으니까요.

두 번째로 '위치 추적에 대한 요건과 사후 통제'가 필요합니다. 영장 없는 긴급 위치추적의 요건을 명확히 하고, 사후에 법원이나 외부 통제 기관이 정당성을 점검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합니다. 만약에 권한만 주고 통제를 두지 않으면 이번 사건처럼 조회도 안 하고 닫는 문제도 생길 수 있지만, 함부로 조회하는 문제도 생길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권한을 부여하되, 오남용을 통제할 수 있는 것을 모두 한 법에 넣는 것이 핵심입니다.

[성중탁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덧붙이면 법을 개정하지 않더라도, '실종 전담반'을 따로 구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실종 수사 부서가 격무 부서로 꼽히다 보니 경찰의 인사이동이 너무 자주 있다고 합니다. 일종의 기피 부서가 되다 보니까 6개월이나 1년 단위로 잦은 인사이동이 발생해 전문성이 축적되지 못합니다. 실종 사건을 전문 사건화하고 전담 부서와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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