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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기자가 간다] “운동장에서도 조용히 하세욧”···민원에 사라지는 아이들 웃음소리

윤영균 기자 입력 2026-05-14 10:00:00 조회수 40

운동회 하면 떠오르는 건 운동장을 가득 메운 아이들 함성과 응원 소리일 텐데요. 그런데 요즘 학교에선 그 소리조차 ‘민원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소음과 안전사고 우려, 과도한 민원 속에 운동회는 취소되거나 실내로 들어가고, 축구도 금지되는 학교도 늘고 있는데요. 점점 조용해지는 학교 운동장을 마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운동회 소음에 주민 민원 잇따라···학교도 “차라리 하지 말자”
인근 주민 “며칠째 이러니까 가사 일이고 TV 요즘 중요한 뉴스를 듣지도 못하겠고 아픈 분들, 야근하는 분들 이렇게 생각해서···음악이 지금 너무 많이 힘듭니다”

대구 ㅇㅇ초등학교 교사 “운동회나 이런 걸 한다 그러면 일단 앰프 켜고 이런 거 하면 주변에 아파트나 이런 데 민원이 학교로 계속 들어오는 거예요. 그럼, 학교로선 그걸 계속 받아주다 보니까 ‘아, 그냥 하지 말자’ 이렇게 되는 거예요. 애들은 ‘뭐 어쩔 수 없지’ 이러고 그냥 지나가는 거죠.

“강당 응원도 시끄럽다” 창문 닫고 운동회···학부모 참관·달리기 순위까지 문제 제기
대구 ㅁㅁ초등학교 교사 “학년별로 스포츠 데이 운영하는데, 예전에 왜, 앰프 틀고 했죠? 그런 거 난리 납니다, 요즘에. 작년에도 민원이 제기됐고, 강당에서 아이들이 응원하는 것도 시끄럽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창문 닫고 에어컨 틀고 강당에서 운동회 진행합니다”

대구 ㅇㅇ초등학교 교사 “운동회를 한다고 가족들 다 오시라고 하면 못 오는 가족들이 생기는 거죠. 그런 걸 생각해서 그러면 다 오는 거는 제한하고 반을 나눠서 잠깐 그냥 체육 활동 조금 더 크게 해보는 정도. 근데 그것마저도 달리기 경기를 했을 때 등수 도장을 찍어오거나 상품을 줬을 때 ‘왜 우리 애가 1등을 못 했죠?’ ‘왜 그런 경기를 하는 거죠?’ ‘왜 상품을 똑같이 안 주는 거죠?’ 뭐 이런 식으로 해버리면 이제 못 하는 거죠”

신수정 대구교사노조 교권팀장 “학교 자체에서 교육 과정 중에 일어나는 일, 교육 활동 중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 계속 선생님께 과도하게 민원을 넣으시다 보니까 선생님들 처지에서는 아예 그러면 이런 일이 없는 게 낫겠다. 서로 마음이 안 다치면 되겠다 포기하자 이렇게 하시는 것 같아요”

안전 우려에 점심시간 축구 금지···책임 부담에 아이들 활동까지 ‘위축’
마기자 “점심시간에 축구 같은 거 안 하나요?”

초등학생 “안 해요”

마기자 “왜?”

초등학생 “못해요”

마기자 “축구를 왜 못해?”

초등학생 “못해요”

대구 ㅇㅇ초등학교 교사 “축구 같은 거를 점심시간에 하게 되면, 축구는 공이 멀리 나가잖아요. 그러면 이제 다칠 수 있다, 그래서 축구 같은 건 하지 말라, 이렇게 딱 안내가 내려왔었죠. 축구 금지라고”

이재명 대통령 (2026년 4월 28일 국무회의) “단체 활동을 통해서 배우는 것도 있고 또 현장 체험도 큰 학습인데 이게 주로는 혹시 안전사고가 나지 않을까 하는 위험 또는 관리 책임을 부과 당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걱정 때문에 이러는 경향이 있죠. 이게 책임 안 지려고 학생들한테 그 좋은 기회를 빼앗는 거지 않습니까? 구더기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장독을 없애버리면 안 되죠”

신수정 대구교사노조 교권팀장 “구더기가 무서워서 장을 못 담근다고 하시는데 장을 담글 환경을 만들어 주셔야죠. 학부모님이 그렇게 민원을 넣으셔도 내 교육 활동은 정당했다고 이렇게 말하면 되는데, 지금은 내가 아무리 정당해도 관리자분들도 선생님이랑 학부모님이 알아서 하셔야죠. 교육청에서도, 그걸 왜 교육청에 얘기합니까? 학교에서 알아서 하셔야죠. 학교랑 선생님이 알아서 하셔야죠. 선생님 반 학생이잖아요. 그러니까 오히려 책임을 떠넘기는 거는 저는 교육청이랑 관리자분들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민원·책임 부담에 조용해지는 운동장···“뛰고 부딪히며 배우는 경험 사라져”
대구 ㅇㅇ초등학교 교사 “우리 애는 절대 여기서 다치면 안 되고 절대 상대적 박탈감 느끼면 안 되고 여기서 절대 지는 상황이 생기면 안 되고 이런 과도한 것들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부딪히는 경험을 하면서도 애들이 성장할 수 있는 건데 그거를 요즘은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 하시는 것 같아요”

신수정 대구교사노조 교권팀장 “학교 안에서 부대끼면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많거든요. 점심시간에 우리 나가서 축구할래? 오늘 무슨 놀이 해볼래? 이렇게 말을 던지는 거, 그리고 같이 활동할 수 있게 무리를 만들어 보는 거, 그리고 그 상황에서 내가 갈등 상황이 생겼을 때 우리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거, 그것도 다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건데 요즘은 그냥 아예 다 단절시키니깐요. 그렇게 해버리니까 아이들이 좀 배우는 게 적죠”

안전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뛰고 부딪히며 배우는 경험 역시 교육의 한 과정입니다. 민원을 피하고자 점점 더 많은 것들이 금지되는 학교. 그 안에서 정작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 사라지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마기자가 간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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