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산업단지공단의 국비 사업이 엉망으로 이뤄졌다는 소식 연속해서 전해드렸습니다.
국비가 목적에 맞지 않는 엉뚱한 곳에서 줄줄 샌 이유는 무엇일까요?
산업단지공단 사업을 기업에 자율적으로 맡기는 구조가 가장 큰 문제로 꼽힙니다.
여기에 산단공의 엉터리 점검도 국비 유용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양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지난 2005년부터 해오고 있는 중소, 중견기업 지원 사업.
2021년부터는 R&D를 제외한 시장 조사나 시제품 제작 같은 이른바 '비 R&D 과제'에서 산학연에 예산 집행 권한을 줬습니다.
방식은 이렇습니다.
산업단지공단이 각각의 산학연 협의체에 해마다 1, 2억 원씩 국비를 미리 배정합니다.
산학연 협의체에 속한 기업이 과제를 신청하면 산학연 협의체가 과제를 선정해 국비를 주는 겁니다.
민간에 자율성을 주자는 취지였지만, MBC 보도에서 드러났듯이 일부 기업들은 이를 악용하고 있었습니다.
정부에서 발간한 보고서를 그대로 베낀 시장 조사 분석 사업이 2024년에만 10건, 국비 7,000여만 원이 허투루 쓰였고,
◀표절 보고서 제출 업체 대표▶
"죄송하지만, 그거 어떻게 그 사실을 알게 되신 거예요? 뜬금없이 전화해서 이 전화하시는 의중이 뭘까요?"
기업 간 기술이전에는 국비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산업단지공단 사업 지침까지 보란 듯 어기면서 2023년과 2024년에 국비 4,000여만 원이 기업 8곳에 흘러갔습니다.
◀기술이전 지원 사업 위반 업체 대표▶
"제가 결재하고 승인하는 부분들은 있기는 했는데 세부 내용들은 제가 자세히 모르고 있고 해서…"
이 사업 허점을 노려 심지어 '유령 회사', 즉 서류상 회사를 만들어 산업단지공단 사업 6건을 하면서 국비 5,000만 원을 타낸 의혹도 불거졌습니다.
산업단지공단은 당시 지침에 따라 사업 중에도 점검을 할 수 있고 최종 평가 때 현장 실태조사를 할 수 있지만 국비 유용을 막지 못했습니다.
이를 담당하던 산업단지공단 경북본부 직원은 MBC가 취재에 들어가자 최근 퇴사했는데, 징계는 받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자율'이라는 이름 아래 진행된 산업단지공단 비 R&D 사업은 해마다 수십억 원 규모로 4년간 이어졌습니다.
이번 MBC 보도로 밝혀진 구미 경북본부 외에 다른 지역 본부에서도 국비 유용 사례가 있을 거란 추측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해마다 수백억 원씩 쓰이는 산업단지공단 R&D 사업도 문제였습니다.
산업단지공단은 R&D 중간에 연차 보고서를 받아 평가하는 등 과제를 점검해야 하지만, 산업단지공단 경북본부 직원의 아내가 속한 경상북도 산하 양성평등 기관이 국비 수억 원짜리 철강 R&D 등에 참여하고 여기서 표절 용역 보고서를 내도 걸러내지 못했습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MBC 보도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내부감사를 특별감사반으로 확대하고, 적발하면 형사 고발 등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감사 범위도 전국으로 확대해 유사 사례가 있는지 조사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MBC 뉴스 양관희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그래픽 한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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