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산업단지에 있는 중소, 중견기업이 대학, 연구 기관 등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사업이 있습니다.
기업의 R&D, 즉 연구개발 역량 부족이나 정보 단절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비 사업인데요.
그런데 MBC 취재 결과, 경북의 기업과 연구용역 기관들이 다른 보고서를 그대로 표절해 국비를 타냈다가 무더기로 적발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양관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구 혁신도시에 본사가 있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산업집적지경쟁력강화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중소, 중견기업과 연구 기관 등으로 이뤄진 산학연 협의체가 국비로 R&D나 해외시장 조사 등 과제를 하겠다고 산업단지공단에 신청합니다.
선정되면, 산단공에 결과 보고를 하고 국비를 지원받습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유튜브▶
"산학연 네트워크 활동과 공동 R&D 과제를 지원하는 산업 집적지 경쟁력강화사업을 운영···"
그런데, MBC 취재 결과, 이 돈이 줄줄 새고 있었습니다.
경북 예천에 있던 한 협동조합입니다.
이 조합은 지난 2024년, 경북 지역 중소기업들로부터 사업 용역을 받아 산단공에 과제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MBC는 이 협동조합이 만든 보고서를 모두 분석해 봤습니다.
구미의 한 전자기기 제조업체가 주관하고 이 협동조합이 용역기관으로 참여한 과제인 '차량용 동력장치 해외시장 조사 및 분석'.
그런데, 정부가 2022년 발표한 보고서와 목차부터 내용, 그래픽까지 똑같습니다.
토씨 하나 다르지 않고 표절로 점철된 이 과제에 투입된 국비는 800만 원이었습니다.
◀표절 보고서 제출 협동조합▶
"죄송하지만 그거 어떻게 그 사실을 알게 되신 거예요? 뜬금없이 전화해서 전화하시는 의중이 뭘까요?"
이 보고서를 포함해 문제의 협동조합은 2024년 산업집적지경쟁력강화사업 3개를 하면서 모두 표절한 결과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경북 구미의 한 사단법인이 경북 지역 기업 7곳으로부터 용역을 받아 2024년 제출한 마케팅 보고서 7개도 모두 표절한 것입니다.
MBC가 확인한 표절 보고서만 10개.
기존 거를 복사해서 붙인 거나 다름없는 보고서로 국비 7,900만 원을 타냈습니다.
표절에 쓰인 원문 보고서는 '중소기업 전략기술 로드맵'이라는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에서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2024년 10개 과제 모두 표절로 확인돼 2026년 초 기업으로부터 국비를 회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 사업 지침에 따라 지원된 국비의 5배 안에서 제재부가금을 부과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았습니다.
또 업무방해 등으로 형사고발도 가능했지만, 이 역시 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관계자▶
"제재부가금 이런 거 관련해서 심의를 했는데요. 기업한테 더 불이익한 처분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보시면···"
심지어 표절 보고서를 쓴 문제의 용역기관 두 곳과 이들과 연루된 상당수 기업은 현재 공단과 함께 산업집적지경쟁력강화사업을 또다시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MBC 뉴스 양관희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그래픽 한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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