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통합 특별법안이 국회 행안위를 통과하면서 대구·경북, 대전·충남, 광주·전남 지자체 간 행정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6·3 지방선거 전 법안 처리를 마무리하고 7월 1일 통합특별시 출범까지 완수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통합 필요성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재정과 권한이 빠진 반쪽짜리 통합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월간정치>는 속도를 내고 있는 행정통합 상황과 앞으로 필요한 논의는 무엇인지 짚어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행정 통합 얘기 한번 해보겠습니다. 소관 상임위인 국회 행안위 문턱을 넘었습니다. 곧 법사위에 상정될 것 같은데 분위기나 속도로 봐서는 정말 신속하게 통과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여당은 이달 내에 법안의 본회의 처리까지 마무리해서 6·3 지방선거 전에 통합을 마무리하고 7월 1일 통합 특별시 출범까지 완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을 떠나서 이러한 속도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강수영 변호사]
대구·경북 통합이라는 것만 떼서 생각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정부의 운영을 전체적으로 판을 지금 새로 짜고 있기 때문에요. 이재명 정부가 이른바 5극 3특 체제 안에서 지방정부들을 동시에 통합하려고 하잖아요. 그런데 이 상황에서 지역의 특수성이 있겠지만 흐름 속에서 같이 가지 않으면, 그리고 중앙정부가 밀어줄 때 하지 않으면 이거 언제 할 수 있겠느냐 싶습니다.

과거 윤석열 정권 때 홍준표 시장과 이철우 도지사가 주가 돼서 추진했을 때를 생각해 보면 동떨어져서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때도 내부에서 의견 합치가 안 돼 우당탕하다가 누구는 대선에 나간다고 하고 이러면서 다 흐지부지돼 버렸잖아요. 그런 모양이 계속 반복될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주민들의 의사를 청취하는 것도 중요하고 민의를 모으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데, 지금 지방선거라는 정치적 이벤트가 있고 정부가 파격적인 재정 지원을 해준다는 변수도 걸려 있습니다. 이런 변수들이 개입돼야만 이견들이 정리되는 촉매제가 될 수가 있거든요. 그런데 이런 변수들이 계속 있는 게 아닙니다. 한시적으로 있다가 없어질 변수들입니다.
지금 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대구·경북에 있는 모든 정치인이 절감해야 합니다. 주민들의 반대 의견은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어요. 필연적인 것이라고 인식하고 목숨을 걸고 조정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지금 속도에 대해서는 다른 속도로 해서는 영영 못 한다고 인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박재일 실장님 어떻게 보십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통합을 먼저 해놓고 '후 보완'을 하자는 주장이 우세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통합하는 쪽에 20조 원을 주겠다는 부분을 굉장히 주목할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20조 원을 다 준다, 안 준다는 것을 떠나서요.
솔직히 민주당 계열의 정부가 들어섰을 때는 자기들을 지지하는 지역에 과감한 투자가 있었습니다. 정치적으로 표현하면 불균형한 국가적 자원 배분이 있어요. 그런데 TK가 집권 세력이었을 때, 예를 들면 국민의힘 쪽은 국가적 자본을 불균형이라 할 정도로 대구·경북에 많이 투여했냐? 그렇지 않아요. 훨씬 더 약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에도 이재명 정권이 20조를 준다고 했을 때는 아마 실행할 것이라고 봅니다. 대구·경북이 여기에 뛰어들지 않으면 호남, 광주, 전남 통합 그리고 충청도 통합 쪽에 자원을 집중 투입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부분에서 우리가 경계해야 하고, TK로서는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그래서 통합의 의미를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비슷한 예로 지금 부산은 해수부 이전, 전라도에서는 반도체 기지를 가져가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대구의 경제 성장률이 2년 연속 마이너스이고 GRDP가 최하위권이라는 점도 심각합니다. 국가 성장 평균을 계속 밑돌고 있다면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정치적 구조든 산업 집행이든, 경제적 체질이든, 인력 구성이든 한 번 더 새롭게 세팅해 볼 수 있는 측면에서 TK 통합은 썩 성공할 것이라고 보지는 않지만, 지금쯤은 한 번 시도해 볼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특별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가 아닌 단 한 명을 뽑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됐을 때 지금 진행 상황에서 가장 앞으로 우려되는 지점은 어디라고 보십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통합 특별법안에도 두루뭉술하게 규정한 부분이 있는데 TK 통합 특별시가 출범한다면 시청, 즉 행정수도를 어디로 할 것인지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안동·예천 청사와 대구 동인동, 옛 경북도청사를 활용한다는 정도로만 규정돼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논쟁이 클 것입니다. 의회 소재지도 마찬가지입니다. 대구경북특별시가 발족하면 의회가 구성될 텐데 그 소재지가 예천일지 대구일지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또 다급한 부분은 대구시의회와 경북도의회가 통합해 선거를 해야 하는데 '인구 편차' 문제가 있습니다. 대구와 경북 인구는 비슷한데 의원 수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광역의원의 인구 편차를 3대 1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선거구 획정 문제가 매우 복잡해질 수 있고 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시급한 과제입니다.
그리고 이대로 가면 대구광역시라는 명칭이 사라질 수 있고 도시의 정체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습니다. 대구특례시로 갈 것인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광역특별시 정체성을 택할 것인지 앞으로 논쟁이 될 것 같습니다.

[강수영 변호사]
선거구 획정이나 단체장 문제는 시민들보다는 정치인들의 이해관계에 가깝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통합해서 무엇이 달라지느냐는 효용을 시민과 도민이 아직 체감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통합 이후 개혁 추진 동력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다른 지역은 더 잘 해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뒤처지면 더 격차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또 정치인들이 당파성에 매몰돼 있는 측면도 있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주도하는 것을 도와줄 수 없다는 정서가 일부 존재합니다. 그러나 그 피해는 시민과 도민에게 돌아갑니다. 이번 행정 통합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지역 정치의 미래도 없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행정 통합 이후 인사, 조직, 권한 이양 등 조정할 과제가 많은데 핵심 사안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 우려도 있습니다.
[강수영 변호사]
결국 중앙정부의 조정과 중재가 필요합니다. 대구·경북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지역과 함께 논의하고 공동 대응해야 합니다. 지역 정치인들도 중앙 정치 무대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여 변수를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과 같은 수동적 태도로는 이 과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여당의 정치적 의도에 몸을 실어줄 수 없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것은 패착이 될 수 있습니다. TK는 국토 면적의 약 20%를 차지하는 광역권입니다. 국가 단위에서 자원 배분과 산업 배치를 재설계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대구 메트로폴리탄 구축, 동해안 벨트 연계 등 거시적 전략을 구상할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한 번 시도해 볼만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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