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8일 추경호 대구시장의 계엄 해제 표결 방해 혐의에 대한 1심 선고가 내려집니다. 선고 결과를 둘러싼 전망이 분분한 가운데, 재판 결과에 따라 대구시정에도 파장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월간정치’는 추경호 시장의 1심 선고 전망을 비롯한 지역 정치권 상황을 집중적으로 진단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천용길 시사평론가 두 분 오늘도 함께하겠습니다. 대구시정의 사법 리스크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요. 두 분은 재판부의 판단을 어떻게 예상하시는지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조심스럽습니다만 저는 무죄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왜 무죄에 좀 더 가깝다고 보느냐면, 첫째로 이것이 굉장히 정무적인 내용을 다루는 재판이기 때문입니다. 재판부가 정치적으로 판결한다는 뜻이 아니라, 다루는 내용 자체가 정치적이고 정무적인 행위를 법률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재판이라는 뜻입니다.

두 번째는 추경호 현 대구시장의 당시 직책이 국회의원이자 원내대표였습니다. 국회의원은 헌법에 명시된 독립적인 개별 헌법기관입니다. 이런 국회의원 개개인의 정치적 행위를 과연 사법부가 표결 방해로 재단할 수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특검에서는 일관되게 추 시장이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밀접하게 소통했다는 점을 파고듭니다. '단일 대오를 형성하지 않았느냐?', '당정 일치를 주장하지 않았느냐'며 강하게 추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통상적인 여당으로서 당정 간의 단일대오 유지나 원내대표로서 대통령실과의 정무적 소통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것이 결과적으로 내란 범죄에 가담하거나 표결을 방해한 법적 전제 조건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정상적인 법리 판단을 거친다면 무죄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다만 내란 특검과 전담 재판부의 특성상 정치적 외풍의 영향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섣불리 단정하기 힘든 측면도 있습니다. 결국 대법원까지 간다면 유무죄 판단이 심급마다 엎치락뒤치락할 소지도 많다고 봅니다.

[천용길 시사평론가]
1심 재판 결과는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경기와 비슷하다고 봅니다. 대구에 있는 삼성 라이온즈 팬들은 당연히 삼성의 승리를 예상할 것이고, KIA 타이거즈 팬들은 KIA의 승리를 예상하듯이 양측 모두 각자의 논리와 근거를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유죄가 나오든 무죄가 나오든 재판부는 나름의 법리적 근거를 충분히 제시할 것입니다.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느냐의 차이일 텐데요.
다만 한 가지 짚어볼 점은 특검이 징역 20년을 구형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번 계엄 및 내란 관련 사건들의 구형과 선고 형량을 비교해 보면, 유죄로 인정될 때 20년 구형은 정합성을 맞춘 수치입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이보다 조금 높았고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이보다 조금 낮았습니다.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라는 헌법적·정치적 위상을 지닌 정치인의 책임이 내란 관련 혐의 선상에서 총리와 장관 사이 정도의 책임 선상에 위치한다고 특검이 판단한 것입니다. 유죄가 인정된다면 구형량 자체가 상징하는 정치적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유죄냐 무죄냐에 따라 대구시청은 시정 공백을 굉장히 다른 방식으로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 같습니다. 이 점은 어떻게 보십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한 개인으로서도 추경호 시장은 겉으로는 담담할지 몰라도 상당한 중압감을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피고인으로 기소되어 매주 재판을 받으러 서울을 오가는 상황 자체가 엄청난 에너지 소모이며, 시정 공백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게다가 대구시는 홍준표 전 시장의 대선 출마로 이미 1년여 간의 권한대행 체제 및 시정 공백을 겪은 바 있습니다. 그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또다시 리더십 위기가 이어지고 있고,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주요 국정 과제에서 대구·경북이 소외되는 이른바 'TK 패싱' 기류까지 겹치고 있습니다. 대구시로서는 대단히 엄중하고 위태로운 국면입니다.

[천용길 시사평론가]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1심 판결에 그치지 않고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심급마다 결론이 바뀔 수 있다는 관망세가 팽배합니다. 그러다 보니 1심에서 무죄가 나온다고 한들 시정 추진 동력이 온전히 살아나기 어렵습니다.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단체장의 임기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일상적인 시정 운영이야 대법원 확정 전까지 굴러가겠지만,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이나 대구·경북 행정통합 같은 굵직한 국책 사업들은 사실상 추진 동력을 잃고 멈춰 설 수밖에 없습니다. 설령 무죄가 나오더라도 집권 여당인 민주당은 '사법부의 봐주기 판결'이라며 거세게 비판할 것이고, 유죄가 나온다면 '내란 동조자가 이끄는 시정에 중앙정부가 어떻게 협력하느냐'며 전면적인 보이콧에 나설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국책 사업의 동력 확보는 사실상 '올스톱' 상태에 가깝다고 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어느 쪽이든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국민의힘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의 당원권 정지 1년 징계가 확정되면서 대구 달서구병이 사고 당협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중앙당이 권 의원 징계 동안 달서구병을 관리할 조직위원장을 새로 임명할까요, 아니면 대행 체제로 유지할까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현직 국회의원이 버티고 있는 지역구에 새로운 조직위원장 임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아마 해당 지역구 시의원이나 대구시당 중심의 직무대행 체제로 조직을 관리하는 선에서 정리될 것으로 봅니다.
권영진 의원 본인으로서는 억울하고 가혹하다고 느끼겠지만, 1년 당원권 정지 처분은 차기 총선 출마에 직접적인 걸림돌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 국민의힘 중앙당이 처한 전반적인 위기 상황을 고려할 때, 특정 지구당의 당원협의회를 재편하고 새로운 인물을 앉힐 만한 여유는 없어 보입니다.
[천용길 시사평론가]
저는 가능성이 낮기는 하지만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다고 봅니다. 최근 지역 정가에서 원외 인사들을 중심으로 달서구병에 도전해 보겠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고, 실제로 그런 의사를 타진하는 움직임도 감지됩니다. 특히 권영진 의원이 장동혁 지도부와 각을 세워왔다는 점이 변수입니다. 장동혁 대표 체제가 유지되는 동안 권 의원의 징계 기간이 겹치기 때문에, 지도부가 강력한 당 장악력을 행사하려 한다면 친장동혁계 인사를 조직위원장으로 임명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정책 현안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미래 대응 기금' 조성을 두고 대구시와 경상북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기금 재원을 마련하느라 지방교부세가 줄어들면 지방 생존이 곧바로 위협받는다는 논리인데요. 천용길 평론가, 어떤 결정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천용길 시사평론가]
우선 '지방교부세가 줄어든다'라는 표현은 사실관계를 정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래 대응 기금 신설은 기존 본예산 기준의 교부세를 깎는 것이 아니라, 예상치를 웃도는 '초과 세수'가 발생했을 때 초과분에 한해 기금으로 적립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따라서 당장 교부세 총액이 삭감되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다만 초과 세수가 발생하면 법정 배분율에 따라 지방교부세가 대폭 증액될 것으로 기대했던 지자체 입장에서는, 그 증가분이 기금으로 빠져나가니 실질적인 불이익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특히 대구·경북이 반발하는 배경에는 이 기금의 주된 투자처가 호남권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등에 집중될 것이라는 불신이 깔려 있습니다. '우리 몫은 줄고 타 지역으로 흘러간다'라는 우려 때문이죠. 따라서 이재명 정부가 호남뿐만 아니라 대구·경북 등 지방 전반을 아우르는 미래 전략과 배분 계획을 명확히 제시해야 설득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이재명 대통령이 세수 면에서는 상당한 운이 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만 10조 원대를 기록하는 등 반도체 호황으로 법인세와 근로소득세가 대폭 늘어나고 있습니다. 수십조 원의 세수가 쏟아져 들어오는 상황이죠.

문제는 세금이 많이 걷히자 중앙정부가 기존의 세금 분배 원칙을 우회하려 한다는 점입니다. '미래 대응 기금'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정부 입맛대로 쓸 수 있는 쌈짓돈을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사고 있습니다. 그러니 대구뿐만 아니라 인천, 광주 등 전국 지자체가 들고일어나는 겁니다.
이번에 공동 건의문을 낸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이 누구입니까? 민주당 출신 박찬대 인천시장입니다. 당적을 떠나 반발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죠. 현행 지방교부세법상 내국세 총액의 19.24%는 의무적으로 지방에 내려보내야 합니다. 현재 8대 2, 지방세까지 합쳐 7대 3 수준인 국세 대 지방세 비율을 6대 4로 개선하자는 것이 지방의 오랜 요구인데, 좋은 기회가 오니 중앙정부가 초과분을 떼어가겠다는 것은 지방 재정에 찬물을 끼얹는 일입니다. 게다가 국가 채무 상환에 우선 써야 한다는 경제학적 지적도 만만치 않은 만큼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박형룡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이 추경호 시장에게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전격 제안했습니다. 중앙에서는 여당이고 지역에서는 야당인 복합적인 구도 속에서 대구시정의 활로가 될 수 있을까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대구시 여야정 협의체 제안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민주당이 중앙 권력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대구시당을 중앙정부와의 가교로 활용하라는 취지입니다. 최근 민주당 대구시당은 중앙 부처 보좌관 출신 등 실무 역량을 갖춘 인적 자원이 많이 보강되었습니다. 실제로 김민석 국무총리가 대구 이시아폴리스를 방문해 디지털 산업 지원을 약속한 것도 이런 지역 통로가 작동한 결과입니다. 대구시가 이를 거절할 이유가 없습니다.

지금 대구는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닙니다. 신공항 국비 지원도 불투명하고, 경북대 10개 거점국립대 육성 사업도 전남대·충남대에 밀려 위태롭습니다. 국립치의학연구원 천안 유치설, 로봇특구, 뮤지컬 콤플렉스 건립 등 모든 현안이 멈춰 서 있습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만큼 여야가 대동단결해야 합니다.

[천용길 시사평론가]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대구시의 미온적인 태도는 아쉽습니다. 옆 동네 경상북도는 7년 만에 민주당 지도부와 당정 정책협의회를 열었습니다. 이철우 도지사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중앙 통로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대구시도 머뭇거리지 말고 여야정 협의체를 조속히 가동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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