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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ON] ②벼랑 끝 TK 행정 통합, 3월 통과 가능성은?

김은혜 기자 입력 2026-03-10 10:00:00 조회수 65

대구·경북 행정 통합이 무산 위기에 놓인 가운데, 3월 임시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오는 12일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행정 통합 추진을 두고 장기적 관점에서 실효성을 높일 제도 설계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이와 함께 교육자치 위축 우려와 경북 북부권 반발, 행정수도와 균형발전 방안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습니다. '토크ON'은 대구·경북 행정 통합의 실효성과 3월 임시국회에서의 통과 가능성을 살펴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행정 통합이 단순히 주소지 바꾸는 문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실제로 주민 삶의 변화를 만들어야 의미가 있을 텐데요. 통합 이후 지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천용길 시사평론가]
오늘 행정 통합이 된다고 해서, 내일 당장 시민의 삶에 큰 변화가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기초자치단체 간 통합이라면 행정서비스나 복지 체계에 즉각적인 변화가 생기겠지만 광역통합은 그렇지 않습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1년, 중기적으로는 5년 정도를 놓고 보면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개통한 광역철도 ‘대경선’을 보면, 사업을 추진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국가 계획에 포함되는 과정도 있었고, 대구와 경북이 서로 다른 광역지자체였기 때문에 협의 과정과 비용 문제에서도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통합 이후에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결국 통합 후 시행령과 구체적인 제도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체감도는 달라질 것입니다.

[김태일 전 대구경북행정통합공론화위원장]
저도 비슷하게 생각합니다. 행정 통합은 시·도민의 삶에 전면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통합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걱정하는 것은 오히려 통합의 ‘판타지 과잉’입니다. 행정통합은 메시아론에 나오는 '모세의 지팡이'도 아니고, 종말론이 얘기하는 '휴거의 기적'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통합은 잘하면 좋은 조건이 될 것이고, 못하면 별 효과가 없는 조건일 뿐입니다. 우리 삶을 개선하기 위한 하나의 조건일 뿐이지 만능 해결책은 아닙니다. 그래서 무엇이 필요한지 충분히 고민하고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최근에 동대구역에서 택시를 타고 오는데 택시 기사분이 질문하더군요. “행정 통합이 되면 경산 택시가 대구에 들어와 영업할 수 있느냐”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질문이 나온다는 것은 통합이 시민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조건을 충분히 검토하고 시민들에게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결국 ‘통합의 내용과 방향에 대한 논의’가 더 중요하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앞으로 어떤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김태일 전 대구경북행정통합공론화위원장]
통합의 목표는 더 많은 권한과 더 많은 자원을 확보해 ‘지역 혁신’을 이루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강력한 단체장과 약한 의회, 그리고 허약한 시민사회 구조가 그대로인 상태에서 막강한 권한과 자원을 가져오면 통합의 취지를 제대로 실현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행정 통합과 함께 ‘정치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지방의회의 권한을 강화하고 지역 정치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선거제도 개혁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래야 통합의 목적을 제대로 달성할 수 있습니다.

[천용길 시사평론가]
한 가지 더 중요한 문제는 이번 행정 통합 논의에서 ‘교육자치’ 문제가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특별법 내용을 보면 통합 단체장이 교육재정 비율을 조정할 수 있는 구조가 있습니다. 그러면 교육감이 통합 단체장에게 종속되는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경북의 경우, 지역과 도농 간 교육 격차가 매우 큽니다. 만약 인구 기준으로 교육재정을 배분하게 되면 작은 지역의 학교는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게다가 행정통합에 영재학교 설립 권한까지 포함돼 있는데 교육 방향이 맞는 것인지 제대로 논의를 한 적도 없습니다. 

그래서 교육자치 문제는 통합이 되더라도 꾸준히 논의해야 하고, 여기에 대해서 통합단체장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꼭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김태일 전 대구경북행정통합공론화위원장]
학교에 있는 선생으로서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행정 통합은 교육자치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교육계와 교육감 측에서 문제 제기가 충분히 나오지 않는 것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교육은 개별 속성이 가지고 있는 특성에 맞게 서비스가 제공해야 되고,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말은 교육계에 정말로 필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넓은 지역에서 교육감을 한 명만 선출하는 구조도 문제입니다. 선거 비용도 수십억 원이 들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포함해 교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가 매우 부족한 상태에서 통합 논의가 진행되는 것에 대해 교육계 종사자로서 큰 우려를 가지고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행정통합과 관련해 가장 이슈가 되고 마찰이 불거지고 있는 곳이 경북 북부권입니다. 안동과 예천 일대의 반발이 굉장히 거센데요. 이러한 반발을 고려할 때, 무작정 밀어붙이기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반대 의견에 대해 적절한 토론과 의견 수렴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김태일 전 대구경북행정통합공론화위원장]
북부 지역 주민들의 요구는 ‘헌법적 권리’입니다. 반발을 두고 ‘생떼를 쓴다’라고 얘기하거나, 또 ‘다수를 위해서 소수가 좀 참아라’ 이야기하는 것은 헌법적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국주의론에서 얘기하는 ‘희생자 비난론’이 경북 북부 지역을 대하는 다수파들의 횡포입니다.

북부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바는 통합을 통해서 얻어지는 공공재의 이익을 나눠야 하지, 기존보다 삶의 격차가 더 나빠지면 어떻게 하느냐는 것입니다. 당연한 얘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행정도시의 비전, 균형발전의 비전을 현재와 같이 할 수 있다 라는 차원이 아니고, 적어도 법적·규범적으로 확약하고 명시해야 합니다. 도청 소재 문제와 북부 지역 균형발전 문제도 분명하게 규범적으로 정리해서 지지해 달라는 것이 필요하고요.

저는 제안하고 싶은 것이 예를 들어 경북 북부 지역을 ‘특례시’라는 카테고리로 묶어서 대등한 지위를 박탈당할 가능성을 막아볼 수 있는 울타리를 만드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북부 지역 주민의 간절한 목소리는 헌법적 권리이고 전체 이익을 위해서 참으라거나 손해를 감내하라는 얘기는 아주 부당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크게 보면 행정 통합이 지역 내에서는 ‘거점 성장 방식’이 분명하거든요. 그러면 수도권으로부터 우리가 더 많은 재량을 얻는 것은 좋지만, 지역 내에서도 격차가 재현되면 ‘자가당착’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북부 지역 주민들의 요구는 이론과 명분으로도, 현실적으로도 주목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천용길 시사평론가]
구체적인 방법들을 몇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거점 성장 방식’, 지역 내에서도 특정한 거점들을 명시적으로, 선언적으로, 규범적으로 명시하는 방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최소한 행정통합 특별법 본회의 통과 전에 ‘통합특별시의 행정수도는 안동·예천에 두도록 한다’라고 명시하고, 시행령에 바로 반영해 담는 정도는 나와줘야 북부 지역 주민들이 우려가 해소되지 않을까요? 

북부 주민들은 ‘도청 소재지도 빠지고 나면 이후에 2차 공공기관 이전에서도 우리는 우선순위에서 배제되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여전히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려에 대해서는 빠른 화답이 필요하다고 보고,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다만 걱정되는 부분은 지역 정치인들이, 이철우 도지사를 포함해서 표가 많은 곳의 싫은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 안 하고 있거든요. 본회의에서 표결하기 전에 반드시 거점을 밝혀주셔야 우려가 해소될 수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임시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오는 12일, 3월 국회에서 행정통합 특별법이 통과될 확률, 어느 정도로 보십니까?

[김태일 전 대구경북행정통합공론화위원장]
숫자로 표현할 수는 없습니다만, 결국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행정 통합에 대한 열망이 강하고 실현 동기도 선하고 이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 그것을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하는 부분에 대한 합의는 여전히 좀 부족한 편이지만 앞으로의 숙제로 남겨 둔다고 하면 통과 가능성은 좀 크다고 예상하고 싶습니다.

[천용길 시사평론가]
약 70% 정도로 통과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데요. 키를 쥐고 있는 것은 결국 여당이지 않습니까? 여당 단독 처리도 가능한데 야당이 당론으로 채택할 때까지 재촉하면서 12일까지 기다릴 것 같습니다. 

다만 여당 내에서도 기류 변화가 좀 보이는 것이 대구·경북에서 당론으로 모아 온다면 이번에는 대구·경북만 통과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여당 중진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고요. 12일 전에 법안 통과는 쉽지 않겠지만 마지노선에 맞춰서는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은 통과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려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선고가 나오고도 국민의힘 지도부가 갈팡질팡하지 않습니까? 국민의힘이 예측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당론 결정을 하는 걸 최근에 잘 보지 못한 점입니다. 갑자기 막바지에 국민의힘 쪽에서 또 내부 갈등으로 좌초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어 보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만약 행정 통합 특별법이 통과된다면 지역 간 이해 충돌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고요. 광역시·도 간의 인원부터 행정조직까지 정말 쉬운 일이 하나도 없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여러 가지 문제를 잠재우기 위해 어떤 논의가 필요할지 말씀해주실까요?

[김태일 전 대구경북행정통합공론화위원장]
통합하더라도 굉장히 어려운 문제들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문제를 해결할 리더십과 체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불안합니다. 가령 지방의회가 아주 유능하고 리더십이 있어서 갈등을 해소해 나갈 수 있을까요? 본인들이 문제의 당사자이지 않습니까? 단체장 역시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시도민을 믿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1차 공론화를 추진했던 위원장으로서 느낀 것은 시·도민들이 스스로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시민의회’라고 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학자들과 전문가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는데요. 시도민의 대표를 무작위로 엄선해서 정보를 주고 학습과 토론을 하게 해서 합리적 결론을 도출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그런 점에서 ‘시민의회 방식’이야말로 그동안의 경험 축적을 토대로 앞으로 생길 여러 문제들에 대해서 준비해 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기대를 겁니다.

[천용길 시사평론가]
적극 공감하고요. 행정통합 특별법이 통과되는 순간은 3월 12일이겠지만 이게 실제로 작동하는 시점은 7월 1일부터가 가능할 겁니다. 왜냐하면 본격적으로 선거전으로 들어가고 나면 지방의원들,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새로운 사안을 따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기간에 ‘시민의회’를 가동해 시민들이 지향하는 방향성과 예상되는 문제들을 공론화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고요.

이후에 ‘선거제도 개혁’이 필수적입니다. 통합 단체장을 견제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대표하는 의회의 구성이 다양해지지 않으면 하나의 의견으로만 ‘더 큰 권한’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지방의회 선거제도 개혁’이 반드시 필수적입니다. 정치개혁 특별위원회가 가동 중인데 행정통합 이후에 3월 말까지는 지방선거 제도 개혁이 함께 동반되어야 한다는 점을 동시 과제로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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