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996년 농지법 시행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농지 전수조사에 착수해 농지 실태 파악과 법 개정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농촌 현장의 불안과 반발이 커지자, 정부는 상속 농지와 고령층 임대 농지를 처분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후속 수습책을 내놓은 상황입니다. '토크ON'은 사상 첫 농지 전수조사의 배경과 농업 현장의 영향을 살펴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정부가 사상 첫 농지 전수조사에 들어갔는데요. 농지법 제정 이후 사실상 30년간 방치하다시피 해온 농지 관리 부실을 바로잡겠다는 취지인 것 같습니다. 이번 정부의 전수조사에 대한 총평 듣고 개별적인 사안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김승규 경북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우선 필요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농지는 농업용 토지인데 이것을 누가 소유하고 생산을 하는지 한 번도 전수로 파악된 적이 없습니다. 그런 정보를 취득하는 첫 조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농업은 소규모 고령농 중심 구조입니다. 정확한 현황을 알아야 지속 가능한 농업으로 바꿀 길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한 과정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제도와 현실 사이에 간극이 넓을 것이라는 것은 예견된 것이었는데 전수조사와 처분을 강제하는 제도 변경을 동시에 진행을 하니 현장의 걱정과 우려가 커졌습니다.
게다가 이해 당사자가 농촌에 국한된 것이 아니어서 국민적 관심이 커졌고 정치적인 해석까지 난무하면서 전수조사의 취지가 논란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이 조사가 단속으로 끝나지 않고 농업의 구조를 바꾸는 출발점이 되도록 후속 설계를 제대로 하는 것이 당면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금시면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조직교육위원장]
농지 전수조사가 농지법 개정 이후 30년 만이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일제 시대 1910년에 조사된 이후 거의 116년 만에 처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농지를 둘러싼 것은 굉장히 복잡하게 얽혀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전체 농지가 얼마인지 알고 있는 것은 추정치 밖에 없습니다. 정확한 농지 면적 그리고 농지의 소유 관계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 휴경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지목 변경을 해야할 농지는 얼마인지에 대해서 정확한 데이터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농지 전수 조사가 농지와 관련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의미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러나 아쉽게도 처분, 이행 강제은 무엇인가 징벌하고 위법적인 사항에 대해서 벌하겠다는 이미지가 부각되면서 원 취지가 희석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정부가 이번 전수조사에서 벼르고 있는 게 농지를 가진 사람이 투기 목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나 혹은 중대한 방식으로 농지로 사용하지 않고 불법 전용하고 있는 걸 적발하겠다 인 것 같은데요. 생각도 드는데요. 농지투기 중대한 불법 전용은 어떤 겁니까?

[김승규 경북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다양한 사례가 있겠지만 정부가 투기로 보겠다는 것은 지금 세 가지로 좁혀진 상황입니다. 첫 번째로 토지거래 허가 구역에서 영농계획서를 내고 산 뒤에 방치하거나 임대하는 경우입니다. 두 번째 허위 영농계획서로 지분을 취득해 놀리거나 임대하는 경우입니다. 그리고 농업법인을 내세워 농지를 사들인 뒤 쪼개 팔거나 임대하여 부동산 수익을 내는 경우입니다. 또한 중대한 불법 전용이라고 하는 것은 과거에 절대 농지로 불리던 농업진흥지역 내의 농지를 야적장이나 야영장 같은 비농업 시설로 바꿔버린 경우를 말합니다.

반대로 고령이나 상속으로 못 짓는 농지 이웃이 대신 짓는 농지는 이번엔 같은 취급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입니다. 이 구분이 선명할수록 현장 불안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상호 사회자]
정부가 농지와 관련한 불법과 투기 잡겠다고 했더니 농촌 현장이 좀 뒤숭숭하고 발칵 뒤집혔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금 위원장님 전수조사 발표 이후에 농민들의 구체적인 반응은 어떻습니까?

[금시면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조직교육위원장]
제가 안동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데요. 안동 여러 지역에 물어봤는데 제가 느끼는 것처럼 너무나 평온합니다. 사실 농지 전수조사가 농촌 현장을 발칵 뒤집었다, 뒤숭숭하다는 것은 그 농지가 어느 지역에 있는 농지인가, 농민이 임차농인가 고령농인가에 따라서 다양한 형태로 반응이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령 임차농들은 이번 농지 조사 과정에서 자기의 임차 농지가 지주에게 빼앗기지 않을까하는 불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실제 임차농들의 농지가 뺏기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고령농은 계속 영농 활동을 할 수 없는데 땅을 팔려고 해도 살 사람이 없고 이제까지 관행적으로 해왔던 임대가 위법 행위라는 공포심이 있기 때문에 불안한 요소가 있었고요.그래서 현장에서는 이제까지 해오던 대로 하면 되지 왜 이렇게 하느냐는 불만도 제기가 되었는데요. 이런 것이 농지 전수조사의 취지를 반대하는 만큼의 수준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현장에서는 이런 목소리도 있습니다. 농지 전수조사를 하니까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하게 되고 농업 지원 안에서 소외되었던 것이 오히려 양성화되는 것이 아니냐? 예를 들면 영농 지원이나 재해 보상, 공익 직불금 이런 것에 대한 직접적인 수혜 대상으로 되니까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이 농지 조사가 여러 형태의 다양한 층위에서 반응을 끌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교수님 1차 조사할 때 위법 의심 농지 27%라고 지목을 했는데요. 이 위법 의심 농지 27% 실체, 어떻게 봐야 할까요?
[김승규 경북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27%라고 하는 발표는 확정된 위법이 아니라 행정 자료로 걸러진 어떤 의심 상황이고요. 확인이 필요한 대상입니다. 그래서 실제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고요. 이것은 현장 사정을 가려내는 것이 심층 조사의 몫이기 때문에 의심 비율만으로는 걱정하실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중에서 가장 큰 불법 임대차 의심이 21.1%인데 상속받았거나 은퇴해서 직접 농사짓기 어려운 소유주가 이웃에게 구두로 빌려준 관행을 따랐을 가능성이 큽니다. 현행법상으로도 사적 임대차 자체가 불법은 아닙니다. 상속 농지나 고령농의 은퇴 등 적정한 조건 하에서는 개인 간 임대차가 허용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자격 요건을 유지하기 위해서 농지 대장이 반영되지 않은 그러한 경우라면 직불금 수령이나 양도세와 관련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서면 계약이나 농지은행 위탁으로 유도하고 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73%는 대부분 문제가 없길 바라지만 서류로는 드러나지 않는 투기 사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수도권과 토지거래허가구역은 1차 조사와 관계없이 처음부터 심층조사 대상이기 때문에 심층조사에서 투기 행위가 가려져야 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이재명 대통령이 2월 국무회의 때 농지 전수조사를 얘기 뒤에 3개월 만에 조사 계획 마련하고 실행에 옮겼습니다. 전수조사가 성급히 추진되면서 이 설계가 좀 정교하지 못했다, 금 위원장님 주위에서 이런 얘기가 좀 많이 나오나요?

[금시면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조직교육위원장]
그렇죠. 이 농지 전수조사는 거의 빛의 속도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빠르게 하다 보면 담지 못하는 것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듯이 110년이나 지난 농지와 관련해서 복잡하게 얽혀져 있는 현장의 다양한 양상들의 다 담아내지 못한 것이기도 한 것 같아요.
그래서 현장과 충분하게 소통하고 이 농지 전수조사의 취지가 무엇인지, 조사 과정에서 이런 것을 조사할 것이고 나타날 수 있는 문제가 이런 것인데 여러분들의 의견들은 어떤가? 하는 과정이 마련이 됐어야 됐는데 그런 과정이 충분하게 마련이 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고요.또
이 농지 조사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에 대해서 어떤 원칙과 어떤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에 있어서도 일관성이 떨어지지 않나 합니다. 지금 정부에서 발표한 후속 조치를 보면 관행적 임대차를 경미한 농지법 위반 사례로 그냥 덮고 가겠다는 것인데 이것이 실제 경자유전, 농지 농용이라는 원칙에 부합한 것인가에 대해서도 조금 더 심층적인 논의가 필요함에도 그냥 덮고 가겠다는 것은 농지 전수조사 그리고 이후의 농지 농지와 관련된 정책에서의 뚜렷한 원칙과 방향이 좀 미비한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이 듭니다.

[김승규 경북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후속 대책의 내용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빨리 나왔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는 그만큼 많은 걱정과 우려가 나왔다는 뜻이고요. 사전에 설계와 검토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이런 대책을 먼저 마련해 놓고 시작했더라면 어 부작용을 최소화하여 정책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좀 더 논의돼야 하는 쟁점이고 필요한 대책은 뭔지 두 분께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후속 조치를 10월 8일날 농지 조사 후속 조치 발표하고 난 뒤에 예외를 만들었습니다. 두 분 보시기에는 적절한 완화책으로 제시된 거로 보십니까? 아니면 원칙이 흔들린 이렇게 되면 아무 원칙도 없어지는 것 아니냐 이런 원칙이 흔들린 땜질이라고 보시는지요?
[김승규 경북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저는 원칙이 완전히 폐기됐다고까지 생각하지는 않고요. 뒤늦게나마 순서를 바로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10월 8일 방침의 핵심은 앞서 말씀하신 대로 투기 유형이 아니면 이번 조사 결과를 근거로 처분하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엔 농지은행에 맡겨야 이러한 처분을 유예한다고 했었고 그 이후에는 최근에 맡기지 않아도 처분하지 않는 것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현장 불안을 덜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일 수 있습니다.

다만 보름 남짓 사이에 기준이 두 번 바뀌어서 정책 신뢰가 흔들렸다는 점 그리고 투기 목적을 누가 어떻게 판단하는지 기준이 명료하지 않으면 그간의 불안이 해소되기 어렵습니다. 완화가 땜질로 끝나지 않으려면 이런 방침이 더는 흔들리지 않고 좀 더 일관성을 가지고 추진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금시면 전국농민회 경북도연맹 조직교육위원장]
정부의 후속 조치가 현장의 달래기용도 맞고 땜질용도 맞다고 생각합니다.실제 애초에 농지 전수조사의 원칙과 방향대로 하면 사실 처분 대상이 되거나 이행 강제금을 납부해야 할 대상이 됩니다. 그런데 농지가 너무나 많은 관련된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것이죠. 그리고 관습적으로 흘러왔던 이 흐름을 한순간에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어느 정도 이행 유예 기간을 둔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이 이행 유예 기간에 농지 임대차 계약서도 작성하고 전용도 합법적으로 하고 경작도 재개해서 농민들이, 경작자가 스스로 합법의 과정으로 들어오게 만드는 과정으로 좀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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