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지방선거 후폭풍이 거세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부실한 선거 관리에 따른 선관위 개혁부터 기초의회 선거구 쪼개기 방지법까지, 반복되는 선거 제도의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토크ON'은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모시고 선거 제도 개혁 과제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김상호 사회자]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나오셨습니다. 의원님, 6.3 지방선거 이후에 처음 오셨는데요. 본격적인 주제를 말씀드리기 전에 선거 얘기를 한 번 해보겠습니다. 경북도당 위원장으로서 선거를 치르면서 느끼셨던 소회와 평가부터 말씀해 주실까요?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한마디로 정리하면 '아쉬운 승리'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초의회에서는 선전을 이루었지만 정작 광역의회에서는 2018년 선거와 비교했을 때 처참한 성적표를 냈고, 무엇보다 김부겸 후보의 선전이 있었지만 패배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희한테는 매우 아쉬운 승리입니다. 그렇지만 김부겸 후보가 대구 역대 민주당 후보로서는 가장 많은 득표인 58만 6,000표가 넘는 표를 얻었습니다. 대구 시민들의 변화 욕구는 확인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아쉬운 승리라고 하셨는데요. 이번 지방선거 상황 좀 더 살펴본다면 TK에서 '선거구 쪼개기'가 여전했습니다. 의원님께서 최근 '기초의회 선거구 쪼개기 방지법' 관련한 법안을 발의하셨는데요. 법안의 내용과 기대효과를 말씀해 주실까요?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기초의회 선거구 획정은 선거구획정 위원회에서 안을 시·도의회에 제출하면 최종적으로 의결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선거구획정위가 제출한 안과 다르게 대구시의회와 경북도의회가 선거구를 완전히 쪼개기 한 것이죠. 4인 선거구로 안을 제출한 것을 2인 선거구로 쪼개거나 3인 선거구로 안을 냈는데 두 개로 합쳐서 2인 선거구 3개로 만드는 식으로 한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기초의회에서 선거를 준비하고 있었던 사람들이 아주 적은 표 차이로 떨어지는 일이 발생했고, 선거구획정위가 기본적으로 추구했던 '기초의회의 다양성 확보'라는 방향이 전면적으로 훼손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예를 들면 대구는 6개 구에 배치된 4인 선거구를 14곳의 2인 선거구로 바꿨고요. 경북은 대표적으로 포항시 북구가 그랬습니다. 3인 선거구 5곳이 2인 선거구 6곳, 그리고 3인 선거구 1곳으로 쪼개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이렇게 한 이유가 뭐라고 보십니까?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다들 아실 텐데요. 지역에서 국민의힘이 정당 지지율이 사실은 민주당의 2배가 넘지 않습니까? 2배가 넘으면 2인 선거구를 만들었을 때 2개 의석은 모두 국민의힘이 가져갑니다. 이걸 노리고 한 것이죠.

[김상호 사회자]
선거구획정위원회가 만든 내용과 관계없이 기초의회가 마음대로 다시 바꿀 수 있는 조례를 만들 수 있는 상황이죠. 국회에 여러 건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지 않습니까? 의원님 것을 포함해서요. 앞으로 선거 제도는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서는 선거구획정위의 안을 국회가 수용하게 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기초의회는 선거구획정위 안을 시·도의회에서 마음대로 바꾸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을 막자는 취지에서 제가 선거구 쪼개기 방지법을 발의한 것이고요.

발의된 공직선거법 개정안들의 방향은 '정치의 다양성을 확보하자'라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초의회에서는 중대선거구를 최대한 확대해야 합니다. 광역의회 역시 소선거구제 방식으로는 의회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어려우니 중대선거구제를 확대하자는 것인데, 이번에 시범적으로 네 군데에서 적용이 되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번 시범 도입을 발판 삼아 다음 선거에서 더 확대해야 한다고 보고요. 자치단체장 선거에 있어서는 결선투표제 도입을 통해 사표를 방지하고, 실질적인 정치 개혁 법안들이 이른 시일 내에 처리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6.3 지방선거 이후에 부각된 가장 큰 문제죠.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국민이 다 같이 공분하시고 충격적인 사실들이 밝혀지기도 했는데요, 알고 보니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지난 대선이나 4년 전 지방선거 때도 유사한 일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사안의 심각성을 어떻게 보십니까?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투표용지가 부족한 일이 발생한 건 꽤 여러 차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 사전투표율이 높아지면서 본투표 당일 투표용지를 공급하는 일이 예상대로 돌아가지 않았던 측면이 있고요. 과거 투표용지가 부족한 일이 있었지만, 투표가 중단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국정조사특위에서 해당 사안을 다루면서 드러난 다른 문제도 너무 많았습니다. 감사원 감사 사례 중 예를 들면 시·군 선관위 위원들은 각 정당과 시민사회 추천을 받아 외부인들로 구성이 됩니다. 이분들이 회의에 참석하면 수당을 주게 되어 있는데, 수당을 개별 위원들의 통장이 아니라 총무를 정해 '총무 통장'으로 들어가고, 총무가 돈을 모았다가 나중에 선관위 직원들이 여행을 가거나 할 때 찬조하는 형식으로 쓰였습니다. 이 문제를 안 된다고 지적을 했더니 상급 기관이 '공무원들한테 격려 차원으로 주는 것인데 뭐가 문제냐'라고 법원에서 판결을 한 겁니다.

그런데 선거관리위원장은 판사이고, 재판하는 기관도 판사이다 보니 '서로 봐주기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국민들이 갖게 되었거든요. 선관위가 헌법기관이라는 특성 때문에 그동안 국민들의 감시나 견제로부터 소외되어 검증받을 기회를 전혀 갖지 못했고, 무능력과 병폐가 너무 심각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국정조사 1차 청문회가 열렸고, 재검표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는데 여야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지방선거 후폭풍을 수습하기 위해 어떤 방향의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재검표 실시'에 대해서는 여야가 합의한 게 맞습니다. 그런데 언제 재검표할 것인지, 재검표 결과가 법적 효력을 가질 것인지 말 것인지에 이견이 있어서, 빠른 시간 내에 조정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국조특위가 끝나고 나면 그것에 근거해서 특검법을 발의할 예정이며, 저희 민주당은 특검법을 이미 발의해 놓은 상태입니다. 형사법적으로 처리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하고요. 무엇보다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건 '그러면 선관위는 저렇게 그냥 두느냐, 헌법기관이라고 개헌 전까지 그냥 둬야 하느냐'는 부분입니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선거제도 전면 개혁을 위한 TF에서 선관위 제도 개선을 위한 여러 법안을 제출해 놓은 상태입니다.

개헌이 필요한 사항이기는 하나 개헌 전까지 법을 개정해서라도 선관위의 근본적인 혁신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는 여야의 입장이 같기 때문에 국조특위가 끝나고 나면 국민의힘도 큰 이견이 없을 것으로 봅니다. 그러고 나면 올림픽 공원에서 시위를 하고 계시는 분들의 목소리도 힘이 좀 약화되고 국민들도 납득하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여야가 법안을 통해 선관위 문제를 헌법 개정 이전에라도 보완할 내용을 준비한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가장 대표적인 내용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일단 선거관리위원장이 지금은 비상근입니다. 주로 사무총장을 통해 업무를 보고받거나 전결 처리하는 경우가 많아서, 권위는 있으나 책임은 전혀 지지 않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선거관리위원장을 상임화하는 선거관리위원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고요. 또 선거관리위원장을 임명할 때 인사청문회를 통해 자질과 전문성을 검토할 수 있도록 인사청문회법도 개정하려 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지역 이슈 하나 보겠습니다. 지난 8일, 대구 달성군의회가 조례를 개정해서 상임위원회를 폐지했습니다. 어렵게 만들었다가 2년 만에 다시 폐지한 것입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고,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지방자치법에는 상임위원회를 '둘 수 있다'라는 임의 규정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임의 규정으로 둔 이유는 최소 단위의 의회에서는 상임위원회를 구성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기초의회는 아무리 적어도 7인 이상으로 구성되게 되어 있어 상임위 구성이 어려우니까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악용해서 12명의 의원이 있는 달성군의회에서 상임위를 폐지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사실 수도권이든 호남이든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져서 다들 너무 충격을 받았는데요. 지방자치법의 허술함을 악용한 사례이자 지방의회를 근본적으로 무력화하기 위한 시도라고 봅니다. 그래서 빠르게 지방자치법을 개정해서 최소 단위 의회가 아닌 경우에는 상임위원회를 의무적으로 두도록 '강행 규정'으로 바꾸는 법안 개정을 발의해 놓은 상태입니다.
상임위원회가 없으면 모든 사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해서 의원들이 모든 부처의 업무 보고를 받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회의를 간소화시키는 경향이 생깁니다. 결국 회의록이 남지 않는 간담회에서 많은 회의를 정리하게 되고, 1차적인 피해는 의회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없게 되는 시민들이 보게 됩니다. 그래서 시민들이 눈을 부릅뜨고 상임위 부활에 관해 관심을 가져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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