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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④ '유령 회사'로 국비 타내기도···"코로나로 본업 어려워서"

양관희 기자 입력 2026-09-17 20:30:00 조회수 71

◀앵커▶
구미에 있는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북본부에서 국비가 방만하게 사용된 소식, 연속해서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MBC가 취재해 보니 심지어 페이퍼 컴퍼니, 서류상 회사만 만들어놓고 국비를 타낸 의혹도 나왔습니다.

이 회사 대표는 실제 서울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사람인데, 코로나로 본업이 어려움을 겪어 자기가 잘 모르는 제조업을 하게 됐다고 밝혀 의혹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양관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경북 예천에 있는 한 오피스텔.

A 업체는 전자 코일 등을 제조한다며 이곳 한 호실을 주소로 사업자 등록을 냈습니다.

이 업체는 설립하고 몇 달 뒤 바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한국산업단지공단 사업을 따냈는데,

경북 구미의 한 제조업체에 돈을 주고 기술을 이전받았다며 2023년에 공단으로부터 국비 700만 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기업 간 거래를 할 수 없도록 한 산업단지공단 사업 지침을 위반한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A 업체는 2024년 산업단지공단 사업을 또 받아낸 뒤 돈을 주고 구미에 있는 한 진흥재단에 용역을 맡겼습니다.

그런데, 이 재단이 낸 용역 보고서, 2023년 정부가 낸 원문 보고서의 표지만 살짝 교체하고, 내용은 토씨 하나 다르지 않고 똑같았습니다.

표절로 만든 보고서로 국비 800만 원을 타냈습니다.

A 업체는 2024년 산단공 사업을 또 따냅니다.

이번엔 예천의 한 협동조합과 시제품을 제작했다고 산단공에 보고했고, 국비 2,000만 원이 협동조합에 들어갔습니다.

협동조합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조그마한 오피스텔에 책상 몇 개가 전부입니다.

과연 제품 제조 능력이 있기는 한 건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데, 대표의 말은 의심을 더 품게 합니다.

◀예천 모 협동조합 대표▶
"이사장직은 23년, 24년도에 변경을 하려고 계속했었는데 제가 다른 데 일을 하면서 거의 제가 관여를 거의 안 했어요."

결국 A 업체는 기업이나 보고서를 만드는 용역 업체 등이 산단공 국비를 부당하게 타도록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왜 그랬는지는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A 업체는 실체가 없는, 이른바 서류상 회사로 알려져 있다는 겁니다.

확인 결과, A 업체의 대표는 제조업이 아닌 서울에서 20년째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25년 초 구미에 있는 산업단지공단 경북본부를 통해 부당하게 국비를 타낸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자, 돌연 2025년 4월 폐업했습니다.

실체가 모호한 이 업체가 설립부터 폐업까지 2년 6개월 동안 공단 사업 6개를 하면서 타낸 국비는 모두 5,000만 원.

A 업체 대표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코로나로 여행사가 어려워 평소 여행사 고객이던 구미 업체의 도움을 받아 예천에서 회사를 운영했다"라며 "전문 분야가 아니다 보니 운영이 쉽지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A 업체를 상대로 국비 부당 수령이나 유용 의혹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MBC뉴스 양관희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그래픽 한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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